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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객 없어도 식대 1600만원…모르는 사람 부르는 예비부부들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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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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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예식장 최소 보증 인원 200명 안팎…서울 식대만 1600만원 육박
비용 부담에 서로 결혼식 참석해 자리 채우는 ‘맞품앗이’ 청년층 확산
복장과 사연 사전 조율은 기본…‘노쇼’ 막으려 보증금 주고받기도 등장

결혼식에 부를 사람이 부족한 예비부부들이 온라인에서 서로의 하객이 돼주는 ‘하객 품앗이’를 찾고 있다.

 

하객을 기다리는 결혼식장에 빈 좌석이 놓여 있다. 최소 보증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실제 참석 인원과 관계없이 계약한 인원만큼 식대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pixabay
하객을 기다리는 결혼식장에 빈 좌석이 놓여 있다. 최소 보증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실제 참석 인원과 관계없이 계약한 인원만큼 식대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pixabay

카카오톡 오픈채팅과 결혼 준비 커뮤니티에는 예식 날짜와 지역, 필요 인원을 적어 품앗이 상대를 구하는 글이 올라온다. 서로의 결혼식에 번갈아 참석하는 방식은 ‘맞품’으로 불린다. 돈을 주고 사람을 부르는 하객 대행과 달리, 비슷한 처지의 예비부부끼리 서로 결혼식에 참석해 자리를 채워준다.

 

◆하객 적어도 식대는 그대로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예식장의 최소 보증 인원 중간값은 200명이다. 서울과 경인 지역도 각각 200명이다.

 

최소 보증 인원은 실제 참석자 수와 상관없이 식대를 보장해야 하는 기준 인원이다. 하객이 예상보다 적어도 계약한 인원만큼 비용을 내야 한다.

 

전국 예식장의 1인당 식대 중간값은 6만원, 서울은 8만원이다. 총 식대 중간값은 전국 1180만원, 서울 1619만원이었다. 대관료 중간값은 전국 350만원, 서울 630만원이다.

 

1인당 식대 8만원에 최소 보증 인원 200명이면 식대만 1600만원이다. 실제 하객이 100명뿐이어도 나머지 100명분까지 계약상 부담해야 할 수 있다.

 

◆날짜부터 복장까지 맞춰 서로 참석

 

하객 품앗이는 온라인에서 상대를 찾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부 오픈채팅방에는 수백명이 참여해 예식 날짜와 지역, 필요 인원을 공유하고, 참석 가능한 사람이 개별 연락해 일정과 식사 여부, 복장을 맞춘다.

 

필요하면 신랑·신부와의 관계도 정한다. 친구, 직장 동료, 친척 등으로 역할을 맞춰 참석하고 단체 사진 촬영에도 함께한다.

 

몇몇 예비부부가 짝을 이뤄 서로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도 하고, 온라인 모임에서 그때그때 인원을 구하기도 한다. 수고비 없이 참석을 교환한다는 점이 기존 하객 대행과 다르다.

 

낯선 사람끼리 하는 약속이다 보니 ‘노쇼’ 방지 장치도 생겼다. 일부 모임은 소액 보증금을 미리 받았다가 참석이 확인되면 돌려주고, 무단 불참자는 퇴장시킨다.

 

◆늦어진 결혼, 다시 부르기 부담스러운 지인들

 

품앗이 이용자들은 국내에 가족이나 지인이 많지 않거나, 결혼이 늦어져 오래 연락하지 않은 사람을 다시 부르기 부담스러운 경우를 이유로 꼽는다. 이직이나 거주지 이동으로 기존 인간관계가 흩어진 경우도 있다.

 

결혼 연령도 30대를 넘어섰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9세, 여성 31.6세다. 남녀 모두 혼인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30대 초반이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청첩장을 전달하는 모임이나 식사 대접에도 추가 비용이 드는 만큼, 별도 대가 없이 참석을 주고받는 품앗이를 실용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진 트렌드코리아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필요한 도움을 비슷한 수준으로 주고받는 등가성이 품앗이에도 나타난다며, 최근 젊은 세대의 관계 맺기 방식과 연결지어 설명했다.

 

◆혼인 늘었지만 ‘보증 인원’ 부담은 그대로

 

혼인 자체는 다시 늘고 있다. 2025년 혼인 건수는 24만326건으로 전년보다 8.1% 늘었다. 2024년에도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최근 2년간 혼인은 회복세를 보인다.

 

하객이 부족해 빈 좌석이 눈에 띄는 예식장과 온라인에서 서로의 결혼식 하객이 돼주는 ‘맞품’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서울 예식장의 최소 보증 인원은 200명, 식대는 1600만원 수준이다. ChatGPT 생성 이미지
하객이 부족해 빈 좌석이 눈에 띄는 예식장과 온라인에서 서로의 결혼식 하객이 돼주는 ‘맞품’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서울 예식장의 최소 보증 인원은 200명, 식대는 1600만원 수준이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문제는 혼인 건수 증감과 별개로 예식장 계약에서 요구하는 최소 보증 인원이다.

 

전국 중간값이 200명이고 서울의 1인당 식대가 8만원까지 오른 상황에서, 하객 수를 맞추지 못하면 예비부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그대로 남는다.

 

하객 품앗이를 해도 예식장에 내는 식대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비용을 내야 하는 자리라면 비워두기보다 서로 하객이 돼주고, 별도의 하객 대행 비용도 아끼려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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