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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던 백반집이 사라졌어요”…1년 새 6000곳 문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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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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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음식점 사업자 1년 새 1.46% 감소…식재료비·인건비에 가격 인상 한계 지적

“점심에 자주 가던 백반집이 사라진 뒤로는 점심 메뉴를 고민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주변에 식당은 많지만 대부분 1만원이 훌쩍 넘는 일식이나 고급 중식당이 대부분이라 아쉽죠.”

 

백반집. 세계일보 자료사진
백반집. 세계일보 자료사진

서울 용산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씨(34)는 최근 직장 인근 백반집이 문을 닫으면서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 코로나 이후 증가세 꺾인 한식당…일식은 증가

 

점심시간 직장인과 주민들의 한 끼를 책임지던 동네 백반집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식재료비와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한 끼 가격을 크게 올리기도 어려워지면서다.

 

12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한식음식점 사업자는 40만3299명으로 지난해 7월(40만9300명)보다 6001명(1.46%) 감소했다. 한식음식점은 일반 한식점과 면 요리점, 고깃집, 해산물요리점 등을 포함한다. 백반과 찌개, 국 등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동네 식당도 한식음식점에 포함된다.

 

한식음식점 사업자 수는 코로나19 당시에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 38만6161명에서 2020년 39만7465명으로 늘었고, 2021년 40만4871명, 2022년 40만8019명으로 증가했다. 2023년에는 41만323명, 2024년에는 41만1145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40만6075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뒤 올해도 줄어들며 40만명 선까지 내려왔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졌던 한식음식점 증가세가 사실상 꺾인 셈이다.

 

반면 일식음식점 사업자는 증가했다. 지난 7월 일식음식점 사업자는 2만345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2만3201명)보다 250명(1.07%) 늘었다.

 

◆ 고령화·배달 한계에 원가 부담까지

 

한식당 업주의 고령화와 낮은 배달 활용도, 높은 식재료비 등이 업종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5년 외식업체 경영실태 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한식점 사업주의 평균 연령은 56.7세로 전체 일반음식점 평균인 53.7세보다 높았다. 커피 전문점 사업주의 평균 연령은 46.4세로 한식점과 10년 이상 차이가 났다.

 

배달앱 활용도 역시 낮았다. 한식점의 79.2%는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86.8%가 ‘배달방식을 취급하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밑반찬과 국·찌개 등 여러 메뉴를 함께 제공하는 한식의 특성상 배달 전환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재료비 상승도 한식당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조사에서 한식업의 평균 식재료비는 1만1990원으로 전체 음식점 평균 1만377원보다 높았다. 18개 음식점 업종 가운데 기관 구내식당업, 출장·이동음식점업, 일식 음식점업,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및 유사음식점업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백반집은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기가 쉽지 않다. 백반이 대표적인 가성비 외식 메뉴로 인식되면서 가격을 올릴 경우 단골 고객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1만원으로 먹을 메뉴가 없다”

 

김밥. 세계일보 자료사진
김밥. 세계일보 자료사진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점심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김치찌개·백반 가격은 8654원으로 1만원을 밑돌지만 비빔밥은 1만1769원, 냉면은 1만2692원으로 1만원을 넘어섰다. 서민들의 한 끼 식사로 대표되는 김밥 한 줄 가격은 3869원으로 전년 대비 6.8% 올랐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동네 식당이 줄어드는 데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편의점 도시락이나 즉석섭취식품, 가정간편식(HMR) 등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식사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은 2026년 판매액 기준 7조5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1인·맞벌이 가구 증가와 외식비 상승 부담 등이 간편식 시장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동네 백반집은 소비자에게는 저렴하고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하지만, 업주 입장에서는 높은 식재료비와 인건비, 낮은 가격 인상 여력에 동시에 노출된 구조다. 한식음식점 사업자 감소가 단순한 업종 변화가 아니라 소규모 외식업체가 처한 비용 구조와 소비 패턴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은 “한식당은 재룟값, 보관 비용, 인건비에 민감한 업종이지만 최저임금과 재료비가 올라도 음식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마진이 떨어지면서 대출 빚이 생기고 결국 장사를 접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물가 대응을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이나 현장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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