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직제 없애고 ‘중대범죄전담부’
불송치 사건 전담부서 신설해 논란
與 강경파 “통제받아야 할 건 검사”
정원 1만706 → 8412명, 21%↓
검사수는 그대로 유지해 반발 일어
혁신당 “기상천외한 꼼수” 맹비판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에 따라 10월2일 검찰청의 사실상 후신으로 출범할 공소청 직제안이 베일을 벗었다. 기존 검찰의 수사조직을 통·폐합하고 수사기관들과 협력·사법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일선 지방공소청에 설치될 ‘사법통제부’가 검찰개혁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사법통제부를 겨냥해 “공소청이 수사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단”이라는 등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檢 수사조직 통폐합… 범정 사라진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공소청 직제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9일까지 입법예고한다. 검찰청이 사라지고 공소청(기소)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수사)이 신설되면 검사가 수사개시와 직접 보완수사 등을 할 수 없게 되는 만큼, 공소청 직제안은 기존 검찰의 수사조직들을 폐지하거나 통합하고 경찰·중수청 등에 대한 지원과 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행 대검에 해당하는 공소청 본청은 검찰총장과 차장, 6개 부, 6개 국, 30개 과·담당관으로 구성된다. 대검 8개 부 중에서 중대범죄 수사를 지휘·지원하는 반부패부와 마약·조직범죄부는 ‘중대범죄부’로 통합되고, 과학수사부는 중대범죄 현장 과학수사 기능이 중수청으로 이관됨에 따라 폐지 후 법과학기획관(차장검사급)으로 격하된다. 범죄 첩보 수집과 정보 분석·검증·평가 등 역할을 한 범죄정보기획관도 폐지된다.
기존 지방검찰청에서 인지·합동수사를 담당해온 43개 부가 폐지되고, 수사기관의 중대범죄 수사에 대한 협력·지원과 전문 분야 사건 처리를 맡는 중대범죄전담부 29곳으로 재편돼 각 지방공소청에 자리한다. 중대범죄전담부 내 5개 부서는 중수청에 설치되는 5개 합동수사과에 대응하는 전담부서처럼 운영될 예정이다. 일선 검찰청에서 수사관들이 배치돼 수사·조사 업무를 해온 수사과·조사과 67개도 전면 폐지된다.
◆사법통제부 설치·검사정원 유지 논란
직제안 내용 가운데 각 지방공소청에 신설될 사법통제부가 특히 눈에 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도입되는 사실관계 확인 제도를 활용해 불송치 사건을 송치 사건과 같은 수준으로 검토하고, 부실·위법 수사가 확인되면 재수사를 요구하거나 책임을 묻는 역할을 담당하는 부서다.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검사의 보완수사·시정조치 요구를 이행하지 않아 직무배제나 징계 요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건도 맡는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같은, 어찌 보면 (정치권이 형사사법시스템에 대해)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상황이라 사법통제부 같은 조직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부분적으로라도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게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경찰 등) 수사기관이 불송치한 사건을 검토한다고 해서 제대로 된 (기소·불기소 여부 등)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권 내 검찰개혁 강경파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달아 글을 올려 “법원의 사법통제를 받아야 할 건 검사인데, 사법통제부 신설은 모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수청 합동수사과에 대응해 설치되는 전담부서 역시 “상시 수사지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법무부와 검사들이 경찰이나 중수청에 대해 “수사지휘를 하려고 들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공소청의 검사 정원이 유지되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직제안에 따르면 공소청 전체 정원은 검사 2292명과 일반직 6120명 등 총 8412명이다. 현 검찰 정원 1만706명과 비교할 때 2294명(21.4%)이 줄었지만, 검사 정원은 그대로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기상천외한 꼼수”라고 꼬집었다. 혁신당은 기존 검찰 업무의 3분의 1 이상이 수사 관련이었던 만큼 평검사 최소 3분의 1을 감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산적한 사건 처리는? NDFC증축 좌초
검찰은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산적한 사건 정리 작업에도 한창이다. 대검은 최근 일선 검찰청에 수사 중인 사건을 가급적 공소청 출범 전에 마무리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다. 대검이 1일 전국 검찰청 기획 부서에 보낸 ‘공소청 출범에 따른 사건 처리 방안’에는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을 △10월2일 이전 처리 △(개정 형사소송법의) 90일 유예 기간 내 처리 △이첩 불가피 세 분류로 구분해 처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무부는 2021년부터 추진해온 대검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 증축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전날 밝혔다. “중대범죄 현장 과학수사 기능의 중수청 이관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500억원 이상이 드는 NDFC 증축사업이 타당하냐”는 여권의 지적에 따른 조처다.
초대 중수청장 후보군은 4명으로 좁혀졌다. 중수청장후보추천위원회는 4일 첫 중수청장 후보자로 변호사인 김관정(사법연수원 26기) 전 수원고검장과 김지용(연수원 28기) 전 광주고검 차장검사, 문홍주(31기) 전 부장판사, 이윤제(29기) 명지대 법학과 교수를 낙점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조만간 후보자 중 한 명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제청된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취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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