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문화 등 교육 기관서 일해
동료들 “유쾌하고 성실해” 입 모아
두산에너빌 이직 6개월 만에 사고
한국인 근무 발전소서 구조 소식
네팔·티베트 전체 사망자 1375명
6일(현지시간) 비두르 우퍼티(45)는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직원으로 근무한 A씨를 기억하며 이렇게 말했다. A씨는 1990년대부터 한국에 살았으며 한국인 아내와 결혼하면서 이중 국적을 취득했다. 비두르와 A씨가 함께 일한 네팔 노동부 산하 ‘국립 직업훈련기관’은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갈 수 있는 비자(E-9)가 발급된 이들이 한국어와 한국 생활을 배우는 마지막 관문이다.
A씨는 이곳에서 2010년부터 올해 초까지 16년을 일하며 수많은 외국인 근로자를 한국으로 보냈다. 비두르는 “형님은 한국의 일하는 문화부터 지하철 타는 법, 산업안전, 은행 일을 보는 법 등 한국살이 노하우를 알려줬다”고 했다.
A씨를 기다리는 이들은 입을 모아 그를 ‘유쾌하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와 13년 동안 형제처럼 지냈다는 랄 바타라이는 “사고 당시에도 ‘다른 사람들도 살아야 한다’고 해 대피가 늦었을 것”이라며 “일주일에 두세 번씩 통화하던 가장 친한 친구라서 정말 슬프다. 우리 자녀들끼리 마음 맞으면 결혼시키자고, 퇴직 후 산속에 별장을 하나 얻어 같이 살자고도 했었다”며 울먹였다.
효심도 지극했다고 한다.
연로한 부모를 돌보기 위해 한국에서 네팔로 이주한 그는 부친이 사망하면서 이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두산에너빌리티로 소속을 옮긴 건 6개월도 채 되지 않았다. 비두르는 “(A씨)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뒤 형님이 ‘자연도 좋고, 두산은 한국의 좋은 회사’라고 했다”며 “함께 일하자고 권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믿을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홍수 발생 이후 A씨 집에 찾아가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비두르는 “형수가 한국 사람이라 네팔어를 잘 못한다. 우리가 가서 속에 있는 말이라도 들어주는 게 힘이 되었으면 해서 매일 간다”고 설명했다.
비두르는 “구조자가 나오는 상황이라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며 “그저 이전 모습 그대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대홍수 발생 열흘째인 전날 네팔·한국 합동구조대는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중국인 1명을 구조했다. 구조 장소가 실종 한국인 9명이 근무하던 발전소로 확인돼 향후 구조 작업이 더욱 주목된다.
라자 람 바스넷 네팔군 대변인은 이들이 구조된 날 중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의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공사 현장 터널에서 중국인 한 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네팔군과 한국 재난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 구조팀이 중국인 남성 루하이타오씨를 터널 내 225m 지점에서 발견했다고 군은 전했다.
외교부가 공개한 구조 당시 영상에는 터널 내 구조물 상부에 대피해 있던 구조자가 발견되는 모습이 담겼다. 루씨는 의식이 또렷해 보였으며 스스로 앉거나 걸을 수도 있을 정도였다.
하루 전에도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네팔인 직원 2명이 구조됐다. 이들 생존자는 군 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 머물고 있지만, 맥박·호흡·체온 등은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재난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 네팔 내 사망자는 1344명으로 늘었다. 중국 시짱(티베트)자치구 내 사망자 최소 31명을 더한 전체 사망자는 1375명이다. 실종자는 네팔 5000명, 중국 531명 등 총 553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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