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 밀집 사건사고 없이 종료…축제 뒤 남은 쓰레기는 '눈살'
'펑, 펑' 소리가 터지자 일제히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5일 저녁 서울 여의나루역 일대 한강변에서 '2026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시작하자 시민들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불꽃을 바라봤다.
초가을 밤하늘을 수놓은 빨간색, 초록색, 금색 불꽃을 담기 위해 시민들은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주최 측과 경찰 추산 53만명의 관람객이 한강공원을 가득 메웠다.
이날 불꽃축제는 오후 8시 5분께 사회자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시작됐다.
사회자의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시민들이 함께 "발사"라고 외쳤고, 곧이어 큰 폭음과 함께 불꽃이 밤하늘로 솟아올랐다.
불꽃축제의 포문은 영국팀이 열었다.
형형색색의 불꽃비가 밤하늘에서 쏟아져 내리자 시민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곳곳에서 "오오", "멋있다"와 같은 감탄사가 들렸다.
영국팀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삽입곡 '소다팝'(Soda Pop)에 맞춰 하늘을 메우자 시민들은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유료 티켓을 구매해 불꽃축제를 관람한 이모(30)씨는 "불꽃이 눈앞에서 쏟아지는 것 같다"며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불꽃축제를 보러 온 최모(34)씨는 "태어나서 본 것 중 제일 멋있다"며 "카메라에 다 담기지 않아서 맨눈으로 더 집중해서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들을 목마에 태워 불꽃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여주려는 아버지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어 미국팀이 '카르미나 부라나: 오 포르투나' 등의 선율에 맞춰 빛의 웅장함을 표현했다.
한국팀은 오후 8시 50분께 마지막 공연에 나서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국팀의 공연이 큰 폭음과 함께 타원형 불꽃 두 개가 하늘에 떠오르는 장면으로 시작하자 "우와"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가수 이소라의 노래 '바람이 분다'에 맞춰 터지는 불꽃을 홀린 듯 쳐다봤다.
한국팀의 공연이 하늘을 가득 메우며 절정을 향해 치닫자 시민들은 연신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보냈다.
아들, 딸과 함께 불꽃축제를 보러 온 김승휴(41) 씨는 "올해 안 좋은 일이 많았는데, 남은 기간에 좋은 일이 가득했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에게 불꽃을 보여주려고 힘들게 자리를 잡았는데,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돗자리에 앉아 딸, 손녀와 여유롭게 불꽃을 관람하던 김모(64) 씨는 "날씨도 선선하고 불꽃 색깔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손녀가 신난 모습을 보니 더 좋다"고 말했다.
다만, 불꽃축제가 시작된 뒤 한강변 인근에서는 더 가까운 곳에서 불꽃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시민 간 충돌도 빚어졌다.
돗자리를 깔고 앉아 불꽃을 보던 사람들과 한강에 막 도착해 통행로를 오가는 사람들이 한 데 뒤엉키면서 곳곳에서 비명과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인파를 관리하던 안내요원들이 확성기를 통해 "위험하니까 이동해달라", "통행로를 만들어달라"고 소리쳤지만, 불꽃이 터지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일제히 멈춰서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촬영하는 바람에 병목현상이 일어났다.
이원희(22) 씨는 "불꽃이 예쁘기는 한데, 사람들로 시야가 가리고 확성기 소리가 시끄러워 노래도 안 들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인파 밀집이 예상되는 여의나루역 일대에 경찰관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여의나루역 인근에는 지상 7m 높이에서 육안과 카메라를 통해 인파 밀집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고공관측차량도 동원됐다.
행사장 일대 도로도 전면 통제됐다.
경찰은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여의동로(마포대교 남단∼63빌딩)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원효대교도 이날 오전 9시부터 이튿날인 6일 오전 3시까지 양방향 차량 통행을 전면 차단했다.
여의나루역은 인파가 몰리자 안전을 위해 오후 6시 10분께부터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가 오후 10시가 넘어 운행이 재개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인파 밀집 사고 등 불미스러운 상황은 없었다.
다만 흩날린 폭죽 가루·화약 등으로 인해 눈에 이물감이 느껴져 한 방문객이 응급처치받는 일은 있었다.
아울러 일부 시민이 축제가 끝난 뒤 음식 용기와 플라스틱 컵 등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고 자리를 떠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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