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1000원으론 부족했다”…대형마트·편의점까지 불붙은 ‘초저가 전쟁’

입력 :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이마트가 자체 균일가 생활용품 브랜드 ‘와우샵’의 첫 독립 대형 매장인 은평점 영업을 중단했다. 기존 20평 안팎의 코너형 매장을 100평대로 키운 지 불과 두 달 만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마트는 시설과 쇼핑 환경을 손본 뒤 다음 달 다시 문을 연다는 입장이다. 매출 부진에 따른 폐점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은평점 6층 와우샵 영업을 중단하고 정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집기와 시설을 교체하고 인테리어 등을 보완해 다음 달 중 다시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와우샵은 이마트가 지난해 12월 왕십리점을 시작으로 선보인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존이다. 주방·수납·욕실·문구·패션잡화 등을 1000~5000원 균일가로 판매한다. 상품 대부분을 해외에서 직접 들여와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은평점은 와우샵을 단순 매장 속 코너에서 하나의 전문점으로 키워보는 첫 시험대였다.

 

이마트는 지난 7월 은평점 와우샵을 3층 62.8㎡(19평)에서 6층 337㎡(102평)로 이전했다. 면적은 5배 이상 커졌고 취급 품목도 1300여종에서 1980여종으로 늘었다. 전용 간판과 계산대까지 갖춰 전국 13개 와우샵 가운데 가장 큰 독립형 매장으로 꾸몄다.

 

초반 매출도 나쁘지 않았다. 이마트에 따르면 확장 직후 은평점 와우샵의 평일 평균 매출은 이전보다 52.1%, 주말 매출은 78.4% 늘었다. 이마트도 영업 중단이 매출 등 실적 때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와우샵만 초저가 생활용품 시장을 노리는 것은 아니다. 고물가가 길어지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모두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가격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마트는 PB ‘오늘좋은’을 매장 전면으로 끌어내고 있다.

 

롯데마트 천호점은 비식품 매장의 약 60%를 오늘좋은 상품으로 채우고 4900원·7900원·9900원·1만2900원 등 균일가 특화존을 운영하고 있다. 판매 효율이 낮은 일반 브랜드 상품은 줄이고 PB를 중심으로 매장을 재편했다.

 

식품에서도 초저가 상품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올해 6월 980원 숙주나물과 690원 순두부 등을 내놨다. 올해 들어 6월 초까지 롯데마트의 1000원 이하 PB 상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3% 증가했다.

 

이마트 역시 와우샵 외에 ‘5K PRICE’와 노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특히 노브랜드는 2016년 전문점으로 독립한 뒤 현재 국내에 약 270개 점포를 두고 있다. 이마트가 매장 한쪽의 PB를 별도 브랜드 매장으로 키워낸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 토이킹덤 등 이마트 전문점의 올해 2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4.4% 늘어난 2691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실적 발표 당시 와우샵 역시 출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초저가 경쟁은 대형마트 울타리도 넘어섰다.

 

CU는 2021년 선보인 초저가 PB ‘득템시리즈’의 누적 판매량이 올해 초 1억개를 넘어섰다. 연간 판매량은 2023년 1400만개에서 2024년 3000만개, 지난해 5000만개로 늘었다. 즉석밥과 계란, 두부 등 생활 밀착형 상품을 일반 제품보다 싸게 내놓은 것이 주효했다.

 

GS25도 ‘리얼프라이스’를 통해 초저가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콩나물과 두부 같은 식품은 물론 화장지와 키친타월, 미용티슈 등 생활용품까지 상품군을 넓혔다. 실제 GS25는 올해에도 리얼프라이스 상품을 묶은 할인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GS25 전체 매출에서 PB 상품 비중은 29.7%에 달했고, 초저가 브랜드 리얼프라이스 매출은 전년보다 125.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공통으로 겨냥하는 시장에는 다이소라는 강자가 버티고 있다.

 

아성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4조5363억원으로 전년보다 14.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9.2% 늘어난 4424억원을 기록했다. 매장 수는 전국 1600개를 넘어섰다. 2022년 2조9457억원이었던 매출은 3년 만에 4조5000억원대로 커졌다.

 

다이소의 강점은 단순히 가격이 싼 데 그치지 않는다. 생활용품에서 출발해 화장품과 패션,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상품 영역을 넓히면서 ‘다이소에 가면 뭔가 새 상품이 있다’는 소비 경험까지 만들었다.

 

이마트 역시 전국 131개 점포 가운데 38곳에 다이소를 입점시켜 운영해온 만큼 다이소의 집객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와우샵은 그동안 외부 브랜드가 가져가던 초저가 생활용품 수요를 이마트 자체 브랜드로 돌리기 위한 성격이 짙다.

 

와우샵 은평점이 다음 달 재오픈 이후 어떤 모습으로 바뀌느냐는 이마트의 초저가 생활용품 전략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와우샵을 매장 한쪽의 ‘가성비 코너’로 둘 것인지, 노브랜드처럼 소비자가 일부러 찾아가는 독립 브랜드로 키울 것인지도 이번 재정비 결과에 따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오피니언

포토

한소희 '인형의 등장'
  • 한소희 '인형의 등장'
  • 미야오 안나, '상큼 발랄'
  • [포토] 아이린 '눈부신 등장'
  • 차희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