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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만 쓰는 줄 알았는데”…10명 중 9명 사계절 돌리는 음식물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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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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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와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음식물쓰레기 악취와 초파리.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름철 반짝 찾던 음식물처리기가 사계절 주방가전으로 자리를 넓히고 있다.

 

쿠첸 제공
쿠첸 제공    

음식물쓰레기를 들고 집 밖을 오가는 횟수를 줄이는 데다 악취와 주방 위생까지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면서다. 생활가전업계도 1~2인 가구를 겨냥한 1~2L급 소형 제품부터 가족 단위가 쓰기 좋은 3~5L 대용량 제품까지 선택지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제품 경쟁의 초점도 달라졌다. 단순히 음식물을 말리고 잘게 부수는 데서 벗어나 냄새를 얼마나 잡는지, 작동 중 음식물을 추가로 넣을 수 있는지, 좁은 주방에 얼마나 부담 없이 놓을 수 있는지가 구매를 가르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음식물처리기를 쓰기 시작한 소비자 상당수는 여름이 지나도 제품을 계속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첸이 음식물처리기 실사용자 247명과 미사용자 136명 등 3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사용자의 68.8%는 ‘여름에 많이 쓰지만 다른 계절에도 꾸준히 사용한다’고 답했다. 26.7%는 ‘계절과 관계없이 비슷하게 사용한다’고 했다.

 

두 응답을 합치면 실사용자의 95.5%가 여름 이외 계절에도 음식물처리기를 사용하는 셈이다. 한 번 편리함을 경험한 뒤 계절에 관계없이 계속 사용하는 생활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업체들은 이런 변화에 맞춰 용량과 크기를 세분화하고 있다.

 

휴롬은 소형 주방을 겨냥한 2L 용량의 ‘휴롬 음식물처리기 3세대’를 선보였다. 제품 깊이를 27㎝로 줄여 별도 배관 공사나 설치 없이 주방이나 식탁 한쪽에 둘 수 있도록 했다.

 

산성·염기성 냄새에 각각 대응하도록 설계한 ‘듀얼 액티브 활성탄 필터’와 밀폐 구조를 적용했고, 상·하단 듀얼 후크 블레이드가 수분이 많은 수박 껍질부터 단단한 사과 껍질까지 분쇄·건조한다. 회사 측은 음식물 부피를 최대 96%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온도와 습도를 감지해 음식물 상태에 따라 처리 시간을 조절하며, 채소와 과일만 따로 처리할 수 있는 ‘채소과일모드’도 넣었다.

 

반대로 가족 단위 소비자를 겨냥해 처리 용량을 키우는 업체도 있다.

 

쿠첸은 3L 와이드형 건조통을 적용한 음식물처리기 ‘제로핏’을 내놨다. 음식물이 쌓이는 도중에도 추가로 넣을 수 있는 중간 투입 기능과 음식물 종류·양에 맞춰 분쇄 방식을 설정하는 ‘오토 모드’를 적용했다.

 

스테인리스(STS) 304 소재의 3중 브라켓과 회전 반경을 넓힌 블레이드를 적용해 닭 뼈나 생선 뼈처럼 단단한 음식물 처리 범위도 넓혔다. 3중 복합 활성탄 필터와 ‘3중 스마트 밀폐가드’를 적용해 냄새가 밖으로 퍼지는 것도 줄였다.

 

스마트카라는 아예 2L와 5L로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지난 5월 출시된 건조·분쇄형 ‘블레이드X 그라나이트’는 최대 5L 용량의 독립형 제품이다. 화강암 코팅 건조통을 적용해 음식물이 처리통에 눌어붙는 불편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3중 복합 탈취 필터도 갖췄다. 스마트카라는 같은 화강암 코팅을 적용한 2L ‘스톤’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쿠쿠 역시 2L ‘에코웨일 큐브’에 이어 3L ‘에코웨일 메가’를 내놓으며 음식물처리기 제품군을 확대했다. 현재 쿠쿠 공식몰에서도 2L와 3L 제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밥솥과 정수기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존 주방·생활가전 업체까지 음식물처리기 시장에서 제품 선택지를 넓히는 모습이다.

 

대용량 경쟁의 반대편에서는 제품 크기를 최대한 줄이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주방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1인 가구와 신혼부부가 주요 공략 대상이다.

 

미닉스가 선보인 ‘더 플렌더 mini’는 제품 폭을 17㎝까지 줄이고 용량을 1.5L로 설계했다. 한꺼번에 많은 음식물을 처리하기보다 매일 조금씩 나오는 음식물을 처리하려는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췄다.

 

주력 모델 ‘더 플렌더 PRO’는 최대 130도의 고온 처리 기술을 적용했다. 처리 시간을 기존 제품보다 약 80분 단축해 최대 4시간40분 안에 작업을 마칠 수 있도록 했다. ‘하이퍼 건조·살균’과 자동 처리 기능인 ‘풀 오토 케어’도 적용했다.

 

미닉스는 제품 경쟁과 함께 오프라인 접점도 넓히고 있다. 음식물처리기는 온라인 화면만으로는 실제 크기나 소음, 주방에 놓았을 때 차지하는 공간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음식물을 말린 뒤 잘게 부수는 건조·분쇄형만 시장을 넓히는 것은 아니다.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하는 방식을 앞세운 린클도 지난 4월 신제품 ‘프라임 S’를 출시했다. 5월에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신제품을 오프라인에 처음 선보였다. 소비자가 실제 제품의 크기와 작동 방식 등을 직접 확인하도록 체험 접점을 넓힌 것이다. 린클은 현재 ‘프라임 S’를 비롯해 ‘이지’, 앱 연동 기능을 갖춘 ‘그래비티W’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음식물처리기 시장이 커지면서 업체별 접근 방식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건조·분쇄형은 처리 속도와 부피 감소, 관리 편의성을 앞세우고 미생물형은 음식물을 지속해서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같은 건조·분쇄형에서도 1.5~2L 초소형 제품과 3~5L 대용량 제품으로 다시 시장이 나뉘고 있다.

 

결국 소비자가 따져야 할 것도 ‘처리가 되느냐’ 하나가 아니다. 하루 음식물 배출량과 주방 공간, 작동 시간, 소음, 탈취 필터 교체 비용, 세척 편의성 등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음식물처리기를 여름철 악취를 줄이는 제품으로만 보던 인식에서 벗어나 주방 위생과 음식물 배출 동선을 관리하는 생활가전으로 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용량이나 처리 방식뿐 아니라 탈취 성능과 소음, 설치 공간 등 선택 기준도 한층 세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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