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잠만 자고 수영장을 이용하던 ‘호캉스’가 달라지고 있다. 사우나에서 몸을 풀고 지역 특산물로 만든 음료를 마시거나, 전문 스파 트리트먼트를 받고 아침에는 스트레칭까지 하는 식이다.
호텔·리조트업계가 객실과 부대시설을 단순히 묶어 파는 것을 넘어 숙박하는 시간 전체를 ‘웰니스 경험’으로 바꾸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건강과 휴식을 중시하는 소비 수요가 커지면서 스파·사우나 중심이던 웰니스 경쟁도 식음료와 이너뷰티, 운동, 지역 콘텐츠로 빠르게 넓어지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소노트리니티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은 객실에서의 휴식과 사우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음료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소노 웰니스 스테이’ 패키지를 선보였다.
패키지는 비발디파크와 델피노, 쏠비치 양양·삼척·진도·남해, 소노벨 단양·청송, 소노캄 고양·경주·거제·여수·제주 등에서 운영한다.
기본 구성은 객실 1박과 사우나 2인 이용권, 이천 쌀을 활용한 시그니처 음료 2잔이다. 여기에 사우나 1인 무료 추가 이용권과 직영 식음·부대업장 할인 혜택을 더했다.
특히 경기 이천의 대표 특산물인 쌀을 음료에 활용했다. 투숙객은 호텔·리조트 내 직영 베이커리 카페에서 ‘이천 쌀 라떼’, ‘우베크림 이천 쌀 라떼’, ‘콩고물 이천 쌀스무디’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객실과 사우나라는 전통적인 휴식 상품에 지역 식재료까지 결합해 체류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만든 셈이다. 판매와 투숙 기간은 9월 30일까지다.
프리미엄 호텔도 웰니스를 별도 숙박 상품으로 강화하고 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반얀트리 웰빙 생추어리(Banyan Tree Wellbeing Sanctuary)’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객실 1박과 조식 2인, 실내 수영장·피트니스 이용에 반얀트리 스파 트리트먼트를 결합했다.
스파 프로그램은 60분 마사지와 30분간의 회복 시간으로 구성돼 총 90분이다. 단순히 스파 이용권을 얹는 수준에서 벗어나 호텔 숙박의 핵심을 ‘몸과 마음의 회복’에 둔 상품이다.
반얀트리 서울은 별도로 한국 문화와 웰니스를 묶은 ‘K-랑 패키지’도 운영하고 있다. 객실과 조식, 사우나 이용권뿐 아니라 한국 화장품 키트와 세신타올, 국내산 스파클링 와인 등을 구성에 넣었다. 관광과 미식, 웰니스 상품을 한데 엮은 사례다.
반얀트리 서울은 평소에도 10개 트리트먼트룸을 갖춘 스파를 운영하며 헤드 스파와 마사지 등 전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호텔의 웰니스 경쟁이 부대시설 활용에서 전문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롯데호텔앤리조트도 올해 웰니스 상품을 확대했다.
롯데호텔 서울은 지난 5~7월 ‘As of today’ 패키지를 통해 웰니스 전용 객실과 조식을 묶어 판매했다. 롯데호텔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해당 상품을 ‘웰니스 전용 객실+조식’으로 소개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올해 통합 패키지 가운데 ‘Refresh : Spa Massage’도 운영하고 있다. 객실 숙박에 스파 마사지를 결합해 일상에서 벗어나 재충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상품으로, 예약은 12월 30일, 투숙은 12월 31일까지다.
부산에서는 먹거리와 스파를 결합한 사례도 나왔다. 롯데호텔 부산은 올 초 ‘Tasty Aqua Haven’ 패키지를 통해 객실과 아쿠아 시설 입장에 어묵탕 세트 교환권을 함께 제공했다. 호텔업계의 웰니스 상품이 운동이나 마사지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 식음 경험까지 품고 있다는 점에서 소노의 이천 쌀 음료 전략과 맞닿아 있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이너뷰티 브랜드 오니스트와 손잡고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오니스트 웰니스 스테이’를 운영한다.
객실 1박에 이너뷰티 제품을 제공하고 호텔 내 씨메르 아쿠아바에서는 관련 제품을 활용한 웰니스 음료까지 선보이는 방식이다. 객실 휴식과 스파 공간, 건강 음료를 하나의 체류 경험으로 묶었다.
시그니엘 부산은 전문가 프로그램까지 도입했다. 스포츠의학 전문가와 함께 신체 활력과 감각·인지 기능 등을 다루는 ‘뉴로 웰니스’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기존 스파 중심 상품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웰니스가 ‘마사지 한번 받는 호캉스’에서 벗어나 개인의 신체와 정신 건강을 세분화해 관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대표 브랜드와의 협업도 늘고 있다.
웨스틴 조선 부산은 부산을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 모모스커피와 협업해 객실 숙박에 지역 커피 경험을 접목했다. 9월 초에는 호텔 야외 공간에서 아침 스트레칭을 한 뒤 커피를 즐기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단순히 객실에 지역 상품을 비치하는 데서 벗어나 운동과 식음, 지역 브랜드를 하나의 일정으로 엮는 방식이다.
호텔업계의 웰니스 경쟁은 결국 ‘무엇을 갖췄느냐’에서 ‘머무는 동안 무엇을 하게 하느냐’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수영장과 사우나, 조식을 묶는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마사지와 스트레칭, 이너뷰티, 건강 음료, 지역 식재료까지 하나의 숙박 상품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특히 소노인터내셔널처럼 전국 단위 리조트에 지역 식음 콘텐츠를 입히거나, 반얀트리처럼 전문 스파를 전면에 내세우고, 롯데호텔처럼 웰니스 전용 객실과 마사지 상품을 별도로 운영하는 등 브랜드별 전략도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객실 자체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지면서 고객이 호텔에서 보내는 시간을 얼마나 구체적인 경험으로 설계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스파·운동·건강식뿐 아니라 지역 식재료와 브랜드를 활용한 웰니스 상품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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