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전면 폐지하고 공소제기와 유지 등 소추 기능에 집중하는 '공소청' 조직 청사진을 내놨다.
경찰의 불송치사건을 점검하는 '사법통제부'를 신설하고 중대범죄 대응 지원 체계를 갖추기로 했지만, 민생범죄에 대한 수사 공백 방지와 경찰 통제의 실효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법무부는 4일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소청 본청은 검찰총장과 차장, 6개 부, 6개 국, 30개 과·담당관으로 재편된다.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관련 정보 분석부터 평가까지의 기능을 담담하던 대검찰청의 범죄정보기획관은 전면 폐지된다. 대검 과학수사부도 법과학기획관으로 축소돼 공소제기 여부 결정과 유지에 필요한 교차감정, 증거보존, 분석시스템 운영에 집중한다.
직접수사 기능을 담당해오던 인지·합동수사부 49곳이 없어지고, '중대범죄전담부' 29곳으로 통폐합된다. 해당 부서는 타 수사기관의 중대범죄 수사에 대한 협력·지원과 전문 분야 사건 처리를 전담하게 된다.
합동대응 체계도 정비했다. 지방공소청에 설치될 중대범죄전담부 중 5곳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설치될 5개의 합동수사과에 대응해 영장신청 단계에서의 법률 판단과 증거수집 의견제시를 맡는다. 합동대응이 필요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각급 공소청의 유관 부서를 합동수사단 전담부서로 지정해 협력할 방침이다.
경찰의 부실 수사와 사건 암장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 지방공소청 단위의 '사법통제부'가 신설된다. 검찰의 보완수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경찰이 자체 종결한 불송치 사건의 적법성과 적절성을 검증하는 '사법통제 기능'의 역할을 맡는다.
공소청 검사는 기소나 재수사 요구 여부를 결정할 때 피의자와 피해자 등 사건 관계인은 물론 담당 경찰관을 상대로 직접 의견을 듣을 수 있는 '사실관계 확인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와 시정조치 요구에 따르지 않아 직무배제와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경우, 사건을 사법통제부에 재배당할 수 있다. 이후 보완수사 적정 이행여부를 검토해 기준에 따라 징계를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수사기관 간 합동수사기구 대응 전담부서와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지도·조언을 담당하는 '특별사법경찰협력과'도 설치된다.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맞춰 사법통제부와 중대범죄전담부 등의 보완책이 마련됐지만,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마저 폐지된 상황에서 경찰에 대한 실질적인 견제가 어려워 형식적인 통제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법통제부의 사실관계 확인과 재수사 요구가 반복될 경우, 사건 처리가 지연되면서 피해자 구제가 결과적으로 지연되는 '수사 핑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대범죄에 대한 대응력도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범죄 첩보 수집을 맡던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이 사라지면서 전국 단위의 민생 범죄, 지능형 금융·경제범죄, 권력형 비리 범죄 등에 대한 초기 대응 역량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범죄정보 관련 한 검찰 간부는 "(범죄정보기획은) 국가 전체의 범죄 대응 역량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인데,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범죄정보도 폐지됐다"면서 "과거 비판의 핵심이었던 '자의적인 정보 수집 후 수사'는 이미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성범죄, 다단계 사건, 유사수신 등 피해가 전국에 걸쳐 발생하는 사건은 광범위한 범죄 수집이 필수"라면서 민생범죄에 대한 초기 대응 공백을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공소청 체제에서 범죄 혐의 발견 시 타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해야 하는 만큼, 이를 선별하고 관리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판이나 기록 검토 과정에서 드러나는 위증, 무고나 공범의 여죄 등은 일선 형사부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가 폐지된 가운데 이들에 대한 실효성 있는 업무 지도·조언과 협력 강화 역시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특사경을 지휘해 본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과거에는 영장 청구 전에도 특사경과 수시로 소통하며 긴밀한 공조가 이뤄졌지만, 지휘권이 폐지되면 영장을 청구할 때 외에는 직접 대면할 기회가 적어져 잘 굴러가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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