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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구한 ‘수류탄 영웅’… 북·러 자동차다리 이름으로 [북*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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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채원 기자 chae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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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북·러를 잇는 두만강 자동차 다리의 ‘조만간 개통’을 예고했다. 이 다리에는 1946년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을 암살 시도에서 구한 소련군 장교의 이름이 붙는다.

 

안드레이 니키틴 러시아 교통장관은 3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고 있는 동방경제포럼(EEF) 행사에서 타스 통신에 “북·러 자동차 다리와 함께 하산 국경검문소가 조만간 개통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리 이름으로 1946년 김일성 암살 시도 때 몸으로 수류탄을 막아냈던 북한의 민족 영웅이자 소련군 장교 야코프 노비첸코의 이름을 제안해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 23일 “북-러 국경에서 자동차다리 양측 구간을 연결하는 작업이 21일 성과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 23일 “북-러 국경에서 자동차다리 양측 구간을 연결하는 작업이 21일 성과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김일성 목숨 구한 ‘노력영웅’ 야코프 노비첸코 

 

1914년생인 노비첸코는 1938년 소련군에 징집돼 극동 지역에서 복무했다. 1945년 소련·일본 전쟁에 참전한 뒤 평양에 주둔했다. 1946년 3월 1일, 노비첸코는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에게 날아온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김 주석을 구해냈다. 이 일로 중상을 입고 오른손을 잃었다. 전역 후 고향인 노보시비르스크주의 트라브노예 마을로 돌아가 농민으로 살았다. 김 주석은 1984년 소련을 공식 방문했을 때 노비첸코를 다시 만났고, 이후 북한으로 초청해 노력영웅 칭호도 수여했다.

 

노비첸코와 그의 가족들은 김 주석에게 각별한 예우를 받았다. 김 주석은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에게도 매년 그의 거주지를 방문해 선물 등을 전달하도록 지시했다. 노비첸코와 그의 가족들은 김 주석의 초청으로 국빈대우를 받으며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노비첸코가 1994년 사망한 이후에도 북한의 예우는 이어졌다. 2019년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블라디보스토크 방문과 북·러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4월 28일, 북한 외교관들은 노비첸코의 105회 생일을 맞아 노보시비르스크주에 거주하는 그의 후손들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비첸코는 북한에서 외국인으로는 이례적으로 개인숭배의 대상이 됐으며, ‘공화국 노력영웅’ 칭호를 받은 유일한 외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북·러의 역사적 유대를 상징하는 인물을 양국을 연결하는 교량의 이름으로 내세워 현재의 밀착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니키틴 장관은 “노비첸코의 유족이 다리 개통식에 참석할 계획”이라고도 설명했다.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주 고향 마을에 있는 야코프 노비첸코의 묘비. 연합뉴스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주 고향 마을에 있는 야코프 노비첸코의 묘비. 연합뉴스 

 

◆4월 상판 연결했지만 완공 지연…9월 개통 여부 주목

 

북·러 두만강 자동차다리의 9월 중 개통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자동차다리는 2024년 6월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합의사항으로 지난해 4월 공사를 시작했다. 두만강 철교에서 약 400m 아래쪽에 왕복 2차선 도로교로 새로 건설되고 있으며, 북·러 간 새로운 ‘육로 연결선’​이 구축된다는 데 의미가 크다. 현재 두만강에는 북한 두만강역과 러시아 하산역을 잇는 철교가 있지만 자동차가 오갈 수 있는 별도의 교량은 없다. 교량 자체의 길이는 1km 정도로 양측에 진입도로와 세관·국경검문소 등 부대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북·러는 강바닥에 여러 개의 기둥을 설치하는 기초 공사에 이어 북한과 러시아 쪽에서 각각 강 가운데 방향으로 상판을 설치해왔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지난 3월 북·러 양측에서 뻗어 나온 교량 상판이 하나로 연결된 사실을 확인했다. 양국은 지난 4월 교량 상판 연결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면서 6월 19일 완공을 예고했지만, 당초 계획대로 공사를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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