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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줄만 알았지?”… 헝가리 토카이 와인의 충격적인 반전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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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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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카이 와인은 세계 3대 스위트 와인

보트리티스균 감염 포도로 만들어

주품종 푸르민트 다재다능

스파클링·드라이 화이트도 유명

줄리엣 빅토르 스파클링 와인과 드라이 푸르민트 화이트 와인.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스파클링 와인과 드라이 푸르민트 화이트 와인. 최현태 기자

 

헝가리 ‘토카이(Tokaj)’라고 하면 열이면 열, 달콤한 귀부 와인부터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면 토카이 와인의 절반만 아는 셈입니다. 토카이의 주인공 푸르민트(Furmint)는 당도만큼이나 산도가 매섭게 살아있는 품종이라, 드라이 스틸 와인과 전통 방식 스파클링에서도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뽐냅니다. 그 흐름의 선두에 선 와이너리가 바로 줄리엣 빅토르(Juliet Victor)입니다.

 

헝가리 와인 산지.
헝가리 와인 산지.
토카이 세부 지도.
토카이 세부 지도.

 

◆토카이의 테루아와 품종

 

토카이는 헝가리 북동부, 카르파티아 산맥 자락에 자리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와인산지입니다.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토양이 이 지역의 뼈대를 이룹니다. 화산재, 점토, 적토, 석영이 뒤섞인 모자이크 같은 토양층 덕분에 와인에서는 부싯돌 같은 미네랄리티와 은은한 짭조름함이 느껴집니다. 여기에 티서(Tisza)강과 보드로그(Bodrog)강이 만나며 만들어내는 안개가 가을마다 포도밭을 감싸는데, 이 습한 공기가 보트리티스(Botrytis) 곰팡이를 부릅니다. 포도 껍질에 미세한 구멍이 생기고 수분이 날아가면서 건포도처럼 당도가 응축된 포도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귀하게 부패했다는 뜻에서 ‘귀부 포도(Noble Rot)’라 부릅니다. 토카이 스위트 와인의 정체가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푸르민트 귀부 포도 변화 과정.
푸르민트 귀부 포도 변화 과정.

 

하지만 토카이를 지탱하는 진짜 힘은 품종에 있습니다. 푸르민트(Furmint)는 껍질이 두껍고 산도가 높아 귀부 와인은 물론 드라이 와인, 스파클링 와인까지 모두 소화하는 만능 품종입니다. 또 하르쉬레벨루(Hárslevelű)는 부드러운 질감과 풍성한 아로마를 더하고, 샤르가무스코타이(Sárgamuskotály·옐로우 머스캣)는 화사한 꽃향기로 복합미를 완성합니다. 이 세 품종이 토카이 와인의 스타일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줄리엣 빅토르 전경. 홈페이지
줄리엣 빅토르 전경. 홈페이지

 

◆항공업계 거물, 와인에 반하다

 

줄리엣 빅토르는 2016년 요제프 바라디(József Váradi)가 세웠습니다.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창립자 이니셜 ‘J.V.’를 항공 통신용 포네틱 알파벳으로 풀어 ‘줄리엣(Juliet)’과 ‘빅토르(Victor)’로 재치 있게 조합했습니다. 포네틱 알파벳은 무선통신이나 전화 통화에서 철자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알파벳마다 고유한 단어를 지정해 발음하는 음성 표기법입니다. A=Alpha, B=Bravo, C=Charlie, 이런 식으로 단어가 정해져 있습니다. 바라디가 이런 포네틱 알파벳으로 와이너리 이름을 지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평범한 와인 생산자가 아니라 유럽 4위권의 저비용 항공사(LCC) 위즈에어(Wizz Air)를 2003년에 세우고 지금까지 최고경영자(CEO)로 이끌어온 항공업계의 거물입니다. 유럽 전역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위즈에어를 거대 항공사로 키워낸 인물이 취미 삼아 뛰어든 곳이 바로 토카이인 셈입니다. 현재 줄리엣 빅토르 전무이사를 맡고 있는 아들 마크 바라디(Márk Váradi) 역시 항공업계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줄리엣 빅토르 전경. 홈페이지
줄리엣 빅토르 전경. 홈페이지

 

항공사 경영에서 보여준 철저한 분석력과 비즈니스 감각도 와이너리 운영에 고스란히 이어졌습니다. 전통적인 토카이 양조장에 현대적이고 정교한 최고급 설비를 과감히 도입합니다. 또 처음부터 헝가리 내수 시장이 아닌 글로벌 와인 시장을 겨냥해 영어 명칭을 병기하고 모던한 드라이 화이트 와인 스타일에 집중 투자합니다.

 

줄리엣 빅토르 포도밭. 홈페이지
줄리엣 빅토르 포도밭. 홈페이지

 

◆400년 셀러에서 탄생하는 와인

 

와이너리가 품고 있는 진짜 보물은 약 400년 된 지하 셀러 네트워크 ‘치츠바르(Cicvár)’입니다. 과거 토카이 최초의 와인 무역 가문들이 사용하던 유서 깊은 공간으로, 지금도 그 전통이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저장고가 아니라 토카이 와인 특유의 풍미를 완성하는 천연 양조 장치라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연중 섭씨 10~12도의 일정한 온도와 90~95%에 달하는 높은 습도가 자연적으로 유지되는데, 이 완벽한 환경 덕분에 와인이 오크 배럴 안에서 급격히 증발하지 않고 아주 천천히, 정교하게 익어갑니다.

 

셀러 벽면을 가득 덮고 있는 ‘클라도스포리움 첼라레(Cladosporium cellare)’라는 토카이 특유의 유익한 곰팡이도 빼놓을 수 없는 조연입니다. 이 곰팡이가 셀러 안의 알코올 증기를 먹고 자라며 공기를 정화하고, 오크통 속 와인이 숨을 쉬는 동안 복합적인 아로마와 부드러운 질감을 빚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17~18세기 토카이 와인 무역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가문들의 발자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공간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토카이 문화경관의 핵심 증거이기도 합니다.

 

줄리엣 빅토르 셀러. 홈페이지
줄리엣 빅토르 셀러. 홈페이지

 

치츠바르 셀러가 와인의 숙성을 책임진다면, 와인의 본질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포도밭입니다. 줄리엣 빅토르는 토카이에서도 가장 고품질 포도가 나는 마드(Mád) 마을의 최고급 싱글 빈야드들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마드가 속한 토카이는 1737년 세계 최초로 와인 산지 경계가 공식 획정된, 유서 깊은 원산지 명칭 보호 지역입니다.

 

수백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제올라이트와 유문암(Rhyolite), 점토가 뒤섞인 복합 화산성 토양이 이 지역의 뼈대를 이루는데, 줄리엣 빅토르 와인 특유의 부싯돌 향과 단단한 바위 같은 미네랄리티, 입안에 남는 짭조름한 감칠맛이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줄리엣 빅토르 포도밭. 홈페이지
줄리엣 빅토르 포도밭. 홈페이지

 

이 마드 마을 안에서도 줄리엣 빅토르는 봄보이(Bomboly), 벳세크(Betsek), 키라리(Király), 우라지아(Úrágya), 센트 타마시(Szent Tamás) 등 최고급 싱글 빈야드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밭마다 개성도 뚜렷합니다. 햇살이 풍부해 강렬한 미네랄과 화사한 과실미가 응축되는 봄보이, 토카이에서 손꼽히는 특급 밭으로 웅장한 구조감과 깊은 복합미를 선사하는 벳세크, ‘왕의 밭’이라는 이름처럼 우아한 산미와 세련된 텍스처가 특징이며 앞서 소개한 스파클링 와인의 뼈대가 되는 키라리까지 각 구획의 색깔이 잔 속에 고스란히 담깁니다.

 

줄리엣 빅토르는 이렇게 치츠바르 셀러와 귀부 와인 양조법으로 대표되는 토카이의 400년 전통을 엄격히 계승하면서도, 드라이 화이트 와인의 모던화와 토카이 최초의 전통 방식 스파클링 출시 같은 현대적 도전을 과감히 이어가는 와이너리입니다. 그 결과 디캔터 등 세계적인 어워드에서 플래티넘 메달과 97점이라는 고득점을 잇달아 기록하며, 전 세계 와인 컬렉터들에게 토카이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습니다.

 

줄리엣 빅토르 수석 와인메이커인 Vincze Zsolt. 홈페이지
줄리엣 빅토르 수석 와인메이커인 Vincze Zsolt. 홈페이지

 

◆정교하게, 또 우아하게

 

줄리엣 빅토르의 철학은 단순합니다. 양보다 질입니다. 보르도 특1등급 와이너리보다도 적은, 헥타르당 2000병 이하의 극단적인 저수확량을 고집합니다. 여기에 첨단 양조 설비를 더해 역사적인 포도밭의 잠재력을 깨끗하고 우아한 스타일로 풀어냅니다.

 

와인메이킹은 헝가리 와인의 거장 이스트반 셉시(István Szepsy)의 사위인 졸트 빈체(Zsolt Vincze)가 이끕니다. 그가 숙성에 쓰는 오크통은 카르파티아산맥 자락의 젬플렌(Zemplén) 산악지역 참나무로 만들었으며 과실 향을 가리지 않도록 아주 가볍게 토스팅합니다.

 

배혜령 칠락와인 대표. 최현태 기자
배혜령 칠락와인 대표. 최현태 기자

 

포도밭은 5세기 동안 최고의 토카이 와인을 생산해온 마드(Mád) 마을 중심부에 자리합니다. 마드가 속한 토카이는 앞서 소개한 대로 1737년 세계 최초로 와인 산지 경계가 공식 획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줄리엣 빅토르는 이곳에 약 30ha의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 수령은 45~50년, 일부 밭(Bomboly)에는 100년 넘은 올드 바인도 자랍니다. 벳세크(Betsek), 키라리(Király), 센트 타마시(Szent Tamás), 우라지아(Úrágya), 봄보이(Bomboly), 홀드뵐지(Holdvölgy), 베레세크(Veres) 등 마드 최고의 구획을 세분화해 각각 싱글 빈야드 와인으로 표현합니다. 줄리엣 빅토르 와인은 칠락와인에서 수입합니다. 배혜령 칠락와인 대표는 최근 열린 와인살롱 행사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 줄리엣 빅토르 와인의 매력을 전했습니다.

 

줄리엣 빅토르 빈티지 브뤼 나튀르.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빈티지 브뤼 나튀르.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빈티지 브뤼 나튀르(Juliet Victor Vintage Brut Nature)

 

토카이 마드(Mád) 마을의 키라리(Király) 싱글 빈야드에서 생산되는 푸르민트 100%입니다. 샴페인과 동일한 전통 방식으로, 스틸 탱크에서 1차 발효를 거친 뒤 병 속에서 효모 앙금과 함께 최소 28~30개월 이상 장기 숙성합니다. 보통 9000병만 한정 생산합니다.

 

미세하고 촘촘한 버블이 지속적으로 청량하게 피어오르는 맑고 밝은 황금빛을 띱니다. 푸르민트 품종 본연의 신선한 레몬 껍질과 퀸스(모과), 백도 향이 주를 이루고 오랜 효모 숙성을 거치며 더해진 구운 브리오슈와 토스트, 은은한 생강과 백합 같은 화이트 플로럴 노트가 겹겹이 쌓입니다. 도사주를 전혀 하지 않은 제로 도사주 와인답게 매우 드라이하며 입안을 리프레시해주는 짜릿한 산도가 특징입니다. 미드 팔레트부터는 마드(Mád) 지역 특유의 단단하고 바위 같은 미네랄 백본과 짭조름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우며 긴 피니시로 이어집니다.

 

신선한 석화, 생선회, 조개류 찜 등 원재료의 맛을 살린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리고 노릇하게 구운 로스트 치킨,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 샤르퀴트리 플래터 같은 가금류·가벼운 육류와도 잘 맞습니다. 튀김 요리나 가벼운 치즈 플래터처럼 기름진 음식에는 높은 산미와 탄산이 입안을 깔끔하게 씻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당분이 전혀 없는 청량함과 세련된 산미 덕분에 식전주로도 제격입니다. 한식으로는 바삭한 해물파전이나 감칠맛 도는 새우전, 전복 버터구이와 곁들이면 기름진 풍미를 산뜻하게 잡아주는 훌륭한 궁합을 보여줍니다.

 

줄리엣 빅토르 드라이 에스테이트 푸르민트.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드라이 에스테이트 푸르민트.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드라이 에스테이트 푸르민트(Juliet Victor Dry Estate Furmint)

 

토카이 마드 마을의 에스테이트 빈야드 푸르민트 100%입니다.

 

갓 수확한 청사과와 신선한 배, 모과의 새콤달콤한 과실 향이 주를 이루고 잔을 흔들면 은은한 카모마일과 흰 꽃의 허브 아로마, 마드 지역 특유의 부싯돌 같은 광물성 미네랄, 오크 숙성에서 온 섬세한 스파이스 향이 겹겹이 쌓입니다. 입안을 꽉 채우는 신선하고 생기발랄한 산미가 돋보이며 적당한 유질감이 느껴지는 미디엄 바디 와인입니다. 감귤류 시트러스 풍미가 이어지고, 피니시에서는 줄리엣 빅토르 특유의 짭조름한 미네랄리티와 감칠맛이 길고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

 

줄리엣 빅토르 드라이 에스테이트와 봄보이 푸르민트.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드라이 에스테이트와 봄보이 푸르민트. 최현태 기자

 

허브를 곁들인 로스트 치킨, 얇게 썬 송아지 요리, 신선한 해산물 플래터와 정석으로 어울리고 루콜라와 생치즈를 올린 그린 샐러드, 케이퍼를 곁들인 훈제연어 같은 가벼운 요리와도 잘 맞습니다. 짱짱한 산미와 짭짤한 끝맛 덕분에 기름지거나 튀긴 음식과도 궁합이 좋은데, 한식으로는 바삭하게 튀긴 유린기나 소금을 살짝 찍은 흰살생선전(동태전, 대구전)과 곁들이면 기름진 맛을 산뜻하게 씻어주는 훌륭한 매칭을 보여줍니다.

 

줄리엣 빅토르 드라이 에스테이트와 봄보이 푸르민트 푸드 페어링. 패이스북
줄리엣 빅토르 드라이 에스테이트와 봄보이 푸르민트 푸드 페어링. 패이스북

 

토카이에서는 여러 밭의 포도를 혼합해 만든 와인을 ‘비르토크(Birtok, 에스테이트)’ 와인이라고 부르며, 이는 와이너리의 얼굴이자 가장 대중적인 기본급 와인이 됩니다. 줄리엣 빅토르는 봄보이, 벳세크, 키라리 등 싱글 빈야드에서 수확한 포도 중에서, 싱글 빈야드 와인으로 따로 만들기에는 포도나무 수령이 좀 어리거나, 포도가 보다 신선하고 과실 향이 풍부한 구획의 포도들을 골라내 블렌딩합니다. 어떤 밭은 산미가 강하고, 어떤 밭은 미네랄이 강합니다. 에스테이트 푸르민트는 이 다양한 밭들의 장점을 황금 비율로 섞어서 누구나 마시기 편하고 균형 잡힌 맛을 완성합니다. 오크 배럴 80%와 헝가리산 스틸 탱크 20%에서 총 8개월간 숙성합니다.

 

줄리엣 빅토르 봄보이 푸르민트.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봄보이 푸르민트.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봄보이 푸르민트(Juliet Victor Bomboly Furmint)

 

줄리엣 빅토르 싱글 빈야드를 대표하는 봄보이 포도로만 만듭니다. 평균 수령 45~50년, 일부는 100년이 넘는 올드 바인에서 100% 손수확하며 헝가리산 대형 오크 배럴에서 과실 향을 살리기 위해 가볍게 토스팅해 정교하게 숙성합니다. 디캔터 등 글로벌 와인 어워드에서 95점 고득점과 골드 메달을 수상하며 줄리엣 빅토르의 핵심 와인이라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줄리엣 빅토르 봄보이 푸르민트. 페이스북
줄리엣 빅토르 봄보이 푸르민트. 페이스북

 

시트러스 감귤류와 청사과의 신선한 향이 중심을 잡고 파인애플과 레몬그라스, 재스민과 백합 같은 흰 꽃 향이 겹겹이 쌓이며 은은한 바닐라 향이 부드럽게 감쌉니다. 입안에서는 드라이하고 미디엄 바디감에 신선하면서도 집중도 높은 산미, 시트러스 제스트의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봄보이 싱글 빈야드 특유의 뚜렷하고 강렬한 미네랄리티와 짭조름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우며 길게 이어지는 피니시로 마무리됩니다.

 

신선한 생선회와 굴, 조개류 등 해산물 요리 및 조개 파스타와 정석으로 어울리고 로스트 치킨, 로스트 포크 같은 담백한 육류 요리, 살짝 매콤한 아시안 요리나 트러플, 숙성 치즈와도 잘 맞습니다. 한식으로는 간장 소스를 곁들인 해산물 장류나 기름진 방어회, 감칠맛 있는 전복구이와 매우 훌륭한 궁합을 보여줍니다.

 

줄리엣 빅토르 에데스 사모로드니.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에데스 사모로드니.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에데스 사모로드니(Juliet Victor Édes Szamorodni)

 

토카이 귀부 와인 특유의 잘 익은 살구와 건조 망고, 잘 익은 사과의 달콤한 향이 중심을 잡고 꿀과 오크 숙성에서 온 부드러운 바닐라, 벨벳 같은 화이트 초콜릿 향, 산뜻한 시트러스 껍질과 허브 티 향이 다채롭게 겹겹이 쌓입니다. 입안 가득 감싸는 풍부하고 실키한 텍스처가 라운드하게 펼쳐지며, 높은 잔당감을 강하고 생기 넘치는 시트러스한 산미가 완벽하게 받쳐줘 전혀 물리지 않는 뛰어난 밸런스를 보여줍니다. 피니시에서는 달콤한 크렘 앙글레즈와 구운 설탕, 섬세한 미네랄 향이 길게 이어집니다.

 

산미가 부드러운 과일 타르트와 크렘 브륄레, 말린 과일 및 견과류 파이 같은 디저트, 짭조름한 블루치즈나 부드러운 푸아그라 테린과 잘 어울립니다. 높은 잔당감과 산미의 밸런스 덕분에 단독으로 디저트처럼 즐기기에도 훌륭합니다. 한식으로는 간장 베이스로 짭조름하게 졸인 갈비찜이나 노릇하게 구운 약과와 곁들이면 단맛과 감칠맛이 폭발하는 단짠 궁합을 보여줍니다.

 

줄리엣 빅토르 에데스 사모로드니 메달 수상.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에데스 사모로드니 메달 수상. 최현태 기자

 

마드 마을의 귀부 포도 푸르민트 96%, 하르쉬레벨루 4%를 섞은 스위트 와인입니다. 알코올 도수 11.5%, 잔당 160.8g/L의 높은 당도를 총산도 8.66g/L의 단단한 산미가 완벽하게 보완합니다. 헝가리산 오크 배럴에서 10개월간 숙성했고 용량은 500ml입니다. 참고로 토카이의 전통적인 사모로드니(Szamorodni) 방식은 아수(Aszú)와 달리 귀부 포도알만 따로 골라내지 않고 포도송이 전체를 한 번에 수확해 양조합니다. 일본 사쿠라 와인 어워드에서 더블골드 메달을 수상했고 인터내셔널 와인 챌린지에서도 95점 고득점을 획득하며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줄리엣 빅토르 토카이 아수 6 푸토뇨스.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토카이 아수 6 푸토뇨스.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토카이 아수 6 푸토뇨스(Juliet Victor Tokaji Aszú 6 Puttonyos)

 

줄리엣 빅토르의 플래그십이자 와이너리의 초석이 되는 최고급 귀부 디저트 와인입니다. 짙은 호박빛 광택이 아름답게 교차하며 높은 점성으로 실키하게 흐르는 황금빛을 띱니다. 망고와 말린 살구, 오렌지 마멀레이드, 모과의 제너러스하고 달콤한 향이 전면에 나타나고 잔을 흔들면 꿀과 백합, 아잘레아 꽃 향에 귀부 와인 특유의 정교한 스파이스와 미묘한 스모키함이 겹겹이 피어오릅니다. 입안에서는 벨벳처럼 부드럽고 풍성한 텍스처가 펼쳐지는데, 6 푸토뇨스 특유의 매우 높은 당도와 진한 질감에도 마드 지역 특유의 단단하고 생생한 산미가 이를 완벽하게 받쳐주면서 환상적인 구조적 균형을 이룹니다. 피니시에서는 달콤함과 미네랄리티, 정교한 타닌감이 아주 길고 우아하게 이어집니다.

 

벳세크(Betsek) 빈야드. 페이스북
벳세크(Betsek) 빈야드. 페이스북

 

푸아그라 테린이나 고르곤졸라·로크포르 같은 풍미 강한 블루치즈와 잘 어울리고 과일 타르트, 달콤한 슈톨렌, 크렘 브륄레, 말린 과일 및 견과류 구이 같은 디저트와도 훌륭한 궁합을 보여줍니다. 한식으로는 강력한 당도와 단단한 산미의 밸런스 덕분에 매콤달콤하고 짭조름한 매운 갈비찜이나 감칠맛이 응축된 간장게장과 훌륭한 단짠 조합을 이루며, 식사 후에는 약과나 개성주악 같은 한과 디저트와도 잘 어울립니다.

 

마드 마을 벳세크(Betsek), 봄보이(Bomboly), 베레세크(Veres) 세 개 빈야드의 귀부 포도를 엄선해 사용합니다. 품종은 푸르민트 93%, 옐로우 머스캣 5%, 하르쉬레벨루 2%를 블렌딩한 최고급 귀부 와인입니다. 알코올 도수 10%, 잔당 233.7g/L의 최고 등급 수준 당도를 총산도 8.06g/L가 받쳐줍니다. 정성스럽게 손으로 딴 귀부 포도를 헝가리산 오크 배럴에서 19개월간 장기 숙성했고 용량은 500ml입니다.

 

특히 2017년 빈티지는 완벽한 날씨 조건 덕분에 귀부 곰팡이가 이상적으로 발현되어 훌륭한 복합미를 자랑하는 명작으로 꼽힙니다. 디캔터 월드 와인 어워드에서 97점과 플래티넘 메달을, 인터내셔널 와인 챌린지에서도 95점 고득점을 획득하며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줄리엣 빅토르 토카이 사모르드니와 아수 6 푸툐뇨스. 최현태 기자
줄리엣 빅토르 토카이 사모르드니와 아수 6 푸툐뇨스. 최현태 기자

 

▷▷푸토뇨스(Puttonyos)

 

원래 토카이 지역에서 포도를 수확할 때 쓰던 약 25kg 용량의 전통 나무 등짐 바구니를 뜻합니다. 136리터 크기의 전통 오크통(Gönci)에 일반 포도즙을 가득 채운 뒤, 귀부병에 걸려 건포도처럼 쪼그라든 달콤한 ‘아수(Aszú) 포도 알’을 이 바구니(푸토뇨스)로 몇 번 퍼 넣었느냐에 따라 등급을 매겼습니다. 즉, 바구니 수가 많을수록 와인이 훨씬 달고, 진하며, 귀해졌습니다. 등급은 과거 3부터 6까지 있었으며, 6 푸토뇨스는 가장 많은 6바구니(약 150kg)의 귀부 포도를 쏟아부어 만든 최고 정점의 와인이었습니다.

 

2013년 법 개정으로 3, 4 푸토뇨스는 단종됐고 현재 토카이 아수는 최소 5 푸토뇨스부터 6 푸토뇨스까지 두 가지만 생산됩니다. 오늘날에는 바구니 수 대신 과학적인 리터당 잔류 당도(g/L)로 엄격하게 규제하는데, 5 푸토뇨스는 120g/L 이상, 6 푸토뇨스는 150g/L 이상의 천연 잔류 당도를 충족해야 합니다. 줄리엣 빅토르가 만드는 ‘아수 6 푸토뇨스’의 경우, 법적 기준인 150g을 훨씬 초과하여 무려 233g/L에 달하는 엄청난 당도를 자랑합니다.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holar), 부르고뉴와인 마스터 프로그램,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캘리포니아와인전문가 과정 캡스톤(Capstone) 레벨1&2를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2018년부터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xelles) 심사위원,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펙사 코리아 한국소믈리에대회 심사위원도 역임했습니다. 독일 ProWein, 이탈리아 Vinitaly 등 다양한 와인 엑스포를 취재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미국,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아르메니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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