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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 취객 입에 수건 물렸다가 사망… 경찰·소방관, 국민참여재판서 ‘무죄’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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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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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 7명 만장일치 무죄 평결… “급박한 자해 저지 수단 인정”
법원 “질식사 예견·주의의무 위반 증명 부족… 전문가도 현장 대응 어려웠을 것”

술에 취해 혀를 깨물며 자해하려는 여성을 제지하기 위해 입안에 수건을 밀어 넣었다가 질식사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과 소방대원들이 국민참여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오대석)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2명과 소방공무원(119구급대원)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법원 로고. 연합뉴스
법원 로고. 연합뉴스

이번 재판은 피고인들의 신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으며, 배심원 7명 모두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2022년 8월26일 새벽 경남 거제시의 한 도로변 편의점 인근에서 발생했다.

 

당시 “한 여성이 길가에 누워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만취 상태인 A씨에게 귀가를 권유했으나, A씨가 폭언과 함께 경찰관들을 폭행하자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수갑이 채워진 A씨는 거세게 저항하다 “내가 혀 깨물고 죽어야 되네”라고 말한 뒤 실제로 혀를 깨무는 자해를 시도했다.

 

경찰관들은 자해를 막기 위해 손가락과 전자 호루라기를 입에 넣었으나 실패하자 현장 행인을 통해 편의점 수건을 전달받아 A씨의 입안에 밀어 넣었다.

 

이어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원들은 “A씨가 자해 중이라 수건을 유지해야 한다”는 경찰의 통제에 따라 맥박 등을 확인하며 상황을 주시했다.

 

이후 A씨는 호흡곤란을 일으켜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같은 해 9월 기도폐색성 질식으로 숨졌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A씨의 질식 위험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 등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기소했다.

 

하지만 재판부와 배심원단은 현장의 급박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때 피고인들에게 과실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찰관들에 대해 “당시 만취해 격렬히 저항하고 돌발적으로 혀를 깨무는 등 생명에 직접적인 위험이 발생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며 “경찰 장비나 행동지침이 부재한 상태에서 돌발 자해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수건을 사용한 판단이 주의의무 위반이나 재량 일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항이 줄어든 상태를 두고 심정지 징후인지 저항 포기인지 구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방공무원들에 대해서도 “범죄 현장이라는 특수성상 경찰의 통제와 의견을 우선 수용한 초동대응이 합리적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힘들다”며 “구인두기도기(OPA) 등 대체 물품 사용을 검토하고 맥박을 상시 확인했으며, 심정지 의심 즉시 수건을 제거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 전문가들의 감정 의견을 인용해 “의학 지식을 갖춘 의사라 하더라도 그와 같은 급박한 현장에서 즉각 수건을 제거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 판단을 바탕으로 도달한 배심원 7명의 만장일치 무죄 평결 결과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질식사 위험을 예견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태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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