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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키옥시아와 폭넓은 협력도 하나의 선택지” [반도체 투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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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진욱 기자 halfn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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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실리는 SK하이닉스 日 투자론

최태원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키옥시아 공동생산 거론
SK하이닉스 키옥시아의 사실상 최대주주급 이해관계자
일본 내 팹 건설, 소부장 업체 M&A 관측 이어 공동생산까지
반도체 업계에서 힘 실리는 ‘SK하이닉스 일본 투자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와의 협력을 ‘하나의 선택지’로 꼽으며 일본 내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팹 투자설과 일본 소부장 기업 인수설에 이어 최 회장이 직접 키옥시아와의 협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SK하이닉스가 용인과 호남에 이어 일본을 새로운 생산 거점 중 하나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달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지역에서 열어가는 한일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달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지역에서 열어가는 한일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키옥시아는 많은 강점을 가진 회사”라며 협력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단순 협력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R&D), 공급망 공유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키옥시아가 미국 샌디스크와 합작사를 세워 주력 제품을 함께 생산하는 사례를 들며 “키옥시아의 미래 전략 안에 SK하이닉스가 들어간다면 우리는 언제든 파트너가 될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으로 공장을 짓는 방안도 언급했다. 다만 “더 이상 어떤 협력 관계도 구축할 수 없다면 키옥시아에 대한 투자를 끝낼 것”이라며 유의미한 협력이 뒷받침 돼야만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는 단순한 라이벌 관계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투자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키옥시아 지분을 간접 보유한 사실상 최대주주급 이해관계자다. 원래 도시바 반도체 부문이었던 키옥시아는 지난달 최대주주가 도시바에서 베인캐피탈 주도의 SPC로 바뀌었다. SK하이닉스는 SPC가 발행한 주식 전환권부 사채를 보유해, 향후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SPC 의결권의 대부분을 쥐고 경영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이번 발언은 최근 잇따른 SK그룹의 일본 행보와 맞물려 주목받는다. 일본 미야기현 팹 투자설(說)에 이어 일본 소재·장비 업체 인수합병(M&A) 가능성, 키옥시아 공동 투자 관측까지 이어지면서 반도체 업계에서는 SK그룹이 일본 투자를 진지하게 고려한다는 ‘일본 투자론’이 힘을 얻고 있다. 다가오는 AI 시대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한 상황이 오면 국내에 조성중인 신규 팹으로도 공급이 부족하다 판단한 SK그룹 수뇌부가 새로운 부지를 찾는 상황에서 일본을 주요 후보지로 진지하게 검토하고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 위치한 키옥시아 캠퍼스. AFP연합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 위치한 키옥시아 캠퍼스. AFP연합

실제로 일본은 반도체 업체가 진출하기에 매력적인 조건을 갖췄다. 도쿄일렉트론과 무라타제작소를 포함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과 소니 같은 주요 고객사, 연구시설이 밀집해 있다. 필수 장비와 소재를 빠르게 조달 가능하고 인재 확보도 수월하다. 외국 반도체 기업 유치를 위한 일본 정부와 지자체의 대규모 보조금 정책도 유인이다. 실제 대만 TSMC는 구마모토, 미국 마이크론은 히로시마에 공장을 두고 있다. 최 회장은 “리스크나 문화적 측면에서 봐도 매우 매력적인 후보지”라고 일본을 평가했다. 아사히 신문은 최 회장이 이미 일본 여러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유치 제안을 받았으며 연내 구체적 투자 방침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키옥시아 입장에서도 SK하이닉스와 손 잡으면 턱밑까지 추격해오는 미국 마이크론, 중국 YMTC 등 후발주자를 확실히 떨쳐낼 수 있다. 일본 반도체 업계에선 “낸드를 다루는 기업은 많지만 기술로 살아남을 회사는 제한적이어서 옥석 가리기가 일어날 것”이라며 “낸드 전업 기업인 키옥시아는 SK에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키옥시아 측은 “SK하이닉스와 자기저항메모리(MRAM) 연구개발에서 협업하고 있고, D램 공급사이기도 하다”며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최 회장의 평소 지론도 ‘일본 투자론’에 힘을 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며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제창해 온 최 회장은 보호주의와 미·중 갈등으로 시장이 분단되는 가운데 반도체 등 폭넓은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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