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외부세력의 내정 간섭 막아야”
푸틴 “SCO, 다극화 중심 중 하나”
이란 공격 규탄 ‘비슈케크 선언’
키르기스·우즈베크 철도건설 논의
몽골도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
‘반(反)서방 연대’로 부상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극화 세계’를 강조했다. 중앙아시아 및 주변국과의 연계를 강화해 미국에 대한 견제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SCO에 참석한 각국 정상은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규탄하는 선언도 채택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 연설에서 “세계적으로 100년 만의 변화가 속도를 내고, 대화와 대결, 윈윈(Win-Win)과 제로섬, 다자와 일방이 격렬하게 경쟁하며, 전쟁의 먹구름은 가시지 않았다”며 “외부 세력이 각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과 정치적 안보에 위해를 가하는 것, 지역 안정을 파괴하는 것을 엄격히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각국과 함께 공동·종합·협력·지속 가능의 안보관을 실천하면서 SCO를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를 실천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만들 의향이 있다”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연설에서 “지난 25년간 SCO가 많은 발전을 이뤘다”며 “새롭게 부상하는 다극화한 세계의 독립적이고 영향력 있는 중심 중 하나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 “추진 중인 SCO 개발은행은 국제적 사안에서 일방적인 이점을 얻으려고 경제적 수단을 무기로 사용하는 국가들의 금융 시스템으로부터 최대한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제재를 부과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채택한 비슈케크 선언도 ‘국제법의 보편적 규범과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민주적이며 공정한 다극적 세계 질서 구축”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았다. 군사 협력에 대해서도 지난해 ‘신뢰구축조치’에서 올해 한발 더 나아가 합동 대테러 지휘참모훈련 ‘평화 임무’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비슈케크 선언은 그러면서 “중동 및 이란 주변 지역의 사태 전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재확인하며, 분쟁 해결을 오직 정치적·외교적 수단을 통해서만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애도하는 내용도 담겼다. SCO에서 정상들은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서 벗어나 ‘공동 안보’ 기조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SCO 회의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으로 시 주석이 갖게 된 엄청난 영향력을 보여주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NYT는 중국·대만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많은 동맹국을 소외시키는 바로 이 순간이 바로 중국이 세계 곳곳에 친구와 선택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기회라고 시 주석은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시 주석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잇따라 회담하며 외교 보폭을 넓혔다.
지난 5월 이후 올해 두 번째로 만난 푸틴 대통령과는 중·러 협력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도 시 주석에게 “복잡한 지정학적 상황 속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상호 전략적 협력은 국가 간 관계의 모범”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간 상호 무비자 입국 조치를 영구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도 밝혔다.
자파로프 대통령,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는 중국과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을 연결하는 철도 건설을 논의했다.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몽골 정상은 모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며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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