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근거를 토대로 어린이 창작물로 재창작까지
인색함을 벗어나 ‘베풀기 위한 근검절약’ 진면목 조명
파리 다리에 묻은 장 한 스푼이 아까워 멀리 쫓아갔던 일대를 부르는 ‘어정개’의 일화, 천장에 매달아 둔 조기를 눈으로만 훑으며 밥을 먹던 지독한 절약 행각. 조선 인조 때 충주목 일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자린고비’ 조륵(趙肋)의 이름은 대대로 유별난 구두쇠의 대명사로 각인됐다. 그러나 300여년의 세월이 흐른 뒤 그가 남긴 진짜 유산은 인색함이 아닌 ‘나눔’이었음을 증명하는 무대가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충주시는 오는 4일부터 3일간 충주 관아공원 일원에서 ‘2026 충주 국가유산 야행’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달빛 흐르는 역사의 길을 따라서’를 부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조륵 선생의 삶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뮤지컬 ‘짜짜 자린고비’가 선보인다. 이 공연은 충주문화관광재단이 조륵 선생의 일대기를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해 제안·기획했다.
조선시대 충주목에 속했던 역사적·지리적 배경을 바탕으로 문화적 토대를 엮어냈다. 2023년 충주음악창작소에서 역사적 근거를 토대로 어린이 창작물로 초연된 이래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어 2024년 문화콘텐츠 공모를 통해 더욱 완성도 높게 재창작되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선사해 왔다.
조륵 선생의 삶은 이중적 구조를 띠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등을 보면 한여름에 부채가 닳을까 염려해 머리를 흔들고 신발을 손에 들고 걸었다는 기이한 조륵 선생의 절약은 조정에까지 전해져 암행어사가 파견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이면의 진실은 환갑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랐다. 평생 모은 재산을 흉년이 든 이웃들에게 아낌없이 풀어놓았고 어사의 상세한 보고를 받은 임금은 그를 기특하게 여겨 정3품의 벼슬을 내렸다. 마을 주민들은 인자한 어버이의 마음으로 베풂을 실천한 그의 덕을 기리기 위해 ‘자인고비’를 세웠다.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창작뮤지컬 ‘짜짜 자린고비’는 바로 이 ‘자린고비’라는 오명을 ‘자인고비’라는 참된 의미로 되돌리는 시도다. 인색함을 벗어나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했던 ‘베풀기 위한 근검절약’의 참모습을 해학과 풍자로 녹여냈다. 4일과 5일 충주시 성내동 관아공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향토 사료가 대중적인 현대 문화로 거듭나는 셈이다.
이어지는 마지막 날인 6일에는 역사 전문 강사 썬킴이 충주시문화회관 강단에 올라 충주의 깊은 역사 이야기를 풀어낸다. 삼국시대 각축장부터 고려시대 몽골 항쟁까지 지역이 품어온 굵직한 발자취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입체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충주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창작공연 등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충주의 역사와 국가유산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하길 바란다”며 “이번 야행이 충주의 역사문화를 새롭게 만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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