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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에 집 짓지 말라”… 반대 청원 5만명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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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 기자 sunnyday70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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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동의청원 국회 심사 요건 충족
“한 번 훼손된 녹지 되돌릴 수 없어”
국회 본회의 부의 개정안 향방 주목

“어린이정원을 포함한 용산공원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어떠한 법률 개정도 추진하지 말아 주십시오.”

 

서울 용산공원 부지 일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에 반대하는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을 돌파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관련 법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공원 일대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공원 일대 모습. 연합뉴스

 

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를 보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 반대 및 용산공원 부지 주택 공급 추진 중단에 관한 청원’에는 오전 8시 기준 약 5만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라 반환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기존 원칙을 유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현행법은 본체부지 전체를 용산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본체부지를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변경하거나 매각 등의 처분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 심사까지 마치고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다. 개정안은 용산공원 본체부지에 곧바로 주택을 짓도록 허용하는 내용은 아니다. 캠프킴 등 용산공원 주변 산재부지에 지정된 복합시설조성지구의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해 주택 공급 여력을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는 지난달 26일 본회의에서 해당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은 채 비쟁점 법안만 처리했다.

 

국회전자청원에 올라온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 반대 및 용산공원 부지 주택 공급 추진 중단에 관한 청원’이 1일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국회전자청원에 올라온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 반대 및 용산공원 부지 주택 공급 추진 중단에 관한 청원’이 1일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서울시와 용산구 등은 용산공원 본체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청원인은 청원 취지에서 “용산공원은 특정 정부의 사업이 아닌 국민과의 역사적 약속”이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역대 정부는 2007년 국회가 법률로 확정한 ‘반환부지 전체의 공원화’ 원칙을 지켜왔고 용산공원 내 주택 건설을 엄격히 금지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랜 군사기지 사용으로 인한 토양 오염 정화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당장 급한 주택 공급 수단으로서의 실익도 크지 않다”며 “아파트는 다른 곳에 지을 수 있지만 한 번 훼손된 도심 대형 녹지는 다시 되돌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국회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을 즉각 부결하고 녹지 기준 완화 조항을 삭제해 현행법의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며 “용산공원 부지 전역에 대한 주택 공급 목적의 법 개정을 중단하고 필요한 공급 목표는 공원 밖 대체 수단을 통해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국민동의청원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소관 상임위원회로 회부된다. 이후 청원심사소위원회 등의 심사를 거쳐 본회의 부의 여부가 결정된다. 본회의에서 채택된 청원 가운데 정부가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사안은 정부로 이송된다.

 

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했지만 관련 개정안의 처리가 자동으로 멈추지는 않는다. 청원과 법률안은 각각의 절차를 밟는 만큼 국회가 본회의 의사일정에 개정안을 올릴 경우 청원 심사와 별개로 처리할 수 있다. 다만 반대 청원이 심사 요건을 충족하면서 여당이 법안 처리를 서두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등 서울 주택 문제를 협의한 뒤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등 서울 주택 문제를 협의한 뒤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서울시와 관련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용산공원 일부 부지 활용 등 주택 공급 쟁점과 관련해 “서울시와 충분한 협의를 사전에 해서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미래세대의 몫인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은 1㎝도 동의할 수 없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부지 등을 활용한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 조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지난달 25일 소속 시의원 38명 전원 명의로 긴급 결의문을 내고 “서울의 심장부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녹지인 용산공원을 땜질식 부동산 대책의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미래세대의 권리와 자산을 무참히 빼앗는 처사”라고 날을 세웠다.

 

용산구 역시 “용산공원은 단순한 개발 가능 부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성과 상징성, 공공성이 담긴 국가적 자산”이라며 “용산공원의 정체성과 미래 가치를 저해하는 주택 공급 추진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을 지키는 주민모임’ 등 주민들은 지난달 용산공원 인근에 근조화환을 설치하며 반대 행동에 나섰다. 근조화환에는 ‘어린이가 뛰노는 공원을 뺏지 말아 주세요’, ‘집은 다시 지을 수 있지만 잃어버린 자연은 돌아오지 않는다’ 등의 문구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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