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승 후 고뇌 거듭, 부친상 겪으며 마음 굳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9)가 20년간 정들었던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내려놓는다.
메시는 31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결승전이 끝난 후 많은 고민 끝에 은퇴 소식을 전한다”며 공식 발표했다.
그는 “마음이 아프고 여전히 쓰라린 결정이지만 이제는 때가 왔음을 받아들인다”며 “축구를 통해 기쁨을 드리고 아르헨티나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드리기 위해 항상 유니폼을 입고 치열하게 싸우며 제 전부를 쏟아부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시간은 흐르고 한 챕터는 막을 내리게 마련”이라며 “가진 모든 것을 바쳤기에 더 이상 내어줄 것이 남아있지 않다. 기회를 잡을 자격이 충분한 젊은 후배들이 뒤를 잇고 있다”고 먹먹함과 애정이 교차하는 작별 인사를 남겼다.
이번 은퇴 선언문은 지난 7월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이틀 뒤인 21일에 작성됐다. 메시는 지난달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부친 호르헤 메시(향년 68세)의 별세 이후 대표팀 고별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부친은 메시가 13세였던 2000년 FC바르셀로나 입단 테스트를 함께하며 당시 막대한 성장호르몬 치료비 지원을 이끌어내는 등 메시의 축구 인생을 일군 든든한 버팀목이자 평생의 조력자였다.
메시는 부친상 당시 “아버지 없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평생 해온 게 축구뿐인데 이제는 계속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깊은 상실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메시의 대표팀 은퇴 선언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6년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승부차기 실축 후 은퇴 의사를 전격 밝혔으나, 당시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국민들의 간곡한 만류로 복귀를 선택했다.
돌아온 메시는 아르헨티나 축구의 황금기를 열었다. 2021 코파 아메리카 우승에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7골 3도움으로 36년 만에 조국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며 대회 MVP(골든볼)를 거머쥐었다. 마지막 메이저 무대였던 지난 6월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8골 4도움을 폭발시키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으나, 스페인에 0-1로 석패하며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2005년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메시는 통산 207경기 125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 역대 최다 출전·최다 득점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남겼다.
메시는 “지난 20년 동안 보내주신 모든 사랑에 감사드리고, 경기장에서 듣던 함성이 무척 그리울 것”이라며 “이제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경기장 밖에서 응원하고 지지하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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