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훈 기자]
“박문성씨, 협회 법인 카드로 기자 시절 때 2차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까?”(김병지 강원FC 대표이상)
“협회 법인카드 부정 사용 문제가 불거진 건 2016년, 저는 2009년에 기자를 그만뒀습니다”(박문성 해설위원)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의 의혹 제기에 대해 박문성 해설위원이 조목조목 반박했다. 둘의 공방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다만 현재까지는 박 위원의 완승 분위기다.
김 대표이사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설명하면서 박 위원과 더불어 박동희 기자에게도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김 대표이사의 의혹 제기 서두부터가 어설프다. 국회의원에 출마하느냐라며 그런 소문이 많다면서 “박문성씨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출범시킨 프로축구 성장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이니 공인이다. 시중에 떠도는 의혹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있다”고 시작했다.
김 대표이사는 “요즘 화제가 된 협회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그런데 박문성 씨는 그 협회 법인카드로 기자 시절 때부터 결제된 식사 또는 2차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까? 2016년에 제기됐던 법인카드 부정 사용에 대해 비판한 적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박 위원도 지난달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SNS를 통해 반박문을 게시했다.
먼저 법인카드 문제에 대해 박 위원은 “먼저 기본적인 사실관계부터 바로잡고자 합니다. 저는 2009년에 기자 생활을 그만뒀습니다. 김 대표께서 언급한 대한축구협회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문제가 불거진 것은 2016년입니다. 당시 저는 이미 기자가 아니었으므로, 기자로서 협회를 취재하거나 상대할 위치에 있지 않았습니다”라고 해명했다. 박 위원의 완승.
김 대표이사는 “박문성씨가 협회에 대한 비판의 범위와 강도가 확대된 건 2024년부터인 거 같은데, 혹시 2023년도에 협회 부회장직에 관심 없으셨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2023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직에 관심을 보이거나 관련 제안을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국회 청문회 참고인 출석 이후 ‘협회에 들어가 직접 개혁해 보는 것이 어떠냐’는 일부 의견이 있었을 때, 정몽규 회장 체제에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방송에서 말한 적은 있습니다”라고 해명. 또 한 번 박 위원의 완승.
김 대표이사는 “숭실대학교 박성배 축구부 감독 선정에 관여한 소문이 있는데?”라고 물었고, 박 위원은 “숭실대학교 축구부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는, 당시 감독이 공석이던 학교 측으로부터 운영위원으로 참여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감독은 공개 모집과 공개 면접, 공개 채점 및 공개 논의 과정을 거쳐 선임됐습니다. 위원장은 따로 있었으며, 저는 여러 운영위원 가운데 한 명으로 참여했습니다. 운영위원으로서 감독 선임 절차에 소홀했다면 비판받아야겠지만, 정당한 절차에 따라 감독 선임 업무를 수행한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것 역시 박 위원의 해명엔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김 대표이사는 강원FC의 유스인 강릉제일고 선수 및 코치들의 토트넘 연수에 강릉제일고 소속도 아닌, 용인시축구센터 U-18 소속인 자신의 3남 김태산 군을 포함시킨 것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특혜가 아니냐며 ‘특혜 논란’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를 물타기 하고 싶었을까. 김 대표이사는 “제 아들들 많이 말씀하던데 박문성씨 따님은 중학교 다니던 중 어쩌다가 캐나다 유학을 가게 된건가요?”라고 물었다. 박 위원은 이에 대해 “제가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과 제 아이의 생활이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제가 자신의 지위나 영향력을 이용해 친인척의 부당한 이익을 도모했나요. 구분돼야할 전혀 다른 사안을 하나인거처럼 묶어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답했다. 박 위원의 완벽한 승리. 애초에 비교조차 불가한 사항이었다. 이어 김 대표이사는 어떻게든 박 위원을 깎아내리기 위해 뒷풀이 노래방, 스렉코비치 사건 등을 언급했다. 의혹 제기가 이렇게 어설플 수가 있나 싶을 정도다.
박 위원은 김 대표이사의 의혹 제기에 하나하나 조목한 뒤 물타기나 프레임 전환을 하지말라고 조언했다. 박 위원은 “김병지 대표님,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히 조사받고 소명하시면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 주장한다고 해서 김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해소되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라면서 “대한축구협회와 김병지 대표를 둘러싼 각종 문제와 의혹이라는 본질에는 답하지 않은 채, 이를 개인 간의 다툼으로만 돌리려 한다면 논점을 흐리는 것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제기된 의혹이 아니라, 의혹을 제기한 사람을 공격해 논점을 흐리는 전형적인 프레임 전환으로 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물타기라고 하든, 골대를 옮기는 일이라고 하든 본질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대중은 무엇이 핵심인지 알고 있으며, 오히려 더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정도로 풀면 될 일을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은, 최근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정몽규 전 회장이 청문위원 가운데 한 명에게 별도로 문자를 보낸 일과 겹쳐 보여 더욱 씁쓸합니다. 서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면 됩니다. 김 대표는 김 대표의 삶을 사시고, 저는 제 삶을 살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해명에 이어 메시지까지 박 위원의 완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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