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으로 제주 관광의 안전 이미지가 흔들리면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괴담처럼 확산하고 있다. 제주도와 관광업계, 정치권 등은 허위·왜곡 정보에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제주행 항공 예약 취소 사례가 거의 없으며, 관광객 감소가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 영향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제주도관광협회는 3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 안전을 지키고, 제주 관광에 대한 허위·왜곡 정보에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확인되지 않은 추측과 정보가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며 “마치 제주 전체가 위험한 지역인 것처럼 규정되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제주지역 범죄 발생률 통계는 연간 1300만명 이상의 관광객과 장·단기 체류자가 머무는 제주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단순한 수치만으로 제주를 위험한 지역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객관적인 사실과 명백히 다른 허위·왜곡 정보로 제주관광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며 “건전한 비판과 문제 제기는 제주관광이 더욱 안전하고 신뢰받는 관광지로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관광업계 역시 이를 겸허히 받아들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단정하거나, 특정 사건을 근거 없이 범죄와 연결하고 일부 사례나 통계를 왜곡·과장해 제주 전체를 위험한 지역으로 규정하는 것은 건전한 비판과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했다.
협회는 “특히 명백한 허위사실이나 조작된 정보를 고의적·반복적으로 생산·유포해 관광객의 불안을 조장하고, 제주관광의 신뢰를 훼손하거나 관광사업체와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피해를 초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필요한 경우 적극적인 대응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 관광 안전 체계 재점검 계기로”
협회는 “다만, 한 건의 사건과 사고도 관광객에게는 큰 불안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번 일을 제주 관광의 안전 체계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광사업체 종사자들이 관광 현장 위험 요소와 이상 징후를 세심하게 살피고, 도움이 필요한 관광객을 발견할 경우 관계기관과 신속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관광업계 차원 협력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강동훈 회장은 “아직까지는 항공·숙박 등 예약 취소 사례는 미미하다. 여름휴가 시즌이 끝나고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는 비수기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내국인 관광객 감소의 주된 원인은 항공기 공급 좌석 감소로 보고 있다. 공급 좌석이 줄었는데도 탑승률이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제주 관광 수요 자체가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다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는 것은 우려하고 있다”며 “추석 연휴 관광객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제주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과 관련해 근거가 없거나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의 신속한 삭제와 확산 방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도당은 두 위원회에 보낸 공문에서 “최근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이 보도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는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유튜브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도민 불안을 키우고, 관광과 지역경제에도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며 이같이 요청했다.
도당은 앞서 지난 29일 제1차 상무위원회에서 이 사안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혐오성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도민과 관광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당 차원의 대응을 결정했다.
특히 관련 유튜브 영상과 온라인 게시물 등에 대한 제보를 접수해 중앙당 국민소통국 ‘민주파출소’와 공유하고, 사실관계 확인 후 삭제 등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대응하기로 했다.
문대림 도당위원장은 “사건 실체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지만, 근거 없는 정보가 제주에 대한 혐오와 불안을 키우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도민과 관광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제주도당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제주를 ‘귤보디아’라고 부르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제주 특산품인 귤과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잇따랐던 캄보디아를 합친 신조어다.
일부 유튜브 채널에서는 서로 무관한 사망 사건들을 특정 범죄나 외국인 세력과 연관 짓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괴담처럼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제주에 중국계 장기 밀매 조직의 은신처가 있다’는 식의 근거 없는 주장까지 퍼지는 상황이다.
실종 여성 장씨가 범죄 피해로 숨졌다는 사실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이 장씨 실종 신고를 사실과 다르게 종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단순히 ‘제주에 범죄가 많다’는 불안보다 ‘문제가 생겨도 제대로 보호받기 어렵다’는 불신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종자 발견 지점을 AI(인공지능)로 시각화한 ‘제주도 실종자 발견 위치 지도’ 같은 게시물도 온라인에 올라왔다. 지도만 보면 제주 곳곳에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것처럼 받아들여질 소지가 있다.
◆위성곤 지사 “범죄율 1위는 관광객 등 생활인구 고려하지 않은 ‘착시’”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최근 실종 사건을 계기로 제주 지역 범죄율 1위 통계가 소환되자 “제주는 66만명 정도가 사는 공간인데 관광객의 하루 체류 일수를 계산하면 생활인구로는 82만명 정도가 거주한다”며 “그런 기준으로 보면 인구 10만명당 범죄 비율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긴 하지만 아주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발표된 ‘2025 한국의 사회지표’에서 2024년 제주 지역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 건수가 454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는 통계가 다시 주목받았다. 하지만, 관광객 등 실질 인구를 포함하면 범죄율이 18%가량 낮아진다는 게 위 지사의 설명이다. 성인 실종은 2023년부터 3년간 2544건으로, 인구 10만명당 환산하면 127건으로 전국 평균(142건)보다 10.6% 낮다.
위 지사는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얘기(가짜뉴스)가 너무 많이 돌아 걱정이 많다”며 “생성형 AI와 온라인 검증 툴을 활용해 근거 자료에 기반,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가짜뉴스나 부풀려진 부정적 뉴스를 검증하는 체계를 도입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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