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소원 심리중 먼저 결론
헌법재판소가 ‘항소이유서를 늦게 냈다는 이유로 항소를 각하한 법원 결정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했다’는 취지의 재판소원 사건을 심리하는 가운데 “재판 당사자에게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다면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먼저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가등기말소 사건에서 항소이유서를 제출 기간 내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A씨 항소를 각하한 원심 결정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에 돌려보냈다.
가등기말소 소송을 당해 지난해 5월 1심에서 패소하자 항소한 A씨는 6월18일 항소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았으나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채 제출 기간을 넘겨 7월29일 항소각하 결정을 받았다.
민사소송법상 항소인은 항소기록접수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4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내야 하고, 제출 기간은 1회에 한해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항소인이 제출기간 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항소법원이 항소를 각하해야 한다.
A씨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지키지 못한 사유가 있다며 즉시항고했다. A씨는 항소 뒤 소송구조(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 비용을 내지 않고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를 신청해 구조 결정을 받았는데, 그 결정이 항소각하 결정과 함께 뒤늦게 송달됐다.
대법원은 A씨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존재하는지 살피지 않고 A씨 항소를 각하한 원심결정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항소이유서 의무제출 제도 도입으로 항소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헌법 제27조 제1항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는 정도에까지 이르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제출기간을 지키지 못한 데에 항소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 또는 이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 법원은 항소인의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제출기간이 지난 후라도 민사소송법 제172조 제1항에 따라 제출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올해 3월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과 관련해 8건이 헌재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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