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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늪’ 빠진 청년들…‘반도체 훈풍’에 설비투자 ↑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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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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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금융예방대출(불사예대)을 이용하는 금융취약계층이 점점 증가하는 가운데 20대 이하 청년층 연체율이 올해 상반기 기준 5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100만원의 소액 대출이지만, 이마저도 갚지 못하는 벼랑 끝 청년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반도체 훈풍에 힘입어 7월 설비투자가 전월보다 7% 넘게 늘었다. 반면 상품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가 2% 넘게 감소하고 서비스업 생산(-1.3%)도 4년5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전월 소비가 급증하며 생긴 기저효과에 고물가, 폭염 등 여파로 민간 소비 지표가 큰 폭으로 꺾이며 기업과 가계 경제지표가 양극화된 모습이다.

 

중동전쟁과 고환율 여파로 올해 2분기 농업생산에 필수적인 비료·에너지 비용이 전분기보다 30% 가까이 급등하면서 농가 생산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100만원 이하 상환도 버거운 20대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서금원 지원센터를 찾는 청년이 증가하고 있다”며 “경제구조적인 세심한 금융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금원에 따르면 불사예대 연체율은 2023년 11.7%에서 2024년 32.2%, 2025년 37.8%로 계속 오르다가 올해 상반기 42.0%로 증가했다. 불사예대는 저소득·저신용 등으로 대부업조차 이용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최대 100만원 이내의 소액 생계비를 지원하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이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가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은 연체율을 보였다. 2023년 16.9%였던 연체율이 2024년 38.7%, 2025년 43.7%로 상승하더니 올해 상반기엔 48.2%까지 불어났다. 이어 30대 43.1%, 40대 40.9%, 50대 39.2%, 60대 이상 37.4%로 나타났다. 20∼30대 연체 잔액은 1254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취업난에 구직을 포기하거나 실패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서금원은 설명했다.

 

청년층의 불법사금융 피해 실태 역시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신용회복위원회가 올해 2월23일 시범운영을 시작한 ‘불법 사금융 피해 원스톱 지원 시스템’에 도움을 청한 10∼30대는 8월14일까지 272명으로 집계됐다. 30대가 175명, 20대가 91명이었고, 10대도 6명이나 됐다. 특히 10대 이용자(만 17∼19세) 중에선 미성년자도 3명 포함됐다. 소액급전이 필요한 10대들은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을 통해 불법사금융의 늪에 빠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원장은 “센터를 찾아온 한 고등학생은 사이버도박을 하다가 돈을 잃고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렸는데 이자율이 5400%에 달했다”고 말했다.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이 어려운 취약계층들이 쉽게 돈을 빌려준다는 불법사금융의 먹잇감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도체발 설비투자 ‘홀로 질주’…고물가에 소비는 뒷걸음

 

국가데이터처가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2020년=100)는 120.2로 전월과 같았다. 전산업생산은 4월(-0.5%)과 5월(-0.4%) 두 달 연속 감소한 뒤 6월 2.4% 증가했지만 7월에는 보합을 나타냈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을 포함하는 광공업생산이 0.2% 증가했다. 자동차(-4.5%) 등에서는 줄었지만, 전자부품(20.7%)과 1차 금속(4.2%) 등에서 늘었다. 반도체 역시 소폭(0.5%) 증가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삼성전자 휴대폰 신제품 출시로 전자부품 생산이 크게 늘었다”면서 “자동차의 경우 전달 생산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현대자동차 파업도 일부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호황 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7월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7.5% 늘었다. 6월(6.9%)에 이어 두 달 연속 7% 안팎 증가했다. 올해 2월(15.0%)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기타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운송장비(15.4%) 및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4.2%)에서 투자가 모두 늘었다. 이 심의관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에 따른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 증가세가 지속됐고, 이번 달은 항공기와 선박 투자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설업체의 국내 시공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전월보다 1.1% 줄었다. 5월과 6월 각각 3.3%, 4.2% 늘었지만 7월 감소로 전환했다.

 

소비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상품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전월보다 2.4% 감소했다. 4월(-3.7%)과 5월(-0.1%) 준 이후 6월(2.7%) 증가했다가 7월 들어 감소로 전환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7.7%)와 의복 등 준내구재(-1.4%), 화장품 등 비내구재(-0.1%) 모두 감소했다. 특히 전달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수요가 몰렸던 승용차 소매판매는 11.1% 줄었다. 2024년 1월(-14.6%) 이후 최대 폭 감소다. 가전·통신기기의 경우 전달 삼성전자의 가전제품 할인행사로 소비가 크게 늘었던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 대비 1.3% 줄었다. 2022년 2월(-1.7%)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올해 4월 0.8% 감소한 이후 5월(1.0%), 6월(0.9%) 증가했지만 7월 감소로 돌아섰다. 금융·보험(-4.8%)에서 감소폭이 컸다. 7월 고물가와 폭염 등이 지속되면서 도소매(-1.1%)와 숙박·음식점(-1.1%), 예술·스포츠·여가(-3.2%)도 감소했다.

 

◆중동전쟁 탓 비료·에너지 급등…농촌경제 ‘직격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6년 여름 농업·농촌 경제 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농림어업 국내총생산(GDP)은 8조1164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7.1% 감소했다. 2021년 2분기(-13.6%) 이후 20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4.6%)와 올해 1분기(1.7%) 연속으로 이어진 성장세가 꺾였다.

 

농촌경제 성장률 하락은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와 고환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료 수출길인 호르무즈해협까지 봉쇄되면서 국내 농업생산비가 크게 올랐고, 재배면적 감소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2분기 재료비는 전분기보다 7.1% 올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랐던 2022년 1분기(19.2%) 이후 17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재료비 급등은 비료비가 주도했다. 비료비는 전분기보다 28.0%나 올라 재료비와 마찬가지로 1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비료의 재료인 요소 수출량의 35%가량이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 봉쇄 영향이다. 비료비뿐 아니라 영농자재비(8.7%), 사료비(2.1%)도 덩달아 올라 재료비 부담을 끌어올렸다.

 

또 국제유가 상승은 농가 에너지 비용 부담으로도 이어졌다. 올해 2분기 영농광열비는 전분기보다 25.4% 급등해 2022년 2분기(35.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영농광열비는 농업 생산에 필요한 농기계·난방용 면세유(경유·등유) 등을 포함한 에너지 비용이다. 농가 비용 부담은 1년 전과 비교해도 크게 늘었다. 재료비는 전년 동기 대비 9.3%, 비료비와 영농광열비는 각각 36.2%, 34.8% 뛰었다. 김태후 농경연 동향분석실장은 “비료비와 영농광열비 상승폭이 커진 건 중동전쟁과 환율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비료와 에너지 가격 급등은 농업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 전반을 끌어올렸다. 농업투입재가격지수는 2분기 143.2로 전분기보다 7.7% 상승했다. 러우 전쟁과 공급망 불안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 1분기(13.4%) 이후 1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농가구입가격지수도 129.3으로 3.9% 올라 17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생산비는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생산물을 팔아 받는 가격 상승폭은 제한돼 농가 경영 상황은 악화됐다.

 

대표적으로 무(-42.2%), 양파(-27.9%), 사과(-15.6%) 등 주요 채소·과일 판매가격이 공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농가판매가격지수는 올해 1분기 3.2%에서 2분기 1.1%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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