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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기록 못 보는 수심위, 경찰 의존 큰 국경위… 견제 ‘구멍’ [심층기획-시험대 선 ‘공룡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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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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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브레이크 없는 경찰

2026년 수심위 사건 비율 0.27% 그쳐
제공된 자료만 보고 판단도 한계

35년된 국경위도 제 역할 못 해
경찰 상정안 대부분 그대로 통과

전건 필터링이 실효적 방법 불구
연 300만건 넘는 사건 감시 역부족

수심위 실질화·국경위 감찰기구
정부, 통제 강화 나서도 효과 의문

검찰 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단독수사’ 시대가 열리지만 권력이 비대해진 경찰을 통제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정부는 대표적인 경찰 수사 견제 장치로 꼽히는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를 실질화하고, 국가경찰위원회(국경위)에 경찰 수사를 독립적으로 감시하는 기구를 설치할 방침이다. 그러나 사건 기록 접근 권한조차 제한적인 수심위가 연 300만건이 넘는 경찰 접수 사건을 감시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찰의 정치 중립성 확보와 민주적 통제를 명목으로 운영 중이지만, 출범 후 늘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국경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생성형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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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위 심의 비율 0.3%도 안 돼

대표적인 수사 견제 장치로 언급되는 경찰 수심위가 심의하는 사건은 올해 기준으로 경찰 접수 전체 사건의 0.3%가 채 되지 않는다. 수사심의는 고소인·고발인 등 사건 관계인이 경찰의 입건 전 조사나 수사 절차·결과의 적정성 또는 적법성이 현저히 침해됐다고 판단할 경우 신청할 수 있는 절차다.

31일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심위 사건은 2021년 2131건, 2022년 2443건, 2023년 3148건, 2024년 5367건, 2025년 6223건에 이어 올해 1∼7월 477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의 극히 일부다. 경찰 접수 사건 대비 수심위 신청 비율은 매해 조금씩 늘었으나 올해 1∼7월 기준 0.27%에 그쳤다.

이마저도 수심위 권한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라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경찰 불송치 기록이나 송치 사건 기록을 검토할 수 있는 검찰과 달리 수심위 위원들은 경찰이 제공한 몇 장짜리 요약 자료만 보고 수사의 적절성을 판단해야 한다. 위원회를 한 번 개최할 때마다 수십 건의 사건을 처리해 물리적 시간도 부족하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서 경찰 수심위 운영 실태를 점검한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수사 기록을 봐야 어떻게 수사가 됐는지, 부당한 게 있는지를 알 수 있는데 (수심위는) 그 정보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제한적”이라며 “수사 경험이 없는 위원 또는 수사 경험이 있더라도 본인 생업이 있는 위원이 한 달에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 회의에서 보는 것으로는 검찰이라는 국가기관의 효과를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찰 과의존’ 국경위, 통제 효과 의문

올해 출범 35주년을 맞은 국경위도 실질적인 견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경위는 경찰 인사·예산 등 주요 정책뿐 아니라 인권보호, 부패방지·청렴도 향상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법정기구다. 그러나 최근 5년 국경위에 상정된 안건 10건 중 6건은 경찰이 올린 그대로 통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2026년 8월 국경위에 상정된 729건의 상정 주체를 보면, 경찰청이 727건으로 99.7%를 차지했다. 상정된 안건 중 원안 그대로 의결된 안건은 455건으로, 62.4%나 됐다.

정부는 경찰 수사를 독립적으로 감시하는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국경위에 설치하기로 했는데, 안건 상정부터 사무 지원까지 경찰청 의존도가 높은 국경위에 산하 조사기구만 신설할 경우 실질적인 통제가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는 또 경찰의 내부 비위 등을 전담 수사하는 중요직무범죄수사대를 국가수사본부 직속으로 신설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이는 경찰관 개인의 비위·범죄 수사가 주된 역할인 만큼 개별 수사의 부실·편향 여부를 상시 점검하는 통제장치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한계가 있다.

검사 출신으로 채해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등 의혹을 제기했던 김규현 변호사는 “검찰에서도 (자체 비리 수사 등 지정된 사건에 대한 수사와 공소제기·유지 등의 권한이 있는) 특임검사 등이 있었지만 아무 실효성이 없었다”며 “내부 비리를 찾아내는 데 가장 실효적인 건 ‘전건 필터링’이고 지금까지는 검찰이 필터링을 해왔는데 수심위든 중요직무범죄수사대든 경찰이 처리하는 모든 수사 사건을 전부 필터링할 수는 없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경찰차가 주차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경찰차가 주차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보완수사 불이행 징계 요구’는 5년간 1건

개정 형소법은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검사의 보완수사·재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직무배제·징계 요구 제도 자체는 현행법에도 존재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최근 5년간 검찰이 경찰의 보완수사 요구 불이행을 이유로 징계를 요구한 사례는 단 1건에 그쳤다. 대검 관계자는 “경찰도 사람이고 수사하는 사건이 많아서 검사가 요구하는 정도의 보완수사를 이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직접 보완수사를 못하게 된 검사는 보완수사 요구만 끊임없이 할 수밖에 없고 책임도 경찰에게 떠넘기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박상웅 의원은 “경찰 수사를 견제할 실질적인 장치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검찰의 보완수사권부터 폐지한 이재명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부실 수사를 바로잡을 마지막 안전장치를 걷어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범죄 피해자에게 돌아가고, 억울한 피해자의 눈물은 누가 닦아줄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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