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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요약하고 영상이 설명하고… 디지털 늪에 빠져 [심층기획-읽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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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름·김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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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58% “긴 글보다 AI·요약본 먼저”
청소년 하루 평균 영상 시청 3시간20분
코로나 학습결손·사교육 의존도 악영향
“문해·사고력 중심 공교육 강화 서둘러야”

학생들의 문해력이 급격히 약화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과 쇼트폼 등으로 대표되는 ‘읽기 환경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학습 결손, 사교육 의존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31일 세계일보가 종로학원에 의뢰해 지난달 26~29일 학부모 5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숙제나 공부를 할 때 긴 글을 직접 읽기보다 AI나 인터넷 요약본을 먼저 찾아본다는 응답이 58.2%(가끔 그렇다 36.4%·자주 그렇다 18.9%·거의 항상 그렇다 2.9%)로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37.5%(거의 그렇지 않다 20.4%·전혀 그렇지 않다 17.1%)에 그쳤다.

실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서도 청소년들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과 생성형 AI 이용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초4~고3 응답자의 95.1%가 조사 직전 일주일간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했으며,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은 200.6분, 약 3시간20분에 달했다. 특히 중학생의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233.7분으로, 초등학생(143.6분)과 고등학생(226.2분)보다 길었다. 생성형 AI 이용률 역시 67.7%에 달했으며, 주된 이용 목적은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얻기 위해서(74.2%)’였다.

현장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심화하면서 학생들이 직접 글을 읽고 정보를 선별하는 기회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대한민국 수학교육상을 수상한 부산 대연중 하미숙 교사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면 자료 출처를 ‘제미나이’나 ‘챗GPT’로 적어내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AI가 내린 답이 늘 사실일 수는 없으며, AI는 출처가 될 수 없다고 교육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무계 초중등교육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동영상을 통해 정보를 취득하고, 책도 다 읽어주는 시대니까 눈으로 읽지 않는다. 글을 읽고 쓸 일이 점점 없어지는 것”이라며 “그만큼 자생력이 없어진다는 뜻과 같다. 결국 AI 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장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심화하면서 학생들이 직접 글을 읽고 정보를 선별하는 기회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장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심화하면서 학생들이 직접 글을 읽고 정보를 선별하는 기회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학습 결손도 문해력 저하를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김양진 경희대 국어국문학 교수는 “현재 중·고생들이 초등학교를 다닐 때 코로나를 겪으면서 학교에서의 여러 경험들이 제한되고 문자를 이해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사교육 중심의 교육 환경도 문해력 저하를 부추겼다는 시각도 있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사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이미 배웠을 거라고 간주하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질과 양도 낮아졌을 것”이라며 “진도는 계속 나가는데 기초가 없으니 뒤처지는 학생은 계속 뒤처지고,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평가 방식 변경에 앞서 공교육 내 문해력 체질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우리 사회는 대입에 집중되다 보니 ‘점수 위주’의 교육으로 흘러간다”며 “문해력과 사고력을 강화하는 미래지향적 교육 과정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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