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남자 테니스의 G.O.A.T(Greatest Of All Time)로 꼽히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1회전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조코비치의 메이저 대회 1회전 탈락은 20년 만이다.
조코비치는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6 US오픈 첫날 남자 단식 1회전에서 49위 마리아노 나보네(아르헨티나)와 4시간 36분 혈투 끝에 세트 스코어 2-3(6-7<5-7> 7-5 6-4 2-6 1-6)으로 패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흙신’ 라파엘 나달과 함께 2000년대 중반부터 남자 테니스 ‘빅3’를 형성했고, 빅3 중 막내였지만 역대 남자 테니스 최고 선수로 등극한 조코비치가 US오픈 1회전에서 탈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5년 US오픈에 첫 출전한 조코비치가 이 대회에서 1회전 탈락한 적은 한 번도 없다.
4대 메이저 대회로 범위를 넓히면 조코비치가 1회전 탈락한 건 이번이 3번째다. 20년 전인 2006년 호주오픈에서 당한 게 조코비치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 1회전 패배다. 이번 1회전 탈락으로 조코비치의 남녀 통틀어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 25회 우승 도전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조코비치는 현재 마거릿 코트(은퇴·호주)와 함께 24회로 이 부문 타이기록을 기록 중이다.
1987년생으로 만 39세인 조코비치가 1회전 탈락의 충격을 극복하고 내년 호주오픈에도 도전장을 내밀지 관심을 모은다. 조코비치는 올해 호주오픈에서는 결승에 올랐으나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조코비치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 우승은 2023년 US오픈이 마지막이다. 조코비치는 2023년만 해도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US오픈을 석권하며 남자 테니스의 정점에 올라있었다. 그해 준우승을 차지한 윔블던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면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휩쓸 수 있었다.
2024년부터 알카라스와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로 대표되는 2000년대생들의 전성 시대가 시작되면서 조코비치도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12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조코비치는 2024 윔블던 준우승, 2026 호주오픈 준우승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고, 4강에도 6회 진출했으나 우승 트로피는 들어올리지 못했다.
조코비치는 3-0으로 앞서다 역전당하며 첫 세트를 내줬다. US오픈 1회전에서 조코비치가 리드를 내준 건 2006년 대회 이후 처음이다. 조코비치는 2, 3세트를 가져가며 역전했으나 4세트부터 발이 매우 느려졌다. 왼발을 움켜쥐고 경련을 호소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4, 5세트 사이 메디컬 타임아웃 때는 의료진이 건넨 알약을 먹고 허리에 마사지를 받았다. 조코비치는 4세트의 마지막 다섯 게임을 연속으로 내줬다.
5세트 첫 게임도 나보네가 잇달아 가져갔다. 겨우 5세트의 4번째 게임을 따낸 조코비치는 관중들이 응원하자 감격에 겨워 울컥했다. 조코비치는 패배가 확정되자 담담하게 나보네와 인사를 나눈 뒤 코트를 떠났다.
25세의 나보네는 지난 3월 부쿠레슈티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그는 경기 뒤 “못 믿겠다.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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