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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대부업체 먼저 노출하는 포털… ‘사람 살리는 금융’ 동참해야”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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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김수미 경제부장, 정리=구윤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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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대출’ 검색하면 대부업체 우선
보이스피싱·스미싱 피해로 이어져
정책서민금융상품 우선 노출 제안

금융은 생계·가족·삶의 존엄성 문제
5단계 걸친 심사로 도덕적 해이 차단
청년들에 ‘신용은 큰 자산’ 가르쳐야

대출로 고수익 증권·가상자산 업계
서민금융재원 출연에 동참 필요성
지속 가능한 안정기금 제도화 필수
“제가 현장에서 상담해 보니 청년을 포함한 금융 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대출이 필요할 때 네이버 같은 포털에서 정보를 찾다가 보이스피싱, 스미싱 피해를 입었습니다. 포털이 ‘사람 살리는 금융’에 동참해 줘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대출 관련 포털 검색 시 대부업체가 우선 노출되는 문제에 대해 최근 국무총리실에 건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이 8월20일 서울 중구 서금원에서 세계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서금원 캐릭터 ‘포용이’ 인형을 들고 청년층의 금융취약 실태를 설명하고 있다. 김 원장은 불법사금융 예방을 위한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주문하며 “국무총리실에도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희태 기자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이 8월20일 서울 중구 서금원에서 세계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서금원 캐릭터 ‘포용이’ 인형을 들고 청년층의 금융취약 실태를 설명하고 있다. 김 원장은 불법사금융 예방을 위한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주문하며 “국무총리실에도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희태 기자

김 원장은 올해 취임 후 20곳이 넘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아 일일상담가로서 시민들과 얼굴을 맞댔다. 사무실에선 알 수 없는 시민들의 열악한 금융 현실과 제도상의 맹점, 사각지대를 직접 확인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급전이 필요한 시민들이 포털을 통해 대부업체나 대부중개업체에 유입되고 있는 현실도 그가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점이다.

김 원장은 현장에서 미취업 청년, 질병으로 일하기 어려운 청년, 학자금 대출부터 갚아나가다 다중채무자가 된 청년, 사이버도박에 빠져 빚더미에 앉은 중·고등학생과 군인 등 안타까운 사례들을 직접 접했다. 그가 “청년들에게 신용이 얼마나 큰 재산인지를 가르쳐야 한다”며 금융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금융을 ‘시혜적 지원’에서 ‘헌법상 권리’로 전환하는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입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9월 중 법안을 완성해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원장은 “같은 국민, 수평적 관계에서 보면 금융에 ‘포용’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며 “국민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금융을 기본권으로 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김 원장과 일문일답.

-현장에서 직접 상담하며 느낀 점은.

“현장에서 만난 분들에게 금융은 투자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생계와 가족, 삶의 존엄을 지키는 문제였다. 그만큼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들여다보니 이들을 돕기 위한 제도상 문제점들이 많았다. 실례로 얼마 전 대전에서 만난 60대 시민은 저소득 기준(연 3500만원)엔 충족하지만 저신용 기준(하위 20% 이하)에 맞지 않아, 즉 신용이 높다는 이유로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금용사와 상의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돕고, 자격 제한도 두 조건 중 하나만 충족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고치고 있다. 현장에 다녀오면 이런 점들이 하나씩은 발견되더라.”

-포털의 문제점은 현장에서 어떤 사례를 보고 발견했나.

“어느 날 오전 센터에서 상담하는데 방문한 시민 6명 중 4명이 보이스피싱 피해자였다. 이들이 왜 당했을까 궁금했다. 빚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소액대출을 받기 위해 포털에 검색하다가 걸려들었더라. 제가 직접 확인하기 위해 포털에서 ‘급전대출’, ‘소액대출’을 검색해 보니 정책서민금융기관보다 대부업체나 대부중개업체의 광고가 우선 노출됐다. 게다가 ‘서민금융진흥원’, ‘미소금융’, ‘햇살론’ 등의 관련 키워드에는 상품 취급 자격이 없는 업체가 광고를 하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네이버와 같은 포털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 불법·고금리 대출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포털이 광고 단계부터 정책서민금융상품의 취급자격을 확인하는 사전 예방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소액대출’, ‘급전대출’ 등 검색 시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우선 노출해 달라고 포털에 제안할 것이다.”

-최근 서금원·신복위를 찾는 청년들이 많이 늘었다던데.

“심각한 문제다. 미취업 청년들, 질병으로 일하기 어려운 청년들, 학자금 대출부터 갚아나가다 다중채무자가 된 청년 등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 얼마 전에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센터를 찾아왔다. 사이버도박을 하다가 돈을 잃고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렸더라. 학생이 돈을 안 갚으니까 업체에서 적용한 이자율이 5400%였다. 또 다른 시민은 20대 초반 여성이었는데, 당장 생활비도 없으면서 카드로 빚을 내 고가의 냉장고를 샀다. 소비 교육이 제대로 안 된 거다. 군인들도 마찬가지다. 요즘 군인들은 전역하면 2000만원 정도의 목돈 마련이 가능한데, 같은 군인들끼리 이걸 노리고 일부러 빚을 내게끔 하는 경우가 있었다.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사이버도박에 빠지는 군인들도 늘었다. 청년들에게 신용이 얼마나 큰 재산인지를 가르쳐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채무조정 정책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있다.

“신복위의 채무조정은 세 가지 유형이다. 신속·사전채무조정은 원금 삭감 없이 이자를 감면해 준다. 개인 워크아웃은 원금을 일부 감면해 주지만, 탕감이 아니고 나누어 갚게끔 지도하는 것이다. 정부의 장기 연체자 부채 탕감과 채무조정 정책은 단순히 개인의 채무를 탕감해 주는 일회성 시혜가 아니다. 생계형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취약계층의 연쇄 부실을 막고, 이들이 다시 경제활동 주체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민생금융 안전망이다. 상환능력을 상실한 한계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채무조정을 통한 경제활동 복귀를 지원하는 게 사회적 비용 최소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방법은 충분한가.

“도덕적 해이와 제도 남용 방지를 위해 총 5단계에 걸친 심사체계를 갖춰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또 행정정보·마이데이터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활용한 심층 상담을 통해 채무자의 소득·재산 등 실제 상환능력을 정교하게 검증해 제도가 남용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채무조정을 받고 빚을 갚는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는지를 연구했을 때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다. 또 대안CB(신용평가) 모델을 개발 중인데, 채무자의 카드사용 행태를 보다 면밀히 알게 돼 언론에서 보도되기도 했던 외제차 타고, 골프 치러 다니는 등의 사례는 불가능해질 것이다.”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이 확대될수록 금융사들의 건전성을 악화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은행들이 고신용자에게만 돈을 빌려주라고 설립 인가를 받은 건 아니지 않나. 경제 논리에 의해 지금까지 저신용자를 배제했으면, 그렇게 생긴 이익으로 이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게 맞다. 기존의 은행이나 보험뿐만 아니라 최근 대출로 수익을 많이 거둔 증권업계와 가상자산 업계도 서민금융재원 출연에 동참해야 한다. 대출을 해줬으니 당연히 못 갚는 채무자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채무를 갚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논리적으로만 접근해 ‘돈을 못 갚는데 어떻게 건전성을 유지할 거냐’는 건 포용금융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

-국민기초금융보장법 발의는 어디까지 진행됐나.

“현재 법안 초안 검토 단계다. 사실 국회는 설득됐고, 다음 달쯤 법안 발의가 될 것 같은데 더 중요한 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다. 금융기본권을 실현했을 때 경제적 효과나 사회적 편익이 얼마나 큰지를 현재 분석하고 있다. 실제 효과를 입증할 수 있어야 사회와 국민을 설득할 수 있지 않겠나. 법안에는 금융기본권을 명문화하고 5대 권리(접근권, 생존권, 재기권, 자립권, 자산형성권)와 4대 기초금융(기초상담, 기초보험, 기초대출, 기초저축)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를 위한 서민금융법 개정안 논의가 지지부진한데.

“국회 논의를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서금원은 민간·정부 출연금을 기반으로 정책서민금융을 공급해 왔으나, 재원의 안정성, 공급의 탄력성이 미흡한 상황이다. 서민금융이 지속 가능한 제도가 되기 위해선 서민금융안정기금이 필수적이다. 기존에는 매년 새롭게 결정되는 예산범위 내에서 특정상품을 공급하는 구조로 경기변화 대응과 중장기적 지원이 어려웠지만, 기금이라는 상시재원을 확보하면 특정 연도의 예산규모가 아닌 서민금융 수요에 따라 취약계층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된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인터뷰 /2026.08.20. 유희태 기자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인터뷰 /2026.08.20. 유희태 기자

-향후 추진할 정책은.

“서민금융을 바라보는 관점을 ‘얼마나 많이 공급하느냐’가 아닌 ‘국민의 위기를 어떻게 예방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느냐’로 한 단계 더 나아가려 한다. 햇살론 일반·특례 등의 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매년 3000억원씩 확대하는 한편 제주, 광주, 부산 등 지자체와 협력해 직접대출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단순한 금융지원이 아닌 저축하고 관리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금융지원을 위해 청년미래적금 등 자산형성상품 운영을 비롯해 청년 모두를 위한 재무상담을 추진한다. 민간 금융회사와 협업해 ‘지역 밀착형 복합지원센터’를 확대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실 가능성을 조기에 파악하고 필요한 지원을 안내하는 선제적 부실 징후 알림 서비스를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은…

 

●1965년 전북 전주 출생 ●한국외대 법학과 졸업 ●한국외대 법학대학원 석사 및 박사과정 ●독일 만하임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 ●2013∼2020년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비상임위원 ●2017∼2020년 대통령직속정책기획위원회 경제분과 위원 ●2020∼2023년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 ●2025년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 기획위원 ●2006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6년 1월∼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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