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 듀오가 거짓·과장 광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억4500만원을 부과받았다.
듀오 측은 일부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정위가 조사했던 광고 가운데 ‘업계 매출액 1위’와 ‘업계 최다 회원수’ 표현이 최종 제재 대상에서 빠졌다는 게 반박의 핵심이다.
그렇다고 이번 광고 전체가 문제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공정위가 실제로 위법하다고 본 광고는 3가지다. 전문직·명문대 회원 수를 객관적 비교 없이 ‘업계 최다’라고 내세운 표현, ‘업계 유일 외부감사 대상법인’이라는 문구, ‘전문매니저 230명’이다.
이 중 전문매니저 숫자는 광고와 실제 사이의 간극이 가장 뚜렷했다. 듀오는 230명을 내세웠지만, 공정위가 확인한 실제 회원 알선 전담 매니저는 188명이었다.
공정위는 지난 26일 듀오정보의 거짓·과장 광고 행위에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3억45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듀오는 2022년 11월부터 인터넷 기사와 홈페이지, 블로그, 버스 광고 등을 통해 ‘업계 최다 전문직 5135명’, ‘명문대 회원수 1만6479명 업계 최다 보유’ 같은 표현을 써왔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건 5135명, 1만6479명이라는 수치 자체가 아니라 이를 ‘업계 최다’라고 단정한 근거였다.
듀오는 의사·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과 의학계열 대학, 서울·수도권 대학, 지방국립대, 사관학교 등을 자체 기준으로 분류해 회원 수를 집계했다. 문제는 이 기준을 경쟁 결혼정보업체에도 똑같이 적용해 비교해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입증자료도 따로 내놓지 못했다.
공정위는 전문직이나 학력별 회원 규모가 결혼정보업체를 고르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인 만큼, 근거 없이 ‘업계 최다’를 내세우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할 수 있다고 봤다.
‘업계 유일의 외부감사 대상법인’, ‘국내 유일 금감원 전자공시 업체’라는 광고도 제재를 받았다.
듀오는 2002년부터 2021년까지 약 20년간 업계에서 유일하게 외부감사를 받아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문제는 시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광고가 노출되던 2022년 4월 14일에는 이미 다른 결혼정보업체인 바로연결혼정보의 감사보고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돼 있었다. 과거 오랫동안 듀오만 외부감사를 받았다 하더라도, 광고 시점 기준으로는 더 이상 ‘업계 유일’이 아니었던 셈이다.
듀오는 경쟁업체의 외부감사 사실을 확인한 뒤로는 해당 표현을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재에서 숫자 차이가 가장 명확했던 대목이다.
듀오는 2022년 11월부터 2025년 6월 25일까지 홈페이지에 ‘업계 최대 230명 전문매니저가 2대1 맞춤 관리를 진행합니다’라는 문구를 걸어뒀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 결과 2023년 10월 기준 실제로 회원 간 만남을 전문적으로 주선하는 매니저는 188명이었다. 나머지는 일반 직원이었다.
공정위는 소비자 입장에서 ‘전문매니저 230명’이라는 표현을 보면 실제 만남을 주선·관리하는 전문 인력이 230명인 줄 알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결혼정보 서비스는 가입 전에는 회원 구성이나 실제 서비스 내용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회원 규모나 매니저 수 같은 정보는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으로 취급됐다.
듀오가 이번 결정에 이견을 제기하는 핵심은 따로 있다. 조사 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업계 매출액 1위’와 ‘업계 최다 회원수’ 광고가 최종 제재 대상에서는 빠졌다는 점이다.
듀오는 매출액 1위 표현과 관련해 2013년 이후 주요 결혼정보업체의 매출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듀오의 2025년 매출은 약 483억7000만원이다.
전체 회원수에 대해서도 정부의 ‘2023년 결혼중개업 실태조사’ 등을 근거로 자사 회원수가 2위 업체의 약 1.9배 수준이라고 소명했다고 한다.
공정위가 이 두 표현을 최종 제재 대상에서 뺀 건 듀오에 유리하게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다만 이를 두고 공정위가 ‘듀오는 매출·회원수에서 공식 업계 1위’라고 인증했다고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
듀오 측 설명을 봐도 공정위의 결론은 “제출된 자료로는 이 두 표현의 위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에 가깝다.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았다’와 ‘업계 1위가 공식 확인됐다’는 서로 다른 이야기다.
2023년 경쟁업체 가연이 듀오를 상대로 낸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사실도 같은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당시 가연은 듀오가 쓴 ‘업계 매출 1위’, ‘업계 최다 회원수’, ‘전문직·명문대 회원 최다’, ‘모든 지표 독보적 1위’ 등의 표현을 문제 삼았다.
서울중앙지법은 가연의 신청을 기각했지만, 듀오 광고 내용을 전부 사실로 인정했거나 표시광고법상 적법하다고 판단해서 기각한 건 아니었다.
재판부는 오히려 ‘업계 최다 회원수’, ‘전문직·명문대 회원 최다’ 같은 표현에 이를 뒷받침할 합리적 근거가 부족해 거짓·과장 광고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처분이 기각된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듀오 광고에 가연을 직접 비교하거나 평판을 훼손하는 내용이 없었고, 그 광고 때문에 가연의 매출이 줄었다는 인과관계도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설령 손해가 있었더라도 사후 금전배상으로 회복 가능하니, 본안 판단 전에 광고부터 긴급히 금지할 필요는 없다고 재판부는 봤다. 이 가처분 기각을 듀오 광고 전체에 대한 적법성 확인으로 보는 건 무리다.
광고를 언제 그만 썼는지를 두고도 양측 설명이 다르다.
듀오는 문제가 된 비교·우위 표현을 2023년 이후 새 광고에는 쓰지 않았고, 기존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반면 공정위는 과거 인터넷 기사 형태로 게재된 일부 광고가 사건 심의일인 지난 7월 16일까지도 온라인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듀오의 설명대로 2022~2023년에 배포된 자료가 뒤늦게 온라인에 남아 있었던 것이라면, ‘새 광고를 계속 집행했는가’와 ‘기존 광고가 계속 노출됐는가’는 구분해서 볼 문제다.
새 광고를 중단했더라도 과거 광고물이 검색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계속 노출됐다면, 그 영향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듀오 관계자는 “매출액과 전체 회원수 관련 표현은 최종적으로 위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며 “일부 비교·우위 표현에 대해서는 공정위와 견해 차이가 있어 최종 의결서를 검토한 뒤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사건과 별개로, 부당 광고 관련 매출액을 산정할 수 없을 때 적용하는 정액 과징금 한도를 현행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올리는 표시광고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결혼정보업처럼 매출 규모를 특정하기 어려운 업종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결국 이번 공정위 제재의 쟁점은 ‘듀오가 업계 1위냐 아니’'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매출액과 전체 회원수 관련 표현은 최종 제재에서 제외됐지만, 전문직·명문대 회원 ‘업계 최다’, 외부감사 ‘업계 유일’, ‘전문매니저 230명’ 광고는 각각의 근거와 사실관계에 따라 거짓·과장성이 인정됐다.
그중에서도 230명으로 광고된 인력 가운데 실제 알선 전담자가 188명이었다는 공정위 조사 결과는 이번 사건에서 숫자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 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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