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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16조 ‘머니무브’… 증권사로 이동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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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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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이전 규모 전년比 2배로

올해 상반기에만 6.9조 규모 이전
증시 호황에 은행·보험 이탈 많아

은행→증권, 5.2조 전체 33% 차지
DB형, 되레 증권서 은행으로 이동

퇴직연금 규모 554조로 급속 팽창
운용사 가입 유치 경쟁 치열해져
금감원, DC→타 IRP 허용도 추진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작된 2024년 10월 말 이후 16조원의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 호황에 이전 규모가 전년보다 2배 이상 급증한 가운데 은행에서 증권으로 옮겨가는 ‘머니 무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퇴직연금 시장 성장에 발맞춰 고객 유치를 위한 사업자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뉴시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뉴시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10월31일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행된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누적 이전 금액은 15조9000억원(25만여건)으로 집계됐다. 일평균으로는 261억원(409건) 수준이다. 반기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에만 6조9000억원이 이전됐다. 전년 동기(3조2000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는 가입자가 기존 운용상품을 매도(해지)하지 않고 퇴직연금 사업자만 바꿔 계좌를 이전하는 서비스다. 퇴직연금 가입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사업자 간 건전한 경쟁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업권별로는 은행에서 증권으로 이전된 금액이 5조2000억원으로 전체 금액의 33%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급격한 상승세를 타면서 은행과 달리 실시간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가능하고 상품군도 더 다양한 증권사로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적극적인 투자자들이 늘면서 증권업권 순유입 금액도 4조1513억원에 달했다. 반면 은행과 보험업권에선 각각 3조9714억원, 1799억원이 빠져나갔다. 제도별로도 확정급여(DB)형은 증권사에서 은행·보험사로, 확정기여(DC)형과 IRP(개인형퇴직연금)는 은행·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이동이 많았다.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는 DB형과 달리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DC형과 IRP에서 증권사로 이동 흐름이 두드러졌다. 제도별 이전 금액은 IRP에서 6조8000억원으로 가장 활발하게 실물이전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DC형과 DB형 이전 금액은 각각 4조8000억원, 4조3000억원이었다.

전체 사업자 중 2분기 말 적립금 기준 1위는 신한은행(58조8888억원)이다. 이어 삼성생명(57조3963억원)과 KB국민은행(53조3786억원), 하나은행(53조1663억원), 미래에셋증권(52조210억원) 순이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올해 1분기 처음 500조원을 돌파했고, 2분기에는 553조9000억원으로 늘며 빠르게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시장이 빠르게 커지자 사업자 간 자금 유치전에도 불이 붙었다.

키움증권은 지난 6월 퇴직연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가입 고객의 초년도 수수료를 전면 면제하고, 업계 처음으로 IRP 계좌에 대한 수익률 연동형 수수료 제도를 도입해 고객 확보에 나섰다. 신한투자증권도 IRP 수수료 무료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업권에선 카카오뱅크가 퇴직연금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보험업권에선 메리츠화재가 지난 4월부터 DB형에서 DC형과 IRP로 상품 공급을 확대했다. 삼성생명은 이달 1일부터 대면, 비대면 구분 없이 IRP 가입자 대상 수수료 면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퇴직연금 실물이전이 더 활발해질 수 있도록 소비자 불편 해소에 나섰다. 금감원은 이날 예탁결제원, 협회, 한국증권금융, 퇴직연금 사업자 등과 ‘실물이전 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었다.

금융당국은 DC에서 타 사업자의 IRP로 이전할 수 있도록 전산을 개발하고, 환매중단펀드를 이전 가능 상품에 포함해 소비자 불편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퇴직연금 상품을 다른 금융사로 옮길 수 있는 서비스는 각 DB, DC, IRP 동일 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 환매중단펀드를 보유한 계좌는 실물이전이 제한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음 달까지 개선 방향을 확정하고 10월부터 전산 개발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내년까지 TF를 완료해 더 많은 가입자가 편리하게 실물이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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