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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무슨 아파트” vs “청년 살 곳 필요”…용산공원서 시민들에게 물어봤습니다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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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국윤진 기자·유동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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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 개발 논란에 의견 팽팽
“공원 지켜야” vs “청년 집 필요”
정부·서울시 이번 주 공급 재논의
세계일보 신규 유튜브 코너 <29면>은 지면 너머의 현장을 포착하는 콘텐츠다. 기사 한 줄로는 다 전하지 못한 사실부터 미처 묻지 못한 질문, 직접 가봐야 알 수 있는 현장의 이면까지 텍스트 너머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기록한다.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에서 남산이 보이는 전경. 유동민 인턴기자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에서 남산이 보이는 전경. 유동민 인턴기자

 

서울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4분 정도만 걸으면 도심 한복판에 넓은 잔디마당이 펼쳐진다. 붉은 지붕의 옛 미군 장군 숙소 너머로는 고층 건물과 주상복합이 우뚝 솟아 있다. 반대편으로는 남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축구장 약 42개 크기인 30만㎡ 규모의 정원은 빌딩이 빽빽한 용산 한복판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이다. 직장인들은 점심식사 후 잔디마당을 걸으며 여유를 즐기고, 아이들은 비눗방울을 쫓아다니며 뛰어논다. 외국인 방문객들도 정원을 둘러보며 한낮의 평온한 풍경에 섞여든다.

 

하지만 이달 들어 정원 앞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 공원 입구 펜스 앞에는 주택 개발에 항의하는 근조화환 수십여 개가 늘어서 있다.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입구 앞에 용산공원 개발에 반대하는 내용의 근조화환이 줄지어 서 있다. 유동민 인턴기자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입구 앞에 용산공원 개발에 반대하는 내용의 근조화환이 줄지어 서 있다. 유동민 인턴기자

 

지난 19일 저녁에는 “서울 심장 공원에 아파트가 웬 말이냐”, “용산공원 보존하자”고 적힌 팻말을 든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정부가 용산공원 일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주민 200여명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이들은 주택 공급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도심 녹지를 허물어서는 안 된다며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용산 주민 홍희주(66)씨는 “청년들을 위한 아파트 공급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지금은 인구가 계속 줄어가는 시대”라며 “지어놓고 정작 청년이 들어가지 않아 20~30년 뒤에 빈 아파트가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준민(43)씨도 “서울 중심에 이렇게 큰 녹지 공간이 있는 곳을 찾기 어렵다”며 “많은 시민이 자연을 즐기고 여가 생활을 하는 곳에 급한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을 짓는 것은 근시안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앞에서 용산공원지키기 주민모임 관계자들이 ‘용산어린이정원 사수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유동민 인턴기자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앞에서 용산공원지키기 주민모임 관계자들이 ‘용산어린이정원 사수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유동민 인턴기자

 

하지만 주택 공급을 위해 일부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곽태환(32)씨는 “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많은 공간이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민들을 위해 이 공간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차원에서 찬성한다”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시에 사는 강수경(34)씨도 “청년들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주택 공급에 힘을 실었다.

 

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장교숙소와 옛 방위사업청 부지 등 이미 건물이 들어서 있거나 공원 기능이 훼손된 곳을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용산어린이정원을 활용할 경우 개발 방식에 따라 최대 2만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서울시는 용산공원 본체를 녹지로 보존해야 한다며 주택 공급에 반대하고 있다.

 

대신 캠프킴 등 공원 주변 부지와 인근 유휴부지를 활용하고,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인근에서 용산공원 개발 반대 서명을 하고 있는 주민들. 유동민 인턴기자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인근에서 용산공원 개발 반대 서명을 하고 있는 주민들. 유동민 인턴기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부지를 원안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과 부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갈린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의 녹지율 자체가 낮은 것은 아니지만 시민들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평지의 숲과 공원은 부족하다”며 “주택 공급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은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대부분의 공원은 보존돼야 하지만 위치와 이용 편의, 도시 문제 등을 고려하면 복합적으로 개발해야 할 땅도 있다”며 “용산공원 일부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 확대와 대규모 녹지 보존. 과연 서울을 위해 진짜 필요한 대책은 무엇일까? 정부와 서울시는 이번 주 다시 만나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란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는 세계일보 유튜브 <29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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