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협조하면 적 간주” 맞불
파키스탄 무니르, 양국 중재 나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에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적 제재를 가하겠다면서, 이에 협조하지 않는 나라는 ‘국제적 왕따(global pariah)’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도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에 보복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베선트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란에 경제적 디데이(D-Day)가 오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내고 “이란 정권에 대한 유화책이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판단하는 국가는 재고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 디데이’에 대해 “단일 적국을 상대로 시행된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금융 공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제재안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는 이란산 석유 구매·운송, 이란과의 금융 거래, 이란 항공·해상 교통 협조 등을 ‘공모’로 규정하고 “그런 유화책을 유지할 경우 불러올 결과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고문에서 베선트 장관은 ‘파스칼의 내기’를 언급했다. ‘파스칼의 내기’란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의 종교적 변증론으로, ‘가장 나쁜 결과를 피하는 선택이 합리적’이라는 명제를 입증한 논증이다. 그는 “이 내기는 이제 이란의 ‘생명줄’에 적용된다”며 “(이란) 테러의 은신처가 되는 것은 미국의 눈에 국제사회의 ‘왕따’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란을 지원하면 미국의 보복에 직면하게 돼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란 의미다. 그러면서 그는 “이란이 경제적 조치에 군사적으로 대응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에 협조하는 국가에 보복을 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전날 국영방송에서 “미국이 벌이는 ‘경제 전쟁’에 가담하지 말라”며 “경제 제재 부과에 참여하는 어떤 국가든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걸프만 인접 국가를 향해 ‘대체 수출 경로’가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홍해 우회로 봉쇄의 뜻도 내비쳤다.
이란 내 대표적 협상파인 마수드 페제키시안 대통령도 TV연설을 통해 “적들은 이란이 베네수엘라처럼 무너질 것이라고 오판했지만 저항, 연대, 결속력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며 결속을 통해 미국과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양국의 대치가 ‘경제 전쟁’으로 옮겨붙는 가운데, 그간 종전 협상에서 핵심 중재역을 맡아온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이 이날 이란을 방문해 돌파구를 마련할 계기가 될지 주목을 받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며 이란에 여러 제안을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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