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됐던 30대 여성이 실종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담당 경찰관이 실종 신고 직후 “당사자와 연락이 닿았다”고 거짓말을 한 뒤 사건을 종결하고 데이터까지 삭제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24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인근에서 지난 5월 실종된 장미란(37)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수색팀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장소는 장씨가 머물던 숙소에서 불과 1㎞ 남짓(도보 10여 분) 떨어진 곳이다.
시신은 부패가 심해 육안으로 신원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태이며, 경찰은 정밀 감식을 통해 정확한 신원과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상태로 볼 때 범죄 피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장씨는 지난 5월 12일 밤 10시 15분쯤 장기 투숙 중이던 숙소를 나선 뒤 행방불명됐다. 함께 지내던 남자친구가 사흘 뒤인 5월 15일 제주서부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고, 경찰은 장씨의 휴대전화 위치가 한림항으로 이동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사건 담당자였던 A 경관(경장)의 부실 대응으로 초기 수색은 곧바로 중단됐다. A 경장은 신고 2시간 30분 만인 당일 밤 9시 16분께 신고자에게 전화를 걸어 “장씨와 연락이 닿았고 안전하다. 다만 본인이 위치를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며 허위 사실을 알렸다.
이어 A 경장은 사건을 종결 처리하고 경찰 내부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장씨의 관리 데이터를 삭제했다. 경찰은 A 경장이 시스템에 ‘변사’ 처리 등을 입력해 기록을 지웠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장에 출동했던 파출소 인력이 전원 철수하며 초기 수색이 완전히 멈췄다.
이후에도 부실 대응은 이어졌다. 장씨의 남자친구가 지난달 17일 재차 신고를 시도했으나, 시스템에 남겨진 허위 기록 때문에 접수조차 되지 않았다. 결국 장씨 가족이 지난달 19일 서울에서 다시 신고를 접수한 뒤에야 뒤늦은 재수색이 시작됐다.
A 경장의 허위 종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일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 사건에서도 똑같이 “연락이 닿았으나 가족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며 종결 처리했다. 장씨 사건이 알려진 뒤 해당 가족이 지난 21일 재신고했으나, 이 남성은 이튿날인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경장을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범행 동기와 함께 담당했던 다른 실종 사건에서도 유사한 허위 종결 사례가 있었는지 전수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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