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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고립’ 느낀다면 ‘우리동네 다온편의점’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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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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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익숙한 편의점 진열대가 눈에 들어온다. 선반에는 즉석밥과 라면, 생필품이 정갈하게 놓여 있고 한쪽 벽면에는 무인 키오스크가 조용히 불을 밝히고 있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동네 골목 편의점이지만, 이곳은 사회적 고립 위기에 놓인 이웃들이 타인의 시선이나 증명의 부담 없이 언제든 발걸음할 수 있도록 마련된 ‘우리동네 다온편의점’이다.

 

1인 가구가 전체 세대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인구 구조 변화 속에서 고독사는 더 이상 특정 계층만의 비극이 아닌 사회 전체의 중대한 과제로 부상했다.

 

특히 심리적 고립이 깊어질수록 관공서 문턱을 넘기 꺼린다는 점에 착안해, 최근 지자체들은 일상 공간에 스며든 비대면 기술과 생활밀착형 거점을 통해 복지 전달 체계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 신청주의 한계 넘은 일상 거점… 자존감 지키는 비대면 복지

 

24일 안산시 등에 따르면 기존의 복지 체계는 당사자가 직접 주민센터를 방문해 자신의 경제적 빈곤과 처지를 증명해야 하는 신청주의 구조에 머물러 있었다.

 

이러한 방식은 도움이 절실한 고립 가구에 심리적 낙인감을 주어 복지 사각지대를 키우는 주된 원인으로 지적받아 왔다.

 

안산시가 도입한 다온편의점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기획됐다. 위기 가구가 비대면 키오스크를 통해 긴급 생필품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휴식 공간과 1인 가구 소통 프로그램으로 연결되도록 동선을 설계했다. 지

 

원을 요청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일상적인 공간에서 관계를 맺어가는 선제적 접근이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고립과 고독사 문제는 개인의 불행이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공동의 숙제”라며 “다온편의점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민이 타인의 시선이나 부담 없이 언제든 문을 두드릴 수 있는 따뜻한 쉼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기술로 촘촘해진 안부망… AI 케어콜과 IoT 돌봄의 진화

 

비대면 기술을 활용한 안전망 구축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인천광역시는 1인 가구 지원 시행계획을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안부확인 돌봄서비스와 사물인터넷(IoT) 돌봄플러그 지원 사업을 대폭 확대했다.

 

AI 케어콜 시스템은 고립 위험이 높은 가구에 정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식사 여부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이상 반응이나 장기 미응답이 감지되면 즉각 전담 복지 인력이 현장으로 출동하도록 연계된다.

 

전력 사용량과 조도 변화를 감지하는 스마트 플러그 기술 역시 일상생활의 미세한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안전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느끼는 외로움과 고립감은 도시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며 “기술을 통해 일상의 위험 신호를 빠르게 파악하고 적기에 개입하는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의 2026년 고독사 예방 실태조사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고독사 고위험군의 68%는 행정복지센터 방문 시 타인의 시선과 복지 대상자 낙인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무인 키오스크나 편의점 형태의 거점 공간, AI를 활용한 선제적 발굴 체계에서는 복지 서비스 초기 진입률이 기존 방문 상담 대비 약 2.4배 높게 집계됐다.

 

◆ 일회성 물품 지원 넘어 지속 가능한 관계망 복원 과제

 

전문가들은 비대면 기술과 생활 거점을 통한 조기 발굴이 의미 있는 첫걸음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단발성 물품 지원을 넘어 지속적인 사회적 관계망 복원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긴급 지원으로 확보한 접점을 바탕으로 자조 모임, 동네 소모임, 심리 상담 등 지역사회 공동체와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후속 프로그램이 정밀하게 결합해야 실질적인 고립 탈출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사회복지 전문가는 “고독사 예방의 핵심은 위기가 한계치에 달하기 전 얼마나 자존감을 지켜주며 사회와 연결하느냐에 있다”며 “기술적 모니터링과 따뜻한 이웃 관계망이 결합한 지역 맞춤형 통합 돌봄 모델이 안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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