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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에 소주, 소파에 털썩”…24년 새 3.3배 뛴 ‘한국인 3위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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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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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장암 환자 24년간 가파른 증가…식생활 변화와 맞물려
고지방 식단, 장내 환경 바꿔 암 성장 돕는 경로 잇따라 규명
술 자주 마시고 오래 앉아 지낼수록 위험↑…생활습관 관리 중요

“삼겹살에 소주 마시고 소파에 털썩?”

 

붉은 고기와 가공육의 과다 섭취, 음주, 신체활동 부족이 장기간 반복될 경우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pexels
붉은 고기와 가공육의 과다 섭취, 음주, 신체활동 부족이 장기간 반복될 경우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pexels

퇴근 후 삼겹살을 굽고 소주를 곁들인 뒤 소파에 앉아 하루를 마무리한다. 한두 번의 저녁 식사가 곧바로 암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문제는 붉은 고기와 가공육 섭취, 음주, 신체활동 부족이 오랜 기간 반복될 때다.

 

세 가지 모두 대장암과 관련성이 확인된 생활 요인이다. 최근에는 기름진 서구식 식단이 장내 세균과 담즙산 대사를 거쳐 대장 종양을 촉진할 수 있다는 기전까지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국내 대장암 환자 수도 크게 늘었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1999년 9783명이었던 대장암 신규 발생자는 2023년 3만2610명으로 24년 사이 3.3배가 됐다. 2023년 전체 신규 암 가운데 11.3%를 차지해 갑상선암과 폐암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이 숫자를 ‘대장암 발생률이 3배 증가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절대적인 신규 환자 수를 비교한 값으로, 같은 기간 인구 고령화의 영향도 함께 반영돼 있다. 중앙암등록본부 역시 장기간 암 환자 수 증가에 고령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기름진 식탁이 바꾼 장내 환경

 

최근 국제학술지 ‘거트(Gut)’에 발표된 연구는 서구식 식단과 대장암을 잇는 장내 세균의 역할을 추적했다.

 

연구진은 대장암 유전적 소인을 가진 돼지에게 서구식 식단을 먹였다. 그 결과 대장암 양상이 악화됐고, 대장에서 이차 담즙산인 데옥시콜산(DCA) 농도와 대장 상피세포 증식이 함께 증가했다. 담즙산을 흡착하는 약물을 투여하자 세포 증식은 억제됐다.

 

연구진은 이어 장내 세균으로 범위를 좁혔다. 여러 인간 코호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장암 환자의 대변에서 담즙산을 DCA로 전환하는 데 관여하는 특정 세균의 유전자군이 더 자주 발견됐다. 생쥐 실험에서 이 세균을 장내 미생물군에 추가하자 DCA 생성과 대장 종양 부담이 함께 늘었다.

 

이번 연구가 삼겹살 자체를 대상으로 사람의 대장암 발생을 추적한 것은 아니다. 돼지와 생쥐, 인간 대장 오가노이드, 환자 코호트 자료를 함께 이용해 서구식 식단과 장내 미생물, 담즙산을 연결하는 기전을 확인한 연구다.

 

붉은 고기와 가공육을 과도하게 먹는 식생활이 대장암 위험요인이라는 점은 기존 연구와 국내 암 예방 지침에서도 확인돼 있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쇠고기뿐 아니라 돼지고기와 양고기도 붉은 고기에 포함하며, 붉은 고기와 육가공품의 과다 섭취를 대장암 위험요인으로 제시한다.

 

◆술은 종류보다 ‘순수 알코올량’

 

삼겹살 옆에 놓인 술잔도 빼놓을 수 없는 위험요인이다. 2026년 6월 미국임상영양학저널(AJCN)에 발표된 연구진은 10개 연구의 대장암 환자 1만1826명과 대조군 1만888명 자료를 통합해 음주량과 대장암의 관계를 분석했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만 분석했을 때 하루 순수 알코올 섭취량이 14g 늘어날 때마다 대장암 오즈는 10% 높아졌다. 연구진은 특히 하루 28g을 넘는 고섭취가 전체 연관성을 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14g을 단순히 ‘소주 한 잔’이라고 바꿔 읽어서는 안 된다. 연구가 기준으로 삼은 것은 술의 종류나 잔 수가 아니라 실제 섭취한 순수 알코올의 양이다.

 

술이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경로도 여러 가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술의 에탄올과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아세트알데히드 모두 발암성이 있다. DNA 손상과 산화 스트레스, 장내 미생물 변화 등이 암 발생과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음주량을 줄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음주 감소나 중단 이후 아세트알데히드 대사와 DNA 손상, 염증 등 일부 발암 기전이 되돌아갈 수 있다는 강한 근거가 있다고 평가했다. 술을 줄이거나 끊는 것이 실제 대장암 발생을 낮춘다는 역학적 근거는 현재 제한적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생활도 위험요인

 

먹는 것과 마시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다. 움직이지 않는 생활 역시 대장암 위험과 연결돼 있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신체활동 부족을 대장암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특히 거의 종일 앉아서 일하는 등 육체적 활동이 적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에서 대장암 위험이 높다. 결장암과의 관련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암연구기금(WCRF)도 신체활동이 결장암 위험을 낮춘다는 강한 근거가 있다고 평가한다. 빠르게 걷는 것과 같은 중강도 운동부터 달리기 등 고강도 활동까지 모두 포함된다.

 

신체활동은 소화와 장 내용물의 이동을 돕는 동시에 체지방과 인슐린 저항성, 염증 등에 영향을 미쳐 암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삼겹살과 소주를 곁들인 식사 뒤 소파에 앉아 휴식하는 모습과 대장암 위험을 표현한 이미지. 붉은 고기 과다 섭취와 음주, 신체활동 부족은 대장암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삼겹살과 소주를 곁들인 식사 뒤 소파에 앉아 휴식하는 모습과 대장암 위험을 표현한 이미지. 붉은 고기 과다 섭취와 음주, 신체활동 부족은 대장암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중요한 것은 식사를 마친 뒤 한 번 앉았느냐가 아니다. 붉은 고기와 가공육을 자주 먹고, 음주량이 많고,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생활이 장기간 반복되는지가 문제다.

 

대장암을 어느 한 가지 음식이나 습관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나이와 유전적 요인, 염증성 장질환처럼 개인이 바꾸기 어려운 위험요인도 있다. 그럼에도 식생활과 음주, 신체활동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영역이다.

 

삼겹살 한 점, 술 한 잔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지만 얼마나 자주 먹고 마시는지, 하루 동안 얼마나 움직이는지는 지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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