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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여당 전당대회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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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말을 할까? 말을 하는 것은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잠을 자고 하는 것과 같은 인간의 본능적이고 기본적인 행위라서 의문을 가지거나 생각해 보는 일은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인간의 말을 통한 의사소통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학에서도 ‘말을 하는 이유’를 조사한 연구는 드문 편이다.

말을 하는 이유를 사람들의 경험적인 데이터를 조사하여 도출한 대표적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①기쁨과 즐거움을 얻으려고, ②공감을 얻기 위하여, ③유대감을 나누려고, ④현실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⑤기분 전환을 위해, ⑥다른 사람의 동의를 구하려고 말을 한다(‘Conceptualization and measurement of interpersonal communication motives’, Rubin, Perse, & Barbato). 여기에 ⑦정보를 얻기 위하여를 추가하면 왜 말하는가에 대한 이유는 대략 포괄된다.

지난 17일에 끝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넓은 의미에서 특히 ②번과 ⑥번에 초점을 맞추어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말의 잔치를 벌이는 시기였다. 특히 어떤 이슈에 대해 다른 후보자들과 비교하여 자기 입장이 더 적절함을 강조하는 주장에 몰두했다. 자기주장은 3가지 형태로 이루어진다. ‘정보적 접근’은 이슈와 관련해 자기 입장이 어떠한지를 확실히 알 수 있게 설명한다. ‘설득적 접근’은 자신과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에게 동의를 얻거나 영향을 미쳐서 우호적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논쟁적(argumentative) 접근’은 정보적 접근과 설득적 접근에 더해 상대의 입장을 공격하여 자기 입장이 우월함을 보이려고 한다.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에 정보적·설득적·논쟁적 말들이 당선이라는 목표 성취를 위해 난무했다. 그러나 엄청난 규모의 말 대잔치치고는 당리당략을 넘어서는 공동체의 비전과 미래를 품격 있게 설득하는 말은 빈곤했다. 오히려 상대 후보자의 인성, 인격, 능력, 외모, 아이큐, 인간성을 동물, 물고기, 대통령과 관계, 의리, 전쟁에 빗대어 조롱하고, 폄훼하는 말이 횡행했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 정서와 신뢰감을 훼손하는 말들이었다. 대한민국의 정치를 책임지겠다는 여당의 리더들이 건설적이지 못한 말의 전문가라는 점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정치인들은 시시비비를 넘어서 상대를 위협하는 파괴적인 막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민주사회의 필수요건인 서로 다른 입장을 부정하고, 협의와 협력을 위한 최고 도구인 말의 가치를 몰라보는 무지이기 때문이다.

나쁜 말은 나쁜 관계와 결과를 낳고, 좋은 말은 좋은 관계와 결과를 낳는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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