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 2연패를 노리는 팀이 이틀간 31실점이라니...첫째 날이야 3-1로 앞서던 경기를 뒤집혔으니 이해라도 해보겠다만, 둘째 날은 무려 9-0으로 앞서던 경기를 11-15로 뒤집혔다. 통합우승을 위한 전제조건인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은 이미 힘들어졌다고 쳐도, 지금 분위기라면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한 3위 탈환도 쉽지 않아 보인다. LG 트윈스 얘기다.
LG는 2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3회까지 9-0으로 앞서던 경기를 11-15로 대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KT와의 주중 3연전에서 18,19일 승리를 거두며 48일 만에 연승의 맛을 본 LG는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6회까지 3-1로 앞서다 7,8,9회에 각각 6실점, 7실점, 2실점 등 3이닝 동안 15점을 내주며 4-16으로 대패했다. 전날 당한 대패의 기운이 대전까지 옮겨온 걸까. 21일 한화전에서는 9-0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그야말로 박살난 LG 불펜의 현주소가 이틀 동안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이날 패배로 LG는 ‘흑역사’를 새로 썼다. LG가 이틀 연속 15실점 이상 경험한 건 이번이 최초다. 아울러 이날 9점 차를 뒤집힌 건 KBO리그 역사상 공동 2위 기록이다. 1위는 지난 2013년 두산이 SK에 11-1로 앞서다 12-13으로 뒤집힌, 10점 차 역전패다.
이날 경기는 1회에 사실상 승부가 갈린 것으로 보였다. 한화 대체 외인 선발 브루스 짐머맨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볼넷-번트안타-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문정빈을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송찬의-문보경-구본혁-이주헌-홍창기까지 다섯 타자에게 내리 적시타를 내주며 7실점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LG는 짐머맨을 구원한 권민규에게 3회 이주헌이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9-0 리드를 잡았다. 이때까지 누구도 LG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고 했던가. 이날 경기 전까지 6연패의 늪에 빠져있던 한화는 포기하지 않고 차곡차곡 추격을 시작했다. 4회 2사 1,2루에서 허인서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0의 행진을 깬 한화는 2-10으로 뒤진 5회 3점을 뽑으며 5-10으로 추격했다. LG 벤치는 선발 송승기의 승리를 챙겨주기 위해 최대한 마운드 위에 남겨두려 했으나 결국 10-4로 앞선 5회 1사 만루에서 김영우를 올리며 불펜 가동을 시작했다.
LG는 6회 송찬의가 솔로포를 가동하며 11-5로 달아나며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는 듯 했지만, 허약할 대로 허약해진 LG 불펜은 6점 차 리드를 지켜낼 힘이 없었다. 한화는 6회 2사 후 김태연의 솔로포와 문현빈, 한지윤, 강백호의 연속 안타로 8-11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7회, 한화는 기어코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허인서, 이진영이 연속 볼넷을 골라냈고, 심우준의 안타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김태연의 큰 타구가 잡히며 희생플라이에 그쳤지만, 문현빈의 좌중간 적시타와 한지윤의 땅볼로 마침내 11-11 타이를 만들어냈다.
이제 분위기는 완전 한화로 넘어왔고, 한화는 8회 공격에서 경기를 뒤집었다. 이미 승리조라 부를 수 있는 투수들을 다 끌어다 쓴 LG는 시즌 평균자책점 9.00의 배재준을 8회 마운드에 올릴 수밖에 없었고, 배재준은 허인서와 이도윤에게 몸에 맞는 공을 연속으로 허용하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김태연의 중전 적시타와 문현빈의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 한지윤의 우전 적시타가 줄줄이 터지며 15-11 역전에 성공했다.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한 LG는 시즌 성적이 60승1무50패가 되며 이날 키움을 11-1로 대파한 3위 KIA(60승2무48패)와의 승차가 1경기로 벌어졌다. 이제 준플레이오프 직행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현실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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