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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울시 벤처펀드 8년, 미래 유니콘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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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서울시는 하나의 실험을 시작했다. 공공이 먼저 움직이면 민간의 자본도 따라 움직일 것인가. 그리고 그 자본은 아직 가능성에 머물러 있는 기업을 미래의 유니콘으로 키워낼 수 있을 것인가.

그 실험이 ‘미래혁신성장펀드’였다. 서울형 벤처기업 육성을 목표로 시 기금을 마중물 삼아 정부와 민간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분야별 우수 민간 위탁운용사(GP)를 선정해 펀드 운용의 전문성을 높인 민관협력 사업이다. 필자도 당시 펀드 운영위원으로 그 시작을 함께했다.

김성일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교수
김성일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교수

서울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023년 총 5조원 규모의 ‘서울 비전 2030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펀드보다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인공지능(AI),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 미래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

8년이 지나 이 실험은 성과로 이어졌다. ‘미래혁신성장펀드(2019~2022)’와 ‘비전2030펀드(2023~2026)’를 통해 서울시는 총 6조9191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고, 이 중 1조7242억원이 AI·딥테크 등 유망 기업에 투자됐다. 공공 재정을 직접 투입해서는 만들 수 없는 투자 구조다.

질적 성과도 뚜렷하다. 서울시가 투자한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은 6개다(CB Insights, 2026). AI 반도체 설계기업 리벨리온,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 간편송금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 메가존클라우드, 아이지에이웍스, 리디다. 시장이 확신하지 못하던 시점에 공공자금이 먼저 움직인 셈이다.

결국 서울의 정책형 펀드는 ‘공공자금이 마중물이 되어 민간투자를 끌어내는 실험’에서 출발해 ‘민관협력으로 혁신기업의 스케일업과 글로벌 성장을 뒷받침하는 도시 차원의 투자 플랫폼’으로 진화해 왔다.

벤처 시장은 경기에 따라 부침을 겪는다. 특히 스타트업의 성장곡선은 단기 경기 흐름과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 공공의 인내자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민간이 물러설 때 공공마저 물러서면 벤처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는 무너진다. 다행히 서울시가 다시 정책 펀드를 조성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이제 서울은 지난 8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AI, 피지컬AI, 창조산업, 스케일업 등 미래 전략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와 더불어 바이오·하이테크·K콘텐츠·금융·AI로봇·피지컬AI로 특화된 서울 5대 권역 거점에 자본이 함께 흐르도록 펀드를 설계해야 한다. 나아가 외래관광객 3000만명 시대에 맞춰 여행 인프라뿐 아니라 문화관광, 공연예술, AI 실감형 콘텐츠에 도전하는 청년 스타트업을 위한 계정 신설과 투자로 K컬처와 관광산업도 함께 키워야 한다.

벤처 투자의 결실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공공자금의 신호 효과가 후속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데 결정적이다. 펀드의 정책 목표는 단기적인 재무성과나 수익률보다 중장기 혁신 생태계 조성, 지속적인 민간자본 유입,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서울시가 8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펀드를 조성·운영해 온 과정을 필자는 매년 지켜봤다.

이제 새로운 공공자본이 서울의 다음 유니콘을 향할 차례다.

 

김성일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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