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거르면 2형 당뇨 위험 22%↑…규칙적인 식사 습관 중요성 강조
식사 횟수만큼 총열량·음식 질 중요…약물 복용 여부 함께 고려해야
“아침 안 먹으면 당뇨 위험 22% 상승?”
건강검진에서 당뇨병 전 단계 판정을 받은 뒤 가장 먼저 식사 횟수부터 바꾸는 사람이 있다. 평소 아침을 먹지 않았어도 “혈당을 관리하려면 하루 세 끼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는 생각에 억지로 첫 끼를 추가하는 식이다.
국내 당뇨병 전 단계 인구는 이미 1400만명을 넘어섰다. 대한당뇨병학회의 ‘Diabetes Fact Sheets in Korea 2024’에 따르면 2021~2022년 국내 30세 이상 가운데 당뇨병 전 단계는 41.1%, 약 1409만9000명으로 추산됐다.
그렇다면 아침을 먹지 않던 사람도 당뇨병 전 단계 판정을 받으면 무조건 하루 세 끼를 먹어야 할까.
◆대한당뇨병학회는 ‘세 끼’ 권고…핵심은 규칙성과 적정량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 식사요법의 기본 원칙으로 일정한 시간에 알맞은 양을 규칙적으로 먹을 것을 권한다. 별도의 일반인 교육자료에서는 “하루 세끼를 먹는 것은 중요하다”며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세 끼로 나눠 먹는 것이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한 끼에 음식이 몰리는 것을 막고 탄수화물 섭취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쉬워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식사 시간과 횟수를 적용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당뇨병학회(ADA)의 2026년 진료기준은 당뇨병과 당뇨병 전 단계의 식사 계획을 세울 때 영양의 질과 총열량, 대사 목표뿐 아니라 기존 식습관과 생활방식까지 반영하도록 권고한다. 정해진 한 가지 식사법보다 지속할 수 있는 개인별 계획을 강조한 것이다.
◆아침 안 먹은 사람 당뇨 위험 22%↑…‘원인’이라고 단정은 못해
아침 결식을 가볍게 볼 수만도 없다. 2019년 Journal of Nutrition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은 성인 9만6175명이 포함된 6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분석했다.
아침을 거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았다. 전체 6개 연구의 통합 상대위험도는 1.33이었다. 체질량지수(BMI)를 보정할 수 있었던 4개 연구에서도 상대위험도는 1.22였다. 비만 영향을 고려한 뒤에도 위험이 22% 높았다는 의미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평소 어떻게 식사했는지를 추적한 관찰연구를 모은 분석이다. 아침을 거르는 행동 자체가 당뇨병을 직접 일으킨다고 증명한 임상시험은 아니다.
이미 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아침 결식이 당일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22명을 대상으로 한 교차시험에서 아침을 거른 날은 아침을 먹은 날보다 점심 식후 혈당 증가면적이 36.8%, 저녁에는 26.6% 높았다.
당뇨병 환자 22명만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실험이어서, 이 결과를 모든 당뇨병 전 단계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다.
◆한 끼 굶으면 저혈당?…약을 쓰는지부터 봐야
식사를 거르면 곧바로 저혈당에 빠진다는 생각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저혈당 위험은 어떤 혈당강하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인슐린이나 설폰요소제, 메글리티나이드처럼 혈당을 떨어뜨릴 수 있는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이 식사를 거르거나 늦추면 저혈당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이런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금식으로 인한 저혈당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
당뇨병 전 단계라는 이유만으로 저혈당을 걱정해 평소 없던 식사를 무조건 추가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아침을 거르는 습관을 혈당 관리법처럼 권할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현재 먹는 약과 체중, 하루 섭취량, 이후 끼니에서의 과식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
◆밥부터 줄이기 전에…먹는 순서 바꿔도 혈당 달라진다
식사 횟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한 끼의 구성과 양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하루 필요 열량에 맞춰 식사하면서 흰밥·흰빵 같은 정제 탄수화물보다 잡곡과 통곡물,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을 고르고 여러 식품군을 균형 있게 섭취하도록 권한다.
음식을 먹는 순서를 바꾸는 방법도 있다. 당뇨병 전 단계 성인 15명에게 같은 식사를 순서만 달리해 먹게 한 연구에서는 단백질과 채소를 탄수화물보다 먼저 먹었을 때 탄수화물을 먼저 먹은 경우보다 식후 3시간 혈당 증가면적이 38.8% 낮았다.
혈당 최고 상승폭도 40% 이상 줄었다. 소규모 연구라는 한계는 있지만, 음식을 무조건 끊기보다 식사 방법부터 바꿔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나눠 먹는 방식은 대한당뇨병학회가 권장하는 기본형이지만, 여기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총섭취량과 체중, 탄수화물의 양과 질, 복용 중인 약을 함께 살피는 게 당뇨병 전 단계 식사 관리에서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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