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평화 공존이 선택이 아닌 의무인 것처럼,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과의 미래지향적 관계 역시 세계 무대에서 더 큰 책임과 역할을 해내는 것으로 시작하겠다”며 한일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흔들림 없는 한일 협력의 성과를 위해선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한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우리가 만들어 갈 새로운 한일관계의 빛은 역사의 그늘 속에서 여전히 아픔을 감내하고 계신 분들께 따뜻한 온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앞으로도 실용적 국익 외교를 바탕으로 공동의 이익을 위한 협력의 지평을 넓히고, 지혜를 모아 공동의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고 대일 외교 방향성을 제시했다.
일본과의 관계에서 미래지향적 협력만 거론한 것은 아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한일 양국은 셔틀 외교를 이어가며 신뢰의 기반을 다져왔다”면서 “그동안의 성과가 흔들림 없이 이어지려면 무엇보다, 두 나라 국민 간의 굳건한 신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신뢰란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공감하는 진정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며 “오늘까지도 과거의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계신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상호 고향 방문 정상회담을 비롯해 고위급 교류를 이어오며 신뢰 구축에 힘쓴 것이 결실을 보려면 과거를 보듬는 노력이 필수라는 점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한일관계의 역사에는 갈등도 있었지만,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처럼 과거를 직시하는 용기와 진정성을 토대로, 미래를 열고자 했던 노력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렇게 한층 두터운 신뢰 위에서, 가깝고도 먼 이웃이 아니라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으로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60년을 함께 열어가길 기대한다”라고도 했다.
과거사 대응을 통한 국민적 신뢰 구축을 꾸준히 추진하고 일본 측의 상응하는 노력을 촉구하되 미래를 위한 경제 협력 등을 병행하는 ‘투트랙 기조’를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장 이날 오전 다카이치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대금을 봉납하고 현직 각료와 집권 자민당 간부들이 신사 참배에 나선 것처럼 계기가 있을 때마다 부각되는 과거사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는 한일 관계의 지속적인 과제다.
한국 측이 선제적으로 미래지향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만큼 일본 측의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호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이 부당 축적했던 재산을 조사하고 환수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밝혔다. 이 대통령은 “6월2일 친일재산귀속법이 공포된 만큼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이 부당 축적했던 재산을 조사·환수해 역사에 대한 확실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국가에 귀속된 친일 재산을 더욱 책임 있게 관리해 그 재원이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우와 지원에 온전히 쓰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또 “생존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들을 더 각별하게 예우하고, 미서훈 독립운동가에 대한 발굴과 포상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며 “독립운동의 가치가 우리의 일상에 더 깊이 뿌리 내리도록 국내외의 독립운동 기념 시설을 적극 조성하고, 자랑스러운 역사의 발자취를 반드시 미래세대에 더 널리 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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