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최대 5000억원 거론…3064가구 나누면 평균 1.7억
LTV·DSR·주택가격별 대출 상한은 유지…은행별 산정 기준 따라 한도 차이
“집값 35억원인데 대출은 1.7억이요?”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 입주를 한 달여 앞두고 은행권이 잔금대출 공급에 나선 가운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 자체를 대폭 완화했다.
◆정부, 총량 목표 1.5%→3%로 상향
금융위원회는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 수준으로 높였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이 약 180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증가 여력이 30조원 안팎에서 60조원 안팎으로 늘어난다. 재건축·재개발 이주비대출과 신축 입주단지 중도금·잔금대출은 총량관리와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1.5% 상승률을 3%로 하면 대출 관련 어려움의 많은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14일 금융권과 비공개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총량관리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LTV·DSR 등 기존 수요관리 규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규제지역 LTV 40%, 은행권 DSR 40%, 주택가격별 주담대 한도(15억원 이하 6억원, 15억~25억원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는 손대지 않았다. 고위험 주담대에 대한 은행 자본규제는 오히려 강화한다.
◆디에이치방배엔 3000억원 배정
이번 대책이 나오기까지 실제 현장에서 벌어진 혼란을 보여준 사례가 디에이치방배다. 3064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9월 1일 입주를 시작한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총 3000억원 규모 잔금대출 한도를 배정했다. 우리·NH농협은행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어 전체 공급 규모는 5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배정 규모가 실제 수요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5개 은행이 5000억원을 배정해도 3064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평균 1억6700만원 수준이다.
디에이치방배는 분양가와 시세 격차가 큰 단지다.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22억4000만원이었지만 현재 매물 호가는 35억원을 웃돌고, 입주권은 27억~39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감정가를 그대로 적용하면 대출 한도가 크게 늘어날 수 있어 은행들은 분양가 기준을 병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분양가의 60%와 감정가의 50% 중 낮은 금액을 적용한다.
감정가가 40억원 수준으로 책정되고 LTV 50%가 그대로 적용되면 이론상 한도는 최대 20억원까지 늘어나지만, 분양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11억원대로 줄어든다.
◆5·6월 두 달간 17.6조원 늘었다
애초 1.5%라는 목표가 나온 배경에는 지난해 실제 증가율 1.7%보다 낮춰 관리 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 있었다. 하지만 상반기 후반 대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가팔라졌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5월 9조3000억원, 6월 8조3000억원 늘었다. 두 달간 17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4조5000억원으로 5월 4조원보다 늘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한도를 조였다. KB국민은행은 7월 10일부터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자체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다. 중도금·이주비·잔금 등 집단대출은 이 조치에서 제외했다.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판매 한도를 월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였다. 신한은행은 7월 한때 대출모집인 채널 한도가 소진되자 모집인을 통한 신규 가계대출 접수를 일시 중단했다가 이달 초 재개했다.
일반 주담대를 억제하는 조치와 이미 분양계약을 맺고 입주 시점까지 정해진 수분양자의 자금 조달을 같은 잣대로 관리하는 데 대한 불만이 이번 대책 발표로 이어진 셈이다.
◆2021년에도 비슷한 혼란이 있었다
유사한 상황은 5년 전에도 있었다. 2021년 하반기 금융당국이 총량 관리에 나서자 전세대출과 집단대출 공급이 위축됐다.
그해 10월 금융당국은 4분기 취급 전세대출을 총량관리 한도에서 제외했다. 잔금대출은 총량에서 일괄 제외하지 않는 대신, 금융위·금감원·은행연합회·은행권이 태스크포스를 꾸려 4분기 입주 예정 110여개 사업장을 주 단위로 점검했다.
이번엔 정부가 아예 제도적으로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을 총량관리 대상에서 분리했다는 점이 다르다.
◆남은 변수는 세부 방안
14일 비공개 회의에서 확정될 구체적인 배분 방안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디에이치방배처럼 이미 개별 은행이 자율적으로 배정한 한도가 총량 확대분과 어떻게 조정될지도 불확실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잔금대출과 이주비대출 때문에 실수요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금융회사에 적극적으로 취급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사실상 내일부터라도 필요한 대출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도 자체는 늘어나지만 LTV·DSR 규제와 주택가격별 대출 상한은 그대로다. 디에이치방배처럼 분양가와 시세 차이가 큰 단지에서는 은행별 산정 기준 차이에 따른 대출 가능액 격차가 계속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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