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수억원대 전망…의사·변호사 등 전문직과 나란히 평가
평균 연봉과는 다른 사업부별 보상…실제 지급액 차이 유의
“성과급 6억이라고요?”
SK하이닉스에서 일하는 백모(35) 씨는 최근 소개팅 횟수가 부쩍 늘었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한 지 1년. 예전엔 연락이 뜸했지만 요즘은 다르다.
백 씨는 “동료 중 한 명은 요즘 소개팅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최근 몇 달 성과급 덕분인지 소개팅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치솟으면서, 두 회사 직원을 보는 한국 결혼시장의 시선이 달라졌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6월 국내 결혼정보업체들을 인용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원들이 의사·변호사 같은 전통 전문직군과 나란히 평가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 손동규 대표는 “과거 이들 회사 직원이 B+나 A급 후보로 분류됐다면 지금은 A+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A+ 후보군엔 전통적으로 의사, 변호사, 고소득 전문직, 자산가 집안만 포함됐다.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성미 컨설턴트는 “여전히 의사·변호사·치과의사 같은 전통 전문직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면서도 “SK하이닉스 직원을 소개하면 ‘이런 사람도 여기 있냐’는 반응이 자주 나온다”고 전했다.
◆성과급, 얼마나 뛰었나
변화의 배경은 성과급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올해 1인당 약 40만달러 규모 성과급을 받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약 47만6000달러 수준으로 추산됐다. 물론 이는 전망치이며 실제 지급액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 반도체 일부 직원의 성과급 규모를 약 41만6000달러(약 6억원)로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노사 합의로 반도체(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했다.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삼고 지급 상한을 없앴다. 재원은 부문 공통 40%, 사업부별 60%로 나누고, 전액 자사주로 지급한다.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보상 체계를 운영한다. 지난 2월 지급한 2025년 실적분 초과이익분배금(PS)은 기본급의 2964%였다. 연봉 1억원 기준 약 1억4820만원에 해당한다.
◆ 결혼시장까지 번진 반도체 호황
주의할 점이 있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5년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5800만원, SK하이닉스는 1억8500만원이었다. 각각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는 회사 전체 직원에게 실제 지급된 평균 급여다. 40만~50만달러대 수치는 반도체 사업부, 그중에서도 메모리 부문 성과급 전망치다.
전 직원이 동일하게 받는 금액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실제 지급액 차이가 크다. 파운드리 등 적자 사업부 직원은 메모리 부문보다 훨씬 적은 성과급을 받는다.
AI 메모리 호황이 두 회사 실적과 보상체계를 바꿔놓았다. 그 여파가 회사 밖 결혼시장까지 번지고 있다. 반도체 엔지니어 평가가 전문직 수준으로 올라선 것도 그 결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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