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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만호 공급 길 있는데 그린벨트 왜?… 오세훈이 선 그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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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 기자 sunnyday70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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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정상 추진 땐 2031년까지 31만호
그린벨트 풀어도 실제 공급까지 최소 10년
사업성 높일 과감한 규제 개선 추가 필요”

서울시는 주택 공급 확대의 해법으로 신규 부지 확보보다 기존 정비사업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가 8·13 부동산 공급 대책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서울시는 사업성과 속도를 끌어올리려면 보다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나 도심 녹지를 활용한 공급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8·13 대책 발표 이후 이틀간 내놓은 발언에서도 정비사업 중심의 공급 기조가 선명히 드러난다. 오 시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고통을 끝낼 근본적인 해법은 시장이 믿을 수 있는 지속적인 주택 공급”이라며 “이제 규제와 증세가 아니라 공급으로 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서울시가 요구해 온 정비사업 규제 가운데 일부를 손봤다. 재개발 조합 설립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낮추고 이주비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산정 방식을 개선하는 등 정비사업 추진 과정의 문턱을 낮췄다. 시공사 선정 시 수의계약 조건 완화와 공원·녹지 의무 확보 기준 완화 등도 서울시가 요구해 온 내용이다. 오 시장이 8·13 대책을 두고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한 이유다.

 

다만 서울시는 이번 조치만으로는 정비사업의 사업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 오 시장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등 사업을 가로막는 핵심 규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사업성을 높이고 속도를 낼 수 있는 과감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규제 완화의 폭을 넓혀달라고 요구하는 배경에는 대규모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여건이 자리한다. 이미 추진 중인 재개발·재건축의 사업성을 높여 공급 물량을 현실화하는 편이 더 실효적이라는 판단이다. 여기에 현재 계획 중인 정비사업만 정상적으로 추진해도 2031년까지 31만호 공급이 가능한 만큼 그린벨트 해제나 도심 녹지 훼손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기존 주택 멸실을 제외하더라도 약 8만7000호가 순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린벨트를 풀더라도 실제 공급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 역시 서울시가 신중론을 펴는 이유 중 하나다. 오 시장은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를 예로 들며 “아무리 훼손된 그린벨트라도 지역 주민들이 동의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험난하고 길기 때문에 주택 공급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며 “거기에 추가로 그린벨트를 풀겠다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고 불필요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녹지 보존뿐 아니라 공급 속도 측면에서도 정비사업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오 시장은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에도 같은 논리를 폈다. 그는 “서울 도심에 유일하게 남겨져 있는 녹지 공간”이라며 “지금 당장 주택시장이 어렵다고 그곳을 풀어 주택을, 특히 임대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판단”이라고 직격했다.

 

서울시의 정비사업 중심 공급론에는 과거 정비구역 해제가 현재의 공급 공백으로 이어졌다는 인식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최근 정부·여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서울 주택 공급 부족과 전·월세난 책임론을 겨냥해 “물타기”이자 “치졸한 뒤집어씌우기”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서울 389곳의 정비구역이 해제되면서 약 43만가구 규모의 공급 물량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재개발·재건축은 사업 추진부터 실제 공급까지 짧게는 15년, 길게는 20년이 걸리는 만큼 당시 발생한 공급 공백의 여파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43만가구가 조합 설립 단계부터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이주·철거, 착공·완공까지 고루 분포돼 있었기 때문에 그 영향이 지금까지도 미치고 있다”며 “마치 그 이후 인허가를 게을리해서 착공과 공급이 안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양심 불량”이라고 날을 세웠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순증 효과도 수치로 제시했다. 최근 3년간 준공된 59개 정비사업을 분석한 결과 주택 순증 효과는 재개발 27.4%, 재건축 44.2%로 나타났다. 오 시장은 이를 두고 “정비사업은 서울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주택 공급 수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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