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아동학대 신고에도 분리 조치 안돼…함께 구속된 외조모는 내주께 송치 예정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11세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교회 목사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충남경찰청은 14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교회 목사 A(60대)씨를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목사는 지난 5일 오후 B(11)군이 천안의 한 교회에서 41.5도의 고열과 의식 저하 증상을 보인 뒤 3시간여 만에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B군의 외조모와 함께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날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아이를 왜 침대에 묶어뒀느냐", "고열과 탈진 증상을 몰랐느냐", "학대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19 구급대 출동 당시 B군은 양쪽 손목과 발목에 결박 흔적과 멍이 남은 상태였다.
경찰은 B군이 30여시간 동안 침대에 결박돼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B군은 지난 2일과 3일 이틀 연속 교회 밖으로 나와 "외할머니에게 맞았다"고 수사기관에 직접 학대 피해를 호소했다.
하지만 경찰과 천안시는 B군의 심리 상태와 시설 여건 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분리 조치를 하지 않았다.
법원 역시 외조모에 대한 접근금지 임시조치 신청을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기각했고, B군은 교회로 돌아간 지 이틀 만에 끝내 숨졌다.
지적장애가 있는 B군은 출생 직후부터 줄곧 이 교회에서 생활해오다 최근 외조모와 함께 거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3월 보호자인 외조모의 신청을 받은 학교 의무교육 관리위원회가 '취학 면제' 승인하면서 사실상 교회에서만 지내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교 밖 청소년'이 된 지 5개월여 만에 사망하면서, 취학 면제 및 홈스쿨링 제도가 아동학대 방치의 사각지대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B군은 천안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지적장애인으로 등록됐으나 외조모 등 보호자가 관련 수당이나 복지 지원을 신청하지 않아 당국의 정기적인 관리·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1일 구속된 외조모에 대해서도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해 다음 주 중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며, 사건 당시 교회에 함께 거주했던 다른 성인 1명에 대해서도 가담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또 B군의 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추가 혐의 적용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생활안전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점검단을 구성해 다시는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조치 등 전반적인 문제점과 개선점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B군은 구급대 출동 당시 산소포화도가 89%까지 떨어진 중태였지만 수용 병원을 찾지 못해 현장에서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구급대가 순천향대천안병원·단국대천안병원·아산충무병원 등 인근 대형병원 6곳에 수용을 문의했으나, 모두 "소아 전문의가 없다"거나 "소아 중환자실이 없다"며 거부했다.
결국 B군은 신고 접수 1시간 5분 만에 교회에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세종충남대병원도 1차 처치 후 전원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보호자 동의를 거쳐 B군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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