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다퉈 올린 반도체주 큰폭 하향
목표주가 32% 깎으면서도 “매수”
삼전·닉스 목표주가 차이도 확대
삼전, 최고 65만·최저 30만 2배차
닉스, 470만~148만 격차 3배 넘어
최근 1년 증권사 ‘매수’ 의견 89.8%
매도 0.1% 그쳐… 방향타 역할 못 해
최근 코스피 상승세가 꺾이면서 증권가의 고질적인 ‘낙관 편향’ 리포트 관행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반도체주 상승기에는 목표주가를 경쟁적으로 올렸다가, 변동성 장세에 접어들자 많게는 30% 넘게 대폭 내리면서도 투자자들에게 ‘매수’, ‘비중 확대’를 권하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가 최저 148만원에서 최고 470만원으로 3배 이상 차이 나는 등 편차마저 극심해지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미래에셋증권(55만원→37만원)과 BNK투자증권(43만원→30만원), 삼성증권(50만원→40만원), 신한투자증권(59만원→45만원), 키움증권(39만원 →35만원)이 잇달아 내렸다. 반도체 업황 변화에 따른 실적 둔화 전망 등을 하향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이들 모두 투자의견 ‘매수’는 바꾸지 않았다. 목표주가를 32.7%나 낮춘 미래에셋증권도 내년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며 비중 확대를 권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더 많은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춰잡았다. 미래에셋증권(420만원→280만원)을 필두로 BNK투자증권(185만원→148만원), 대신증권(390만원→320만원), NH투자증권(410만원→340만원), 신한투자증권(420만원→270만원), 한화투자증권(430만원→315만원), 삼성증권(450만원→300만원), 키움증권(260만원→210만원) 등이 줄하향에 동참했다. 이 중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설정한 BNK투자증권만 ‘보유’ 의견을 제시했을 뿐, 다른 증권사들은 모두 ‘매수’ 기조를 유지했다.
최대·최저 목표주가 역시 증권사별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최고 65만원(한국투자증권), 최저 30만원(BNK투자증권)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SK하이닉스는 최고 470만원(한국투자증권), 최저 148만원(BNK투자증권)으로 격차가 3배가 넘는다.
증권가는 목표주가가 현 주가보다 높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매수’ 의견은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따라 전망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있다. 다만 주가 상승을 외치다 전망치를 대폭 낮추면서도 ‘매수’만 권하는 증권사의 행태는 투자자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내 증권사의 낙관 편향 경향은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왔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리포트에서 투자의견 ‘매수’와 ‘적극 매수’ 비중은 2014년 이전 약 73% 수준에서 2015년 이후 91%로 증가했다. 2020∼2024년에는 93.1%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목표주가 달성 확률은 2015년 이후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기준 최근 1년간 국내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키움·NH투자·삼성·KB·신한투자·메리츠·대신·하나증권) 리포트 중 ‘매수’ 의견 비중은 평균 89.8%에 달했다. ‘중립’(보유)은 10.1%였으며 ‘매도’ 비율은 0.1%에 그쳤다. 증권사별로는 하나증권의 ‘매수’ 리포트 비율이 97.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키움증권 96.1%, 대신증권 90.9%, KB증권 90.6% 순이었다. ‘매도’ 리포트 비율은 미래에셋증권(0.6%)과 키움증권(0.5%)을 제외한 8개사가 모두 0%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업황의 경우 사이클과 호재·악재에 따라 주가가 크게 등락하다 보니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며 “단순히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보다는 리포트에서 분석한 추세적 흐름을 보면서 투자를 결정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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