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조사로 이례적 평가 나와
경영진 고액 성과급 등 문제된 듯
타은행으로 조사 확대 우려 나와
국세청이 13일 KB국민은행의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벌였다. 지난 5월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을 시작으로 국세청이 잇따라 금융권을 정조준하면서 그 배경과 다른 금융사로 조사가 확대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에 조사요원 30여명을 투입해 세무조사에 필요한 회계자료 등을 확보했다. KB국민은행에 대한 세무조사는 2023년 이후 3년 만이다. 대형 금융사는 통상 4∼5년 주기로 서울청 조사1국으로부터 정기 세무조사를 받는다. 이번엔 서울청 조사4국에서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것이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조사4국은 기업의 탈세나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 해외법인 거래, 투자금 회수 체계 등도 집중 검증하며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됐을 때 조사에 나선다. KB국민은행에 대한 조사는 올해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조사 이유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개별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등 정보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사4국은 최근 석 달여 사이 금융기관에 연이어 사정 칼날을 들이댔다. 지난 5월8일 하나금융·하나은행, 5월11일 메리츠증권을 대상으로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6월29일에는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에 이례적으로 조사요원 약 130명을 투입했다.
업계에서는 “금융기관은 금융당국·국세청 등 들여다보는 시어머니도 많고 내부적으로 탈세가 힘든 구조인데 특별조사가 계속되니 감도 잡을 수 없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국세청이 금융권이 경영진에 고액 성과급과 보수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탈세 혐의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4대 은행 중 두 곳이 사정 대상에 오르면서 업계에서는 나머지 은행들로 조사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조사4국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금융을 다 돌 것이라는 얘기가 제법 있었고 다음 차례는 (업계 1위인) KB가 아닐까 예상했다”며 “정부에서 금융의 공적 기능을 주문하니 금융권 전반을 들여다보지 않겠는가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금융지주 길들이기 아니겠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하나금융 세무조사 전인 지난 5월6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금융기관들이 돈 버는 게 능사라고, 그것이 존립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공공성이 너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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