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 회사와 협업 확대
AI 결합한 디지털바이오 개척도
구광모(사진) LG그룹 회장이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내세운 ABC(AI·바이오·클린테크) 가운데 그동안 성과가 적었던 바이오 사업에서 결실이 나오기 시작했다. ‘레드 바이오’라 불리는 전통 생명공학 기반 사업과 인공지능(AI)과 바이오를 결합한 ‘디지털 바이오’ 분야에서 주요 계열사들의 사업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LG그룹은 두 사업을 주축으로 한 ‘R(레드)&D(디지털)’ 전략을 내세워 바이오 강자의 초석을 다지겠단 목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주요 계열사인 LG화학과 LG CNS,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바이오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신약 개발·생산을 담당하는 전통 생명공학 분야는 LG화학이 끌어나간다. 성장호르몬제와 난임약 강자로 꼽히는 LG화학은 올해 들어 항암제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코와 부비동 중심으로 암세포가 퍼지는 두경부암 신약 개발을 목전에 뒀다. LG화학이 개발 중인 두경부암 치료제 ‘파이클라투주맙’은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올해 초 첫 중간 분석을 통과하며 상업화 막바지 관문에 진입한 상태다. 두경부암은 아직 특화 치료제가 없어 신약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글로벌 바이오 회사와의 협업도 확대한다. 지난달 8일 중국의 바이오테크 기업 ‘OTR 테라퓨틱스’와 협업 체결이 대표적인 사례다. LG화학은 OTR의 네트워크와 개발경험을 활용해 여러 중국회사의 유망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공동으로 탐색, 발굴 평가한다. 우수 후보물질에 대한 라이선스(면허생산) 도입 기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 AI연구원과 LG CNS는 AI와 디지털 기술을 합친 디지털바이오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LG그룹의 AI 정책을 총괄하는 LG AI연구원은 자사 AI ‘엑사원’을 접목한 정밀의료 모델 ‘엑사원 패스 2.5’를 개발했다. 이 모델은 주요 암종 유전자 변이 여부를 예측하는 데 정확도가 76.75%에 달한다. 병리 분석 시간도 2주에서 1분 이내로 줄인다. 최근에는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와 함께 조직 분석부터 치료 전략 설계까지 지원하는 ‘암 에이전틱 AI’ 고도화에 나서며 사업을 키우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 LG CNS는 신약 개발 플랫폼 사업으로 의료서비스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회사는 동아쏘시오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 ‘DAI’와 ‘AI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을 마쳤다고 전날 밝혔다. 두 기업이 구축한 플랫폼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검증까지 AI로 지원한다. 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 실패 위험을 동시에 줄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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