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점유율 日 키옥시아 제쳐
메모리 공급 부족 틈새 파고들기
삼성·SK·마이크론 공급 달리자
中 반도체가 빈자리 채우는 상황
최근 애플 등 中 반도체 테스트
삼성·SK 공급량 빠르게 늘려야
중국의 낸드플래시 제조업체 양쯔메모리(YMTC)가 올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3위에 등극했다. 그동안 기술력이 뒤처져 변방 업체 취급받던 YMTC가 전 세계적인 메모리 부족 현상을 틈타 단숨에 세계 3강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D램 시장 점유율을 3%에서 8%로 끌어올리며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 ‘창신메모리 쇼크’를 안겨준 창신메모리(CXMT)에 이어 이번에는 YMTC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YMTC는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14%를 차지했다. 기존 3위였던 일본 키옥시아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3강에 이름을 올렸다. YMTC보다 점유율이 높은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다.
YMTC의 성장을 이끈 것은 ‘공급 부족’이다. 현재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가 폭등하면서 세계 주요 낸드플래시 제조업체들은 AI 서버에 들어가는 제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기존 PC와 스마트폰용 제품을 만들던 시설까지 전부 AI 서버 제품 제작에 동원하면서 PC와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제품 공급량이 급감했는데, 이 틈을 YMTC가 파고든 것이다. PC와 스마트폰 제품 판매량이 급증한 영향으로 YMTC 낸드플래시 제품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 전 분기 대비로는 5% 증가했다. 다만 출하량 상승이 매출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고가의 AI 서버용 제품보다는 저가용 일반 제품 판매에 집중한 탓이다. YMTC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미국 마이크론과 키옥시아에 이어 5위에 머물렀다.
반도체 업계에선 출하량 기준으로 YMTC가 올라온 것만 해도 상징적인 사건이라 평가한다. 특히 이번에 3위 자리를 내준 키옥시아는 세계 최초로 낸드플래시를 개발한 회사다. 한참 뒤늦게 출발한 후발주자가 최초 개발사를 따라잡은 셈이다.
CXMT가 D램 시장 판을 흔든 것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마저 중국 반도체 업체의 공세가 본격화되자, 반도체 업계에선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특히 이들은 단순히 점유율을 올리는 수준에서 벗어나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물량을 받지 못하는 회사에 자사 D램과 낸드플래시를 공급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상황이다. 일례로 CXMT는 애플은 물론 HP와 에이서 등 PC 업체에 D램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과 맥북에 사용하기 위해 CXMT D램을 시험 중이다. 부품 공급을 위한 초기 협상도 병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부 상품에 CXMT 메모리를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HP와 에이서 같은 PC 업체들은 이미 미국 외 지역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CXMT D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안정적인 메모리 칩 공급을 중시하는 전자업계 특성상 한 번 계약을 맺으면 칩 공급사를 잘 바꾸지 않는다. 중국 반도체 업체 입장에선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거세지는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한국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을 빠르게 늘려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중국 업체가 파고들 틈을 주지 말자는 전략이다. 정부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완공을 앞당기고 호남 반도체 산단 착공에 속도를 내는 것도 중국의 추격에 맞서 국내 반도체 공급망과 생산능력을 조기에 확충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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