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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부동산 정책 불신만 키운 청와대 간부 면직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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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어제 김상호 춘추관장(1급)을 면직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5층짜리 다세대 주택을 가진 김 전 관장은 올해 초 공직자 재산 신고에서 ‘주택 7채 보유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마귀’에 비유한 점을 감안하면 애초 청와대 공직자 자격도 없었다. 그런데 문제의 다세대 주택마저 1층이 무단 증축을 거쳐 원룸으로 임대 중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청와대는 “징계 후 면직”이라고 밝히면서도 정작 징계 수위는 공개하지 않아 “꼬리 자르기”란 비판을 자초했다.

춘추관장은 청와대 출입 기자들을 상대하는 요직이다. 김 전 관장은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지낸 이 대통령의 성남·경기 인맥 ‘맏형’으로 통한다. 무단 증축 및 원룸 임대 정황을 겨냥한 언론의 취재가 본격화하자 그는 “직접 증축하거나 증축을 지시한 사실은 없다”며 “매입 당시엔 인지하지 못하다가 임차인을 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색하기 그지없는 변명이 아닐 수 없다. 비록 면직되긴 했지만 ‘이재명정부 부동산 정책은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국민적 불신만 키웠다.

이 대통령은 올해 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를 밝히며 다주택자 규제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행정부 고위 공직자는 물론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참모진부터 솔선수범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다주택자인 봉욱 전 민정수석, 오현주 전 국가안보실 차장(이상 차관급), 이성훈 전 국토교통비서관, 최성아 전 해외언론비서관(이상 1급) 등은 집을 팔 것처럼 하다가 슬그머니 공직을 떠났다. ‘직’(職) 대신 ‘집’을 선택한 것이다.

현 정부만 그런 것도 아니다. 문재인정부 시절 ‘강남 2주택자’인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은 집을 매물로 내놓긴 했지만, 결국 취임 후 1년여 만에 직을 내던지고 집을 지켰다. 이러니 ‘권력은 유한하고 강남 아파트는 영원하다’라는 말이 진보 정권에서도 유효한 것이다. 그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에 출석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시장경제 원리에 무지하거나 자본주의를 혐오하거나 둘 중 하나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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