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사전협의 없어” 집단반발
정부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앞서 발표한 사업 후속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리풀1 공공주택지구가 지구계획 승인 절차에 들어간 데 이어 태릉 골프장(CC)과 과천 경마장 등 주요 사업지도 본격적인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주민 반발과 보상 문제 등 사업지별 현안이 남아 있어 착공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서울 서리풀1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구계획에는 주택 공급 규모와 토지 이용, 기반시설 조성 방안 등이 담긴다. 지구계획이 승인되면 보상과 택지 조성 등 실제 착공을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서리풀1은 지난해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주요 사업지로, 서울 서초구 원지동·신원동·염곡동·내곡동 일원에 1만8000호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 1·29 공급대책에 포함된 태릉CC(6800호)와 과천 경마장·옛 국군방첩사령부 부지(9800호)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총량 예외 절차가 진행 중이다. LH는 병행이 가능한 사업 절차를 동시에 추진하고, 보상 업무를 담당할 인력도 확충할 계획이다.
서리풀1지구의 가장 큰 과제는 주민 반발이다. 서리풀1 토지주와 원주민들로 구성된 총주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세종시 국토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공임대주택 비율 재검토와 일반분양 확대, 원주민 재정착 대책, 정당한 토지보상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지구계획 승인 신청에 앞서 구체적인 계획안을 전달받거나 계획 내용에 대해 협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권영은 서리풀1지구 총주민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통화에서 “지구계획 신청을 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구체적인 계획안을 받아본 적은 없다”며 “계속 협의를 요구했지만 ‘계획은 계속 바뀔 수 있고 일단 신청하는 것’이라는 설명만 들었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LH가 가장 첨예하게 맞서는 부분은 보상 문제다. 대책위에 따르면 LH는 올해 10월 보상계획 공고, 2027년 5월 보상 착수 일정을 주민들에게 안내했다. 하지만 건물·시설물 등 보상 대상을 확인하는 지장물 조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장기간 그린벨트로 묶여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온 만큼 보상과 함께 개발 이후에도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권 사무국장은 “공급은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토지주를 너무 희생하는 공급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행정절차를 앞당기더라도 전체 사업기간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강민규 서울시립대 교수(도시행정학과)는 “인허가나 설계 같은 서류 절차는 병행할 수 있지만 보상과 이주 등은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그린벨트는 주민들이 생각하는 땅값과 감정평가액의 차이가 커 보상 협의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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