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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성평등’ 빠진 ‘복지국’…대전시 조직개편에 여성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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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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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9기 첫 조직개편안 시의회 제출…19국→18국으로 축소
여성계 “성평등 정책 후퇴”…보수단체는 ‘성평등복지국’ 반대
AI혁신관·시민사회국 신설…‘정무과학부시장’ 명칭 확정

대전시가 명칭 변경을 검토했던 ‘복지국’을 유지키로 했다. 

 

대전시는 현행 19국 실·국 체계를 18국으로 조정한 민선9기 첫 조직개편안을 12일 대전시의회에 제출했다. 시는 지난달 24일 조직개편안 발표 후 이달 3일까지 입법예고 해 관련 의견을 들었다. 

대전시청 전경. 대전시 제공
대전시청 전경. 대전시 제공

대전시 조직개편안을 보면 기획조정실에 3급 인공지능(AI)혁신관을 신설하고 교육·청년·청소년 정책 기능에 시민 참여와 공동체, 노동 등 업무를 포함시킨 시민사회국을 새로 꾸렸다. 허태정 대전시장의 대표 공약인 ‘온통대전 2.0’ 정책을 전담하는 조직도 설치한다.

 

성평등 정책은 복지국에 성평등가족과를 만들어 전담케 했으나 국 단위 전담 조직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면서 시는 복지국 이름에 ‘성평등’을 포함시키는 안을 살폈다. 그러나 이날 시는 최종 원안대로 시의회에 전달했다. 

 

앞서 지역 여성계는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해 성평등 정책 전담 부서 신설을 촉구했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입법예고 기간에 성평등 정책 전담 부서 필요성에 뜻을 함께하는 시민 114명의 의견서를 시에 제출하고 조직개편안 입법예고 기간에 ‘성평등복지국’으로의 명칭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시가 복지국 이름을 그대로 확정하자 지역 여성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어 “애초 여성계가 요구한 것은 성평등가족국과 성평등담당관이었다”면서 “‘성평등복지국’ 명칭은 그에 한참 못 미치는 안이었으나 성평등 정책의 위상을 한 걸음이라도 높이기 위해 여성계가 받아들인 최소한의 타협이었다”고 지적했다. 

 

여성단체연합은 “성평등을 정강정책에 명시한 정당이 다시 시정을 맡았고 광역의회 최초로 여성의원이 절반을 차지한 의회도 출범했기에 믿었는데 민선8기와 무엇이 다르냐”며 “허태정 시장은 무엇보다 민선 7기 재임 당시 대전시 최초로 성인지정책담당관을 신설하고 성평등기획특보를 둔 당사자였으나 민선9기 들어 성평등 정책은 후퇴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정부는 성평등가족부로 조직을 격상했고 서울과 충북·제주는 성평등 조직을 부단체장 직속으로 오래전부터 추진 중”이라며 “대전은 ‘성평등’ 세 글자를 지운 게 아니라 시계를 거꾸로 돌린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집행부가 지운 ‘성평등’을 대전시의회마저 지운다면 의회 역시 이번 후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과 의장단, 행정자치위원회, 그리고 여성의원들의 판단을 시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전학부모연합과 대전시기독교연합회 등 지역 보수성향 단체는 지난 10일 성명에서 “여성과 진짜 약자의 복지권을 박탈하는 ‘성평등복지국’ 조직개편 시도를 중단하라”고 반대 입장을 냈다. 

 

서울과 부산 등 다른 광역단체 대다수는 성평등은 아니지만 ‘여성’을 국 명칭에 넣었다. 서울시는 여성가족실, 부산·인천·경기·경남은 여성가족국, 울산 복지보훈여성국을 만들었다. 성평등 정책을 총괄하는 전담 조직을 실·국 단위로 꾸려 시정 전반에 성주류화를 정착시키고 성인지 감수성을 향상 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복지국 내에 노인과 아동 등 다른 분야도 있는데 여성이나 성평등을 국 단위 명칭에 넣으면 다른 대상이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어 원안대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직개편 조례안에는 정무경제과학부시장 명칭을 민선9기에선 ‘정무부시장’으로 줄이려고 했으나 대전의 정체성을 감안해 ‘정무과학부시장’으로 정했다. 이번 조직개편안은 13일 시의회 심의·의결을 거쳐 자치법규 정비 후 31일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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