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명·한학자 총재의 일관된 철학은 해양은 국경을 나누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와 문명을 이어주는 통로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구상은 ‘환태평양시대’라는 비전으로 구체화됐다. 문 총재는 21세기의 중심축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태평양 지역에는 당시 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거주하고 있었고, 세계 경제와 자원, 해상 물류의 중심도 이곳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는 이 거대한 해양권이 경쟁과 패권이 아닌 협력과 공생의 공동체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세기 중심축은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이를 위해 태평양 연안을 잇는 세계적인 해양 거점이 구축됐다. 대한민국에서는 전남 여수와 거문도가 환태평양 시대를 준비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문 총재는 여수를 해양교육과 국제교류, 해양레저가 어우러진 세계적 해양도시로 육성하고자 했다. 특히 여수와 순천을 장차 해양권과 육지권을 연결하는 환태평양의 전략 거점으로 보고, 2003년 화양지구를 매입해 청해가든을 조성했으며, 소호동에는 디오션리조트와 호텔을 건립해 교육·관광·국제교류가 융합된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인프라는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와 성공적인 개최에도 힘을 보탰으며, 남해안을 미래 해양문명의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여수시 삼산면에 속한 거문도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문 총재는 거문도를 세계 해양섭리의 상징적 거점으로 여겼다. 이곳에서 ‘평화메시지’를 완성하고 성지로 선포했으며, 세계 각국의 신도들에게 해양훈련과 정성을 권면했다. 훗날 ‘해양 천정궁’이 건립된 것도 바다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평화문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태평양의 중심인 미국 하와이 역시 중요한 거점이었다. 하와이는 동양과 서양, 아시아와 아메리카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공간이었다. 이곳에서는 미래 해양시대를 이끌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이스쿨 오브 퍼시픽(High School of the Pacific)’이 운영됐으며, 미국과 일본, 아시아 각국 청년들이 함께 해양훈련을 받으며 국제적 협력과 공동체 정신을 배웠다.
차가운 북태평양의 거친 어장 알래스카 코디악은 극기와 책임을 배우는 교육 현장이었다. 해양훈련은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이뤄졌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공동생활과 조업을 통해 참가자들은 인내와 절제, 책임감과 협동심을 몸으로 익혔다. 이른바 ‘알래스카 정신’은 세계 각국 청년 지도자들에게 개척정신과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교육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여수·하와이·코디악… 해양 섭리 거점으로
이러한 해양교육은 미국 전역에 설립된 해양교회(Ocean Church)로도 이어졌다. 30여 개 해양교회는 신앙과 해양훈련, 레저와 관광,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새로운 공동체 모델이었다. 문 총재는 “앞으로 세계적인 해양관광 시대가 올 것”이라며 해양교회를 통해 사람을 교육하고 미래 해양문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다는 경제 활동의 공간인 동시에 인간성과 공동체를 회복하는 교육의 장이었다.
이러한 비전은 국제 스포츠와 문화교류로도 확장됐다. 2001년 창설된 세계스포츠낚시연합(WSFF)은 ‘낚시월드컵대회’를 통해 자연을 존중하고 규칙과 배려를 배우는 국제 평화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제1회 대회는 일본에서, 제2회 대회는 여수에서 개최됐다. 2003년 여수 낚시월드컵대회에서는 문선명 총재가 창설자 자격으로 개막연설을 했으며,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6개국 정상들이 축전을 보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대회는 2015년까지 이어지며 바다를 매개로 한 국제 우정과 민간외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사람과 문명을 연결하는 해양 네트워크 실현
이처럼 여수와 거문도, 하와이와 코디악, 그리고 세계 각지의 해양 거점들은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향하고 있었다. 그것은 사람을 연결하고 문명을 이어가는 환태평양 해양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문선명·한학자 총재가 바라본 바다는 더 이상 국경을 가르는 경계선이 아니었다. 그것은 서로 다른 문화와 종교, 국가와 민족을 잇는 평화의 통로였다. 환태평양시대의 구상은 바다를 매개로 인류를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하고, 공존과 번영의 새로운 문명을 열고자 한 원대한 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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