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 소멸시효 지났다 보고 청구 기각
“이익 발생 시점부터 시효 계산” 판단
사내 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의 특허를 10년이 지나 다른 회사에 팔아 이익을 얻었더라도 내부 보상규정에 지급요건이 정해져 있다면 개발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전직 LG전자 연구원 권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직무발명보상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권씨는 LG전자 동료 직원들과 함께 휴대전화 ‘근접 터치 감지’ 관련 기술을 발명했다. LG전자는 이를 승계해 국내외에 특허를 출원·등록했다. 이후 LG전자가 2015년 해당 발명을 포함한 패밀리 특허 12건을 제3자에게 양도하자 권씨는 2019년 직무발명 보상금을 요구하며 소송을 냈다.
LG전자는 2006년 직무발명 보상규정에서 특허를 유상으로 양도하거나 권리 행사로 유형의 이익을 얻는 등 지급요건이 발생하면 심의·의결을 거쳐 발명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정했다.
이 소송 1심은 권씨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지만, 항소심은 이를 뒤집고 청구를 기각했다. 보상금 청구권이 특허권 등을 회사가 승계한 때부터 행사할 수 있는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 보고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판단에서다.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10년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회사 규정에서 보상금의 지급 요건이나 절차를 정하는 방식으로 지급 시기를 정했다면 종업원은 그 시기가 도래했을 때 비로소 보상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A씨의 소 제기 시점에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을 여지가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LG전자 규정처럼 특허의 유상 양도 등으로 이익을 얻었을 때 보상하도록 한 건 단순한 지급 방법이나 절차가 아니라 보상금에 관한 ‘불확정기한의 지급 시기’를 정한 것이라고 봤다. 대법원은 LG전자 내부 보상규정 자체로 발명진흥법상 보상금 청구권과 별개의 새로운 금전채권이 발생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관련 청구가 선택적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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